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칼럼] 축산업은 기후 위기 주범일까 잡범일까?
[편집자 칼럼] 축산업은 기후 위기 주범일까 잡범일까?
  • 김재민
  • 승인 2021.05.03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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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식품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 2.9% 불과
주범, 공범 잡범도 안되는 훈방 조치 수준

기후 위기는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화석연료에 의존한 발전을 거듭하며 촉발한 부정적 외부효과다.

인류가 산업혁명 이전까지 사용했던 에너지는 축력과 나무를 베어 사용하는 장작이 고작이었다. 여기에 더한다면 물레방아 등을 돌렸던 수력이 포함될 것이다.

인류의 에너지가 단순하던 시절에는 기후변화니 환경오염이니 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출처 : Corbis에 의해 기증 된 이미지-Bettmann
석탁과 석유로 이어지는 화석연료에 의존한 발전은 기후온난화, 기후위기를 촉발시키게 된다.

 

인류가 석탄을 활용해 거대한 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이후 석유를 활용하는 내연기관의 발명 그리고 내연기관을 이용하는 자동차가 등장하면서 급격한 에너지 전환이 일어난다. 석유는 이후 육상 운송수단인 자동차를 넘어, 석박, 항공기까지 이용이 확대되면서 지난 200년간 인류는 눈부신 발전을 경험하게 된다.

이렇게 땅속에 숨겨져 있던 고탄소연료를 우리 인류는 지난 200여 년간 엄청나게 뽑아 썼고 이들 탄소가 다시 땅속으로 회수되지 못하면서 기후변화라는 커다란 위기에 인류는 직면하게 되었다.

즉 인류가 주에너지원을 화석연료로 전환한 역사가 지구온난화, 기후변화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문제는 2010년대 들어 환경운동가와 동물권 운동가들이 축산업을 기후변화의 주범이라며 엄청난 공세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건단체들이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축산업이 기후위기 주범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국제뉴스 보도 갈무리 )
비건단체들이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축산업이 기후위기 주범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국제뉴스 보도 갈무리 )

 

어떤 범죄든 그 범죄에 가담한 주범, 공범 그리고 잡범이 있게 마련이고, 수사하는 경찰도, 기소하는 검사도, 판결을 내리는 재판장도 우선해야 할 일은 범죄에 가장 크게 가담한 주범을 잡아 벌하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은 주범과 공범은 놓치고 잡범에 집착하는 일이다.

기후변화라는 위기에 인류는 모두가 공범이다.

주범을 논할 것이 아니라 모두가 감축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환경운동가들이 '축산업 주범론'을 반복해 이야기하면서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려 한다.

세계온실가스 배출량 중 농식품 분야(농업+축산+수산+식품 가공+유통+물류)의 비중은 26%이고 그중 축산 비중은 12~14%로 추정되고 있다. 소와 관련된 비중은 8~9% 정도가 될 것이다.

세계온실가스 중 농업 분야 배출만 따지고 보면 땅이 넓고 소 사육이 많은 인도, 브라질, 미국 ‘빅3’가 주범 정도가 될 것이고 중국, 호주,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캐나다와 젖소 사육이 많은 EU가 농업 분야 온실가스 배출의 공범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국가 중에는 자국 온실가스 배출량 중 농업이 온실가스 배출 비중 1위를 기록하는 곳도 있고, 주된 배출원으로 2~3위에 자리 잡는 국가들도 있다.

우리나라는 국내 온실가스배출량 중 농업이 2.9% 축산업 1.4%, 소는 0.8~0.9% 정도 배출하고 있는데, 이는 주요 산업 중 가장 마지막에 해당하는 수치다. 공범, 주범은 물론 잡범에도 해당하지 않는 훈방조치 정도로 그칠 수치라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이러한 객관적 데이터를 환경부가 지속해서 발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운동가들이 우리나라에서 축산업이 기후변화의 주범이라 이야기하면서, 진짜 주범 수준으로 많이 배출하는 산업이나 기업은 뒤에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환경운동 하는 분들이 훈방조치를 해서 돌려보낼 축산업을 주범이라며 거기에 온 신경을 쏟고, 환경운동가들의 기후변화 대응 캠페인을 잘못된 방향으로 전개하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 축산업계도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해야 하는 의무가 주어졌다. 

우리 정부는 2017년 기준하여 2030년까지 24.4%를 줄이기로 결정한 만큼 소극적으로는 24.4%를 줄이고, 더 노력해 그 이상을 줄일수 있다면 줄여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일부 단체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축산업이 온실가스를 모든 산업중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

지구의날 행사 당시 비건단체들은 무려 50% 이상을 축산업이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잘못된 정보를 공공연하게 확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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