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우유를 생산한 젖소가 죽자 조기를 걸며 국장을 치러주고 동상을 세운 나라가 있다
최고 우유를 생산한 젖소가 죽자 조기를 걸며 국장을 치러주고 동상을 세운 나라가 있다
  • 남인식 편집위원
  • 승인 2021.04.19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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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牛)가 사는 세상 소식 20-170, 4월19일

[팜인사이트=남인식 편집위원]

인구 1천1백만명에 380만두의 소를 사육하고 있는 중남미 쿠바에서 최근 58년동안 금지해온 농가가 키우던 소를 스스로 도축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발표하였다.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는 지난 1963년 태풍의 피해로 국가 전체 소 사육두수의 20%가 폐사하자 국가 식량자원인 소 사육기반 보호를 위해 정부 승인없이 개인이 도축하거나 부산물을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였다.

정부의 이러한 조치 후 대부분의 농가들은 사육하는 소가 송아지를 분만하면 신고하지 않고 숨겨두었다가 도축하거나, 사육하던 소가 사고로 폐사하였다고 거짓으로 보고하고 도축하는 사례가 빈번하였다. 또한 소거래업자들과 밀거래로 소를 판매하기도 하여 사회적인 문제가 되었는데, 쿠바 당국에서는 이를 적발시 징역 15년을 선고하기도 하여, 쿠바 농민들사이에서는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소를 죽인 형벌이 더 엄하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였다.

쿠바 내 소 사육두수와 우유 생산량은 지난 1989년이래 증가하였으나, 최근에는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소 사육두수는 지난 2014년 413만두에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우유 생산량은 급감하여 지난 1989년 113만톤 생산량이 2018년에는 절반에 불과한 60만톤정도가 생산된 것으로 나타나 있으며, 이에 따라 분유 수입량이 급증하여 지난 2010년 3만7천여톤에 불과하던 물량이 지난해에는 4만9천여톤에 이르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쿠바 낙농업과 관련하여 유명한 일화는 통치자였던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의 낙농에 관한 애정으로 모든 국민들에게 하루에 한잔의 우유를 국가가 제공하여야 한다고 선언한 후, 직접 1천5백여두의 젖소를 에어컨이 설치된 축사 기르며 전체 젖소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또한 1982년 쿠바내 한 농장에서 기르던 홀스타인 젖소와 제부(Zebu)종 교잡우가 1일 생산유량 최고 109리터, 305일 기준으로는 당시 세계 최고 기록인 2만4천268kg을 생산하여 영국 기네스 최고기록에 등재된 바가 있는데, 이 소가 13세에 도태되자 쿠바 정부에서는 조기를 걸고 국장에 버금가는 장례를 치러주고 거대한 동상을 세운 바가 있다.

한편, 쿠바는 서방세계의 계속된 경제 제재에 코로나 사태로 지난해 경제성장율이 11% 감소하고 수입량은 40%정도 증가하였는데, 특히 식량 자원은 경작지의 80%이상이 국가가 소유하며 농가들에게 임차하여 생산을 독려하고 있으나, 60%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재정 부족으로 식량 증산을 위한 연료, 사료, 농자재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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