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가 가져온 소비 패턴의 급격한 변화
코로나 19가 가져온 소비 패턴의 급격한 변화
  • 김재민
  • 승인 2021.02.25 09:43
  • 호수 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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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내 식료품 구입 큰 폭 증가...국내 농축산업계 든든한 버팀목
코로나 19 종식 이후 전망되는 식품소비패턴 슈퍼 체인지 대비 필요

*본 기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통권39호) 2021년 2월호 기사입니다.

 

[팜인사이트=김재민 기자] 통계청의 가계소비동향 조사를 살펴본 결과 코로나 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가계소득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4분기 조사결과가 발표전인 관계로 합산해 봐야 정확한 통계를 알 수 있겠으나, 2020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가계소득은 2019년 동분기와 비교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소득과 소비
가계 소득과 소비

소득증가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19로 인한 불확실성의 증가, 여행 등 이동량 감소로 인해 소비지출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19 발생 초기인 지난해 1분기 소비지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9년 1분기 평균 소비지출은 306만837원에서 287만7913원으로 약 6%가 감소했으며, 2/4분기 소비지출은 재난지원금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 증가한 291만1714원을 기록했다.

3/4분기 소비지출은 전년 동기대비 1.3% 감소하였고, 4/4분기도 12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더 큰 폭의 감소가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가정내 모든 소비가 감소한 것은 아니다. 감소한 분야가 있는가 하면 코로나 19 영향으로 큰폭으로 소비가 증가한 분야도 있다는 것이다.

가정내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관련한 분야의 소비는 큰폭으로 신장하고 반대로 집밖 활동과 관련이 있는 분야는 소비가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품목 구매 늘었나

2019년까지 가계소비지출에서 주된 현상은 식료품비 지출 감소에 있었다.

1~2인 가구 증가, 외식증가는 자연스럽게 가정에서 식품소비를 감소시켰으나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가정 내 소비 증가를 경험하게 되었다.

우선 재택학습, 재택근무가 증가했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더해지면서 외식이 줄어든 것도 식품소비 증가로 이어졌다.

특히 원격수업이 보편화 되면서 학교급식을 통해 해결됐던 점심식사가 가정소비로 전환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주었고, 직장에서 회식문화가 사라진 것도 가정 내 소비 증가로 이어졌다 할 수 있다.

코로나 19 발병 초기인 1분기의 식료품 소비 증가는 전년 동기 대비 10.5%, 재난 지원금 효과가 있었던 2분기에는 20.1%가 전년 같은 분기 보다 증가했고, 3분기에도 8.1% 증가하면서 가정내 식품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을 살펴볼 수 있다.

2019년 1분기~3분기까지 전체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3.5%에서 2020년 1분기~3분기까지 식료품비의 소비지출 비중은 16.4%로 2.5%가 증가했고 절대 금액으로는 약 9만1천원 정도가 늘어났다.

통계청은 식료품비와 함께 크게 12개 카테고리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는데, 코로나 19 이후 소비 패턴의 변화로 소비가 늘어나거나 줄어다는 현상이 나타났다.

주로 야외활동과 관련이 있는 품목은 소비가 감소하였고, 가정 내에서 소비되는 품목은 소비가 증가하였다.

식료품 구입비가 16.4%로 가장 많이 늘었고, 마스크와 소독재 등의 구입이 증가하며 보건 관련 비용이 지난해 보다 10.1% 증가했다.

다음으로는 가정용품·가사서비스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구를 바꾸거나 인테리어를 새롭게 하는 가정이 늘었다고 하는데 이 부분 지출이 9.5% 증가했다.

주류와 담배의 소비도 5.4% 증가했고 특히 주류소비는 8.5%가 증가했는데, 주점이나 식당에서 술을 마시지 못하면서 가정에서 주류 구매가 늘어난 것으로 보여진다.

주거·수도·광열비도 3.5% 증가했고, 교통비도 4.1% 늘었다.

 

소비 감소 품목

소비가 가장 많이 감소한 품목은 오락·문화와 관련된 것들이다. 25%가 감소했는데 각종 공연이 중단되고, 스포츠, 영화, 전시장, 박물관 등 다중 집합시설 운영 중단의 영향에 이 분야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다음으로는 교육비로 22.5% 감소했다. 재택수업이 일반화 되면서 학원의 줄 폐업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의료·신발과 같은 피복비 지출도 15.6%가 감소했다. 재택수업, 재택근무가 장기화 됐고, 각종 공연, 스포츠 관람 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외부활동 감소로 자연스럽게 피복 구매 빈도도 줄어들었다.

음식숙박업도 7.5%가 감소했는데, 그 중 숙박비는 13.6%가 감소해 숙박업계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식사비의 경우는 7.3%가 감소했는데, 영업시간 제한 등의 조치로 매출 일부가 감소하기는 했으나 배달이 상대적으로 활성화 되면서 식사비 지출은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었다.

 

소비 시프트 이룬 가정 내 식품소비

가정 내 식료품 소비는 앞서 설명했듯이 16.4%나 증가할 정도로 큰 폭의 신장을 나타냈다.

2020년 3분기 전체 가계 소비지출 중 식료품 구매 비중은 16.9%를 점유하였는데, 2019년 3분기 식료품 지출 비중이 14.1%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며 식품 소비의 시프트가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식품 소비 증가는 전 품목에서 나타났는데 그중에서 육류 25.9% 증가, 채소 및 채소가공품 27.6% 증가, 조미식품 25.6% 증가, 곡물가공품 22.1% 증가, 육류가공품 20.4% 증가, 기타수산동물가공품 27% 증가, 유지류 30.4% 증가로 나타났다.

절대금액으로는 육류가 지난해 대비 1만5921원이 증가했고, 채소 및 채소가공품은 1만468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이 늘어났다.

쌀 등 곡물 구매 금액은 7,8% 1500원 늘어나는데 그쳤으나, 햇반으로 대표되는 곡물가공품은 22.1% 4205원 증가했다.

육류소비 증가는 축산물 가격에도 영향을 주어 한우 등 쇠고기 경락 가격은 지난해 내내 사상최고치를 갈아 치웠으며, 농촌경제연구원이 2020년 4월 전망한 하반기 돈가 하락 예상도 무색하게 만들었다.

육류와 채소, 수산물 같은 신선식품의 구매액 증가도 두드러지지만, 곡물가공품, 육류가공품, 수산물가공품 등 가공품의 구매액 증가는 가정에서 간편하게 소비할 수 있는 간편식품에 대한 소비 또한 계속 성장 중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유지류의 구매액 증가는 가장 두드러지는데, 가정 내에서 음식조리 빈도가 많아지면서 조리용 식용유, 참기름, 들기름, 샐러드용 올리브유 같은 음식 조리에 감초처럼 따라 붙는 유지류의 구매액 증가율이 30.4%에 달할 정도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다.

 

시사점

지난해의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농업과 식품업계의 상황은 매우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국내 농산물과 식료품의 소비는 보통 가정에서는 국내산이 주류를 이루고, 외식의 경우 수입농축산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년 막대한 양의 중국산 김치가 수입되고 있는데, 대부분이 중저가 가격대의 음식점이나 단체급식에서 활용되고 있다.

가공식품도 이와 비슷한데, 최근 가공식품의 고급화 추세로 인해 국내산 농축수산물을 원재료로 활용하는 제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지만, 상당한 제품에서 수입 농축산물을 원료로 활용하는 제품이 많은 상황이다.

2019년까지 가정식은 감소하고, 외식은 증가하는 패턴을 보이면서 국내산 농축산물의 수요감소로 이어졌으나, 외식의 감소와 가정식의 증가라는 전환은 국내산 농산물의 가격을 지지하는데 주된 역할을 했다.

이를 종합하면 국내 생산자들이 해야 할 일은 가공품 시장, 간편식 시장에서 국내산 농축산물의 사용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모아진다.

코로나 19라는 비상상황은 여러 변수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예방접종이 마무리되는 4분기 이후 조금씩 과거의 패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고려해 국내산 농축수산물이 외식업계와 가공식품 원료로 매력을 갖춰야 한다.

여기서 주의할 일은 외식업계든, 식품업계든 가정과 달리 가성비를 매우 중요시 여긴다는 것이다.

공급가격을 최대한 낮춰줘야 한다는 이야기로 들릴수 있지만 이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내산 원재료를 사용하는 식품이라면 수입품을 원료로 쓰는 제품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대에 공급하되 가격변동을 최대한 낮추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자급률 100%라고 자부하던 계란의 경우 2017년 조류인프루엔자 영향으로 식란가격이 30개들이에 1만원을 상회하자 많은 업체들이 냉동액란을 원료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들 기업들은 안정적인 계란 수급을 위해 계란 공급량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입을 하고 있다.

국내 육가공품 중 가장 많이 팔린다는 CJ제일제당의 스팸의 경우 수입돼지고기를 주원료로 사용하고, 국내산은 상황에 따라 일부 이용하는데, 육가공품 원료로 많이 쓰는 국내산 돼지 뒷다릿살 재고가 많아 이를 수입 뒷다리살 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하는 사업을 시행했음에도 협조가 되지 않았다.

이는 지금은 가격이 낮지만 수급상황이 바뀌면 다시 가격을 크게 오를 것이라는 불확실성에서 기반한다.

국내산 농축산물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식품과 외식업계의 고민에 기반해 원료를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데 호경기가 전망되는 올해 차근히 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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