소 등급제 개편 이후 달라진 것은...
소 등급제 개편 이후 달라진 것은...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1.01.05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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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급 7.9% 늘고 C등급은 7.5% 줄어
1등급, 공급량 감소 속 가격 상승 ‘최고’ 수혜
한우농가‧소비자 편익 늘었지만 유통업계선 ‘개선’ 목소리

 

 

[팜인사이트=옥미영 기자] 지난 2019년 12월 개편된 소 도체 등급 기준 개정 이후 도매시장에 출하된 한우의 등급 출현율 및 가격 동향 분석 결과 육질 1++등급 출현율이 제도 변경 이전보다 8%P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급제 개편 이전 한 해 평균(2019년 1~11월) 출현율이 13.8% 수준이었던 1++등급은 개편 이후 21.7%로 상승한 것이다.

반면, 1+등급과 1등급, 2등급 출현율은 모두 감소세로 전환됐다.

등급제 개편 이전 평균(2019년 1~11월) 출현율이 27.5%였던 1+등급은 제도개편 이후인 올해(1~11월) 24.4%로 3.1%P 감소했다. 28.8%를 기록했던 1등급 출현율은 1+등급 출현율과 같은 24.4%로 조정됐다. 이는 전년대비 약 4.4% 감소한 수치다.

등급 조정이 없었던 2등급과 3등급에선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다.

2등급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해 20.0%를, 3등급은 0.4% 늘어난 9.4%로 집계됐다.

육량측면에서 보면 C등급 출현율 감소가 눈에 띈다.

등급제 개편 시행 전 20% 수준이었던 A등급 출현율은 26.0%로 늘어난 반면, 32.2%의 C등급 출현율은 24.7%로 감소했다.

 

전 등급에 걸쳐 가격 상승

소 도체 등급제 개편 이후 가격은 전 등급에 걸쳐 동반 상승했다.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한우 1++등급은 평균 출현율 7.9%가 상승해 물량으로 따져도 3만912두가 증가했지만 kg당 가격은 1935원, 전년대비 9.1% 상승한 2만3297원을 기록했다.

이는 도매시장 개설 이후 최고 수준의 가격으로 이전까지 1++등급 최고 가격은 지난 2016년 2만1676원이었다. 올해 1++등급 가격은 2016년에 비해서도 1621원이 높았다. 등급 기준 완화로 인한 공급량 증가로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는 업계 일각의 우려를 완전히 뒤엎는 결과인 셈이다.

 

자료:축산물품질평가원(ekapepia).
자료:축산물품질평가원(ekapepia).

1+등급은 전년대비 출현율과 공급량이 소폭 감소하는 가운데 평균가격은 전년대비 8.9% 상승한 2만1565원을 기록했다.

가장 눈에 띄는 구간은 1등급 가격이다.

kg당 가격이 무려 2216원 올라 평균거래가격이 2만원대(2만84원)를 넘었다.

1등급에 대한 수요는 꾸준한 속에서 전년 대비 도매시장 출하 물량이 1만3천여두 줄어든 9만1천55두로 집계되면서 추가 가격 상승효과까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우가격 상승, 등급제 개편 영향 때문인가

올 한해 한우가격이 초강세를 유지하면서 유통업계에선 등급제 개편이 한우가격 인상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등급간 구간 조정과 완화로 당초 1+등급 한우가 1++등급으로, 1등급이었던 한우가 1+등급으로 일부 포함되는 등 ‘등급 상승’ 효과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등급에 의한 절대평가가 아니라 수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농축산물 유통구조에서 한우가격 상승은 등급제 영향이 아닌 수요확대에 의한 것이 주요 배경으로 분석된다.

등급제 개편전인 지난해 1~11월까지 도매시장 상장물량이 5만두 미만(4만9987두)이었던 1++물량은 올해(1~11월) 8만899두로 공급량이 크게 증가한 속에서도 가격은 10% 가까이 상승해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1++등급의 초고가 형성의 배경은 근내지방도를 세분화한 영향이 절대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1++ 등급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인 근내지방도 9번의 경우 올해 1~11월까지 도매시장 평균경락가격이 2만4300원으로 근내지방 8번과의 가격차가 kg당 1313원이었고, 근내지방 7번과의 가격차는 무려 1812원이나 벌어졌다.

이는 1++등급과 1+등급 가격차 1730원에 비해 큰 것이어서 주목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등급상으로 표시가 되지 않지만 등급사들에 의해 내부적으로 통용되는 마블링 스코어 세부판정이 경락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같은 근내지방 8번과 9번일지라도 8-1,2,3과 9-1,2,3으로 나눠지는 것이 그것이다.

1++등급의 7,8,9번 표기 의무화가 시행된지 1년이 지났지만 바뀐 도장은 마련되어 못했다. 가공, 포장 단계에서 도체를 혼동할 우려 때문에 업체들은 일일이 이를 수기로 표기하고 있다.
1++등급의 7,8,9번 표기 의무화가 시행된지 1년이 지났지만 바뀐 도장은 마련되어 못했다. 가공, 포장 단계에서 도체를 혼동할 우려 때문에 업체들은 일일이 이를 수기로 표기하고 있다.

특히 1++등급 내에서도 9-3번 마블링의 경우 미세한 마블링 형성을 보이는 데다 설도와 앞다리 등 정육부위에까지 모두 근내지방이 침착돼 kg당 3만원 이상의 초고가에 거래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등급간 조정이 없었던 2등급과 3등급 역시 전년대비 가격이 각각 9.7%, 8.0%씩 상승하면서 등급제 개편과 가격 상승의 연관관계는 무의미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도 개편으로 인한 가격 상승효과가 있었다면 등급 간 조정 영향이 컸던 1++등급과 1+등급에서 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해야 맞지만, 전 등급을 걸쳐 가장 많은 가격 상승이 1등급이었다는 것도 등급제 개편과 가격 상승의 인과관계는 크게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전년대비 도매시장 평균 가격이 12.4% 상승한 1등급 가격은 등급제 개편으로 인한 효과가 아니라 오히려 근내지방도 구간 조정으로 인해 공급물량이 감소하면서 평균이상으로 가격이 뛰었다. 실제로 1등급 출현율은 전년대비 4.4% 줄었고, 전년 같은 기간 10만두를 넘었던 공급물량이 올해 9만1천두로 1만3386두 감소했다.

생산자, 소비자 이익↑, 유통업곈 보완 요구

소 등급제 개편 이후 한우업계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전반적인 호기를 지낸 것으로 보여진다.

1++등급이 근내지방도 7, 8, 9번으로 세분화되고 판매단계에서의 표기가 의무화되면서 1++등급에 대한 변별력으로 높은 등급 생산하는 농가들의 경우 더 높은 수취가격을 받게 됐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당초 3, 2, 1, 1+, 1++등급에서 3, 2, 1, 1+, 1++(7), 1++(8), 1++(9)로 등급이 늘어나면서 선택의 폭이 증가하는 등 편익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가장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한우유통업계에선 등급제 개편이후 나타난 등급별 출현율 변화와 수급에 따른 영향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1++등급 출현율이 당초 10% 초반대에서 개편 후 20%를 넘을 정도로 공급이 확연히 늘어난 반면, 1+등급과 1등급은 각각 3~4%씩 줄면서 소매 유통업계가 요구하는 스펙과 공급을 맞 추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1++등급이 고급 한우 식당에 주력로 납품되고 있다면, 가정용으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등급은 1등급이나 1+등급이어서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형할인점에 한우를 납급하고 있는 A업체 대표는 “당초 1+등급 상품의 납품 계약을 맺었으나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1++등급으로 공급하려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일별 및 주간단위 경락가격 추이에서 1+등이 1++등급을 앞지르는 등급간 가격 역주행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등급별 수급 불균형 현상 때문”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유통업계는 소 등급제 개편 이후 등급별 출현율과 공급물량이 지나치게 크게 변화된 만큼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등급간 재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소비자 수요가 가장 많은 1+등급과 1등급량을 늘리고 1++공급량을 줄이기 위해 근내지방도 7번을 다시 1+등급으로 환원하는 방향 등이 그것이다.

등급의 세분화에 따라 품목별 코드가 크게 늘어난 부분에 대해 육가공 및 유통업계가 불편과 비용증가를 감수하고도 제도 정착에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는 반면, 정부의 현실 행정은 이에 뒷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까지 새롭게 바뀐 1++등급 7, 8, 9번에 대한 등급판정 도장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유통업계에선 수기로 등급판정을 표기 중이다.

한우 육가공업계 한 관계자는 “등급별 세분화로 품목에 따라 코드가 추가되면서 마리당 품목과 등급 코드가 수 십 여 가지로 늘어 필요 인원과 작업이 몇 배로 늘었다”면서 “달라진 제도에 유통업계가 어려움과 불편을 감수하고 제도 정착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반면, 오히려 정부의 현실 행정은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2020년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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