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 배출규제 대비해야
암모니아 배출규제 대비해야
  • 김재민
  • 승인 2021.03.03 13:02
  • 호수 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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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인사이트=김재민]

농업부문에서는 악취 유발 물질로 골머리를 썩고 있지만, 산업적 이용도가 높아 전세계에서 연간 약 1억4000만톤의 암모니아가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10% 가량이 국제적으로 유통되고 있다.
수소(H2)와 질소(N2)의 합성을 통한 제조가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천연가스를 분해해 생산하는 방식이 경제적이기 때문에 러시아, 중동, 북·남미 등 유전 및 천연가스 전을 보유한 국가들이 대표적인 암모니아 제조국이자 수출국이다.

 

우리나라는 미국, 인도에 이어
세계 3대 암모니아 수입국으로 꼽힌다.

암모니아의 가장 큰 수요처는 비료 및 화학제조 산업으로 질소질비료의 주된 원료 중 하나로 암모니아는 질소질 비료 원료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현재 국내에서 소비되는 암모니아는 연간 100만톤 규모로 질소질비료제조 산업에 연간 30만톤, 질산(Nitric Acid) 24만톤, 카프로락탐(Caprolactam) 16만톤, 반도체가스 등에 10만톤 가량이 사용된다.주)

국내에서 삼성정밀화학만이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있으며 또한 삼성정밀화학은 연평균 50만톤, 남해화학은 40~50만톤의 암모니아를 수입해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에서 거의 수입하다 시피하고 있는 암모니아는 관리되지 못하면 엄청난 공해 물질이다.

암모니아는 부식성이 강해 축사 등의 철골 구조물이 쉽게 부식시키고, 삼키면 입과 목, 위장에 화상을 입히고 심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암모니아 가스를 흡입했을 경우 코의 점액질과 상부 기도 조직에 심한 해를 입히고, 기침, 헐떡거림, 후도염, 두통, 구토,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피부 접촉은 통증, 발적은 물론 심각한 염증과 화상을 입히고, 피부가 장기간에 노출되면 피부질환에 걸릴 수 있다. 눈에도 자극을 강하게 주고 심한 경우 실명할 수도 있다.

축산농장은 암모니아가 다량 발생하는 곳으로 양돈장 가축분뇨 처리장의 청소를 위해 진입했던 농가나 인부가 사망하는 사고가 반복해 일어나고 있는데, 축산농장 규모가 커지면서 암모니아의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암모니아는 이러한 직접적 유해뿐만 아니라. 가축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질소나 황산화물 등과 결합하여 초미세먼지를 생성하며 대기질 저하에도 역할을 하고 있다.

축사 주변 거주자들의 악취로 인한 스트레스를 넘어 농장 종사자들의 건강, 가축의 스트레스 감소, 쾌적한 대기환경을 위해서 이제 암모니아의 관리는 필요한 상황이다.


주) 암모니아 시장현황. 가스산업신문

 

암모니아 발생원

국내 암모니아의 배출은 농업 부문에서 80%가 발생하고 있으며, 그중 축산부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농업 부문 암모니아는 유기물질의 호기성 소화과정에서 발생하는데, 가축분뇨의 소화과정, 유기질 퇴비, 농작물의 잔재(볏짚과 같은 식용 불가 농작물의 줄기나 폐기 열매)가 소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유기물이 산소화 접촉해 발효되는 과정에서 암모니아는 생성되기 때문에 밭에 방치된 농작물 잔재 그리고 논과 밭에 살포되는 유기질비료도 암모니아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된다.

국내 농업 분야 암모니아 배출은 전체 배출량의 79.3%로 최근 5년간 78~79%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달리 유럽에서 농업 분야 암모니아 배출 비중은 90%로 우리보다 높다.

이는 농지의 이용 형태가 우리와 유럽이 다르기 때문인데, 농지 대부분이 논인 우리나라는 논에 물을 채우는 기간인 3월~10월까지 주로 논에서 메탄(CH4)이 배출되고, 논에 물을 빼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암모니아 발생한다.

논에 물이 가득한 상태는 논의 유기물이 물에 잠기면서 혐기 상태가 되고, 유기물들이 혐기 소화과정을 거치면서 메탄이 발생하는 것이다. 논에 물을 빼는 가을과 겨울철은 논에 있는 유기물이 공기와 접촉을 할 수 있는 호기상태가 되고, 유기물의 호기 소화과정에서 암모니아가 방출된다.

쌀을 주로 재배하는 국가는 중국, 일본,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이다.

즉 이들 국가는 토양에서 메탄이 주로 발생하고, 밭작물과 초지가 중심이 된 유럽 등의 국가는 암모니아 발생량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유럽은 가축분뇨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와 농지(밭)에서 주로 발생하는 암모니아로 인해 농업 부문에서 암모니아 배출량이 동아시아 국가들보다 높을 수밖에 없고, 반대로 농업분야 온실가스 발생량은 유럽이 동아시아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적다.

 

암모니아 저감 규제 강화

암모니아는 고약한 냄새와 화학반응으로 인체에 스트레스를 직접적으로 가하고 있어, 2000년대 중반부터 악취방지법 제정을 통해 이를 규제해오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축사 인근 주민들의 악취 민원에 대응한 것이지 실질적으로 축산농장 내 종사자나 고농도의 암모니아에 지속해서 노출되고 있는 가축의 건강을 위한 조치는 아니다.

축사나 축사 주변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를 근본적으로 줄여야만 생산성이 향상되고, 농장 종사자들의 건강이 회복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악취방지법과 함께 대기환경보전법에서도 암모니아 배출사업장에 대해 배출규제를 하고 있으나 전체 발생량의 20% 미만인 화학비료 공장, 시멘트공장 등 대규모 사업장에 한하고 있고 전체 발생량의 80%에 육박하는 농업 부문은 사실상 배출규제를 하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는 2018년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해 2020년부터 암모니아 배출사업장을 추가하고 사업장별 배출허용기준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배출허용기준을 기존 최대 20ppm 이하에서 최대 50ppm 이하였던 것을 최대 12ppm 이하에서 최대 30ppm 이하로 강화하였다.

배출시설에는 유기질비료 제조시설이 규제사업장으로 신설되었고, 고형연료제품 사용시설을 폐기물 소각처리 시설에서 분리해 별도의 배출허용 기준을 마련하였다.

이는 2017년 9월 26일 마련된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 추진을 위해 먼지·황산화물·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 강화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암모니아 배출기준이 상향되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2017년 미세먼지 종합대책에는 암모니아와 미세먼지와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이 없었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암모니아를 줄여야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지 않았다.

암모니아 관련 저감 대책은 2019년 11월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2020~2024)’에 언급된 점을 보았을 때, 정부가 이미 2017년 이전에 암모니아와 미세먼지와의 인과관계를 알고 있었으나 이를 밝히지 않았을 수 있다.

2019년 환경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 주요 내용을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했다. 미세먼지 35% 저감을 위해 농업분야는 축사환경규제 강화를 미세먼지 배출감축 방안으로 적시하고 있다.
2019년 환경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 주요 내용을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했다.
미세먼지 35% 저감을 위해 농업분야는 축사환경규제 강화를 미세먼지 배출감축 방안으로 적시하고 있다.

 

 

EU의 암모니아 배출 감축 목표 강화

EU는 2001년 유럽의 대기질 개선을 위해 ‘국가별 배출량 상환(Natinal Emission Ceilings, NEC) 지침을 처음 채택한 바 있다.

이 지침은 EU 회원국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제한해 유럽 전반의 대기질 악화를 방지하고자 마련된 제도적 지침으로 2019년까지 이산화황(SO2), 질소산화물(NOx), 휘발성 유기화 합물(NM VOCs), 암모니아(NH3)의 배출 감축량을 설정하고 국가별로 감축 목표를 배분하였다.

이 기준에 따라 EU 회원국들은 감축을 위한 방안들을 마련하였다. 

2016년 EU는 NEC를 개정하고 2020년부터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게 된다. 개정된 내용의 핵심 변화는 초미세먼지(PM2.5)가 추가되었다는 것이다.

NEC 지침의 SO2, NO2 등은 초미세먼지 전구물질인 것을 고려하면, 이미 유럽에서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관련 대기오염물질을 20년 이상 관리하여 왔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PM2.5를 추가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2016년 초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대책 수립에 나선 것을 감안한다면 유럽은 우리보다 15년 전에 대책을 수립해 진행해 왔다.

EU는 대기질 개선의 실효성을 더욱더 높이기 위해 PM2.5를 포함과 함께 암모니아 등의 감축 목표를 상향 조정해 2030년까지 대기질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겠다는 계획인 국가배출감축약속(National Emissions Reduction Commitments, NERCs)을 수립하게 된다.

NERC는 회원국이 특정 대기오염 물질에 감축량과 감축 기한을 정한 것도 특징이다.

2016년 개정된 NEC 지침 중 SO2, NO2, 휘발성유기화합물의 감축 목표는 변화가 없는데, 초미세먼지와 암모니아에 대해서는 기존 기준보다 30% 이상의 배출량 저감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EU 내 회원국들은 두 대기오염물질에 대해서는 기존에 추진하던 정책보다 좀 더 강화된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생겼다.

 

암모니아 배출 강화가 시사하는 것 

우리나라의 암모니아 배출규제 강화 그리고 EU의 암모니아 배출규제 강화는 암모니아가 대기환경에 좋지 못한 영향을 주고 있음에도 그동안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이다.

스모그(초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일찍 경험했던 유럽지역에서 스모그를 유발하는 대기오염물질을 오래전부터 관리하여 왔고, 우리나라도 유럽 수준은아니더라도 2010년대 들어 미세먼지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 왔지만, 암모니아는 예외가 많았음을 보여준다. 

다른 오염물질에 비해 거의 관리하지 못하다 보니 EU가 NEC 개정을 통해 유독 암모니아에 대해서만 높은 수준의 저감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암모니아와 관련한 배출규제는 화학비료, 시멘트 공장, 폐기물 소각장과 페인트 공장 등에 한정되어 오다 이번에 처음으로 축산 관련 시설인 유기질 퇴비공장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그렇다면 유럽과 우리나라 유독 암모니아에 대해서만 배출규제를 강하게 해오지 못했던 것일까?

암모니아는 농업 분야에서 80% 이상 발생한다는 점이 그 해답이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축산농장의 수가 10만개 이상 되고, 축사 형태도 제각각이고, 질병 등의 이유로 축산농장 접근도 쉽지 않아 가장 큰 배출원이지만 감시비용, 관리비용이 과다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볼 수 있다.

하지만 최대 배출원을 포기한 대기환경 규제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으므로 농업 분야까지 손을 델 각오로 감축 목표를 대폭 상향 한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도 유럽과 같이 대기질 개선을 위해서, 암모니아 저감 대상을 농업분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최고 기술로 저감 활동을 하는 다른 산업 분야 대비 농업 분야는 감소시킬 수 있는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감축 대응 비용 문제다. 암모니아 감축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농가들의 투자 여력은 크지 못하기 때문에 현재 악취관리 수준밖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대기환경 개선을 통한 국민건강 증진에 대한 욕구는 계속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농가들이 국민의 환경적 욕구에 더욱 성실히 반응할 수 있도록 암모니아 저감 활동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축산분야 공익직불제도에 대기환경 개선에 기여한 농가에 직불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면, 앞서 이야기했듯 소규모 배출원의 감시비용 관리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일반적인 배출규제 시행은 정부가 얼마만큼 발생시키고, 얼마만큼 증감이 있었는지 증명해야 처벌을 할수 있지만, 만약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보조금수령을 위해 농가들이 저감 활동을 증명하려 들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더 효율적인 기술이 개발되고, 농장에 설치되면서 농장의 환경이 개선되고 대기질뿐만 아니라 축산농장의 생산성도 함께 개선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활 속에 실천 가능한 암모니아 저감 방법

가축분퇴비를 논과 밭 등에 살포할 때는 살포 즉시 경운작업을 실시해 퇴비가 공기와 노출되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준다.

퇴비를 야적할 때는 비닐로 꼼꼼하게 덮어 두어 야적 중 암모니아가 공기 중으로 휘산 되는 것을 막는다.

유기물은 공기에 노출되면 부숙되면서 암모니아를 발생시키는데 살포된 퇴액비의 경운작업과 비닐을 처리하면 퇴비는 공기와 차단된 혐기 상태가 되면서 암모니아 생성을 억제하고, 비닐 포장을 처리할 때 뜨거운 열기에 의해 수증기가 발생하면서 기존에 생성된 암모니아를 포집하는 효과까지 발생하게 된다.

 

*본 기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통권 39호) 2021년 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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