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 한국의 집, ‘미국산 소고기’ 유감
문화관광부 한국의 집, ‘미국산 소고기’ 유감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1.06.07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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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재단이 우리의 전통문화와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운영 중인 ‘한국의집’에서 판매 중인 한식메뉴에 외국산 식자재가 다량 사용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한국의집은 세종대왕이 총애했던 집현전 학사 박팽년의 사재터로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내외 귀빈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영빈관으로 활용하기 위해 1957년 개관, 올해로 65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현재는 내‧외국인들에게 한식은 물론 전통혼례와 전통 음식, 공예, 공연을 체험할 수 있는 말 그대로 한국 전통의 맛과 문화의 멋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의집이 지닌 문화적 가치와 역사, 상징성과 달리 이곳에서 제공‧판매하는 한식의 메뉴엔 미국산 소고기와 호주산 소고기 그리고 오스트리아산 삼겹살 등 외국산 식재료가 다수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돼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한우를 재료로 한 떡갈비와 설리적(갈비구이) 등도 있지만 소고기를 주요 재료로 하는 각종 메뉴의 대부분엔 미국산 혹은 호주산 소고기가 사용되고 있다.

전복 등 각종 해산물과 소 갈비를 넣어 고아 끓인 전복효종갱정식의 갈비와 양지는 호주산이며 조선시대 무관의 전투모를 활용했다는 스토리가 있는 소고기 전골요리 ‘미나리전립투’ 역시 호주산 소고기가 주재료로 활용된다. 가온정식의 불고기는 ‘한국의집’ 특제 양념에 재웠다곤 하지만 이 역시 호주산이다.

대장금정식과 녹음정식에 포함된 ‘떡갈비’는 한우등심으로 만들었다고 소개하면서도 원산지 표시엔 호주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소고기 요리를 메인으로 하는 설리적 정식과 간편식 상품으로 내놓은 ‘설리적’의 경우는 한우가 메뉴에 있지만 미국산을 별도로 메뉴화해 판매 중이다.

돼지고기가 포함된 메뉴는 보리새우비빔밥정식이 유일한데, 이마저도 오스트리아산 뒷다리살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유명 소고기 프랜차이즈 식당을 방문하면 한우와 수입육을 병행해 사용하며 가격을 차등화해 판매하는 곳이 적지 않다.

한우의 다소 높은 가격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지만, 공익적 성격을 지닌 한국문화재단이 한국 고유의 맛과 전통문화유산을 홍보하기 위해 운영하는 ‘한국의집’에서 외국산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활용해 한국의 맛을 전한다는 것은 넌센스가 아닐까.

식재료 수급의 어려움 때문에 외국산 식재료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국내에서 충분히 구매가 가능한 식재료를 두고 외국산을 사용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데 있어 식재료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며 이는 기본 중의 기본일 것이다.

한국의집을 찾는 내‧외국인들에게 전통한식의 맛과 문화를 알리기 위해선 우리고유의 품종과 우리 땅에서 나란 우리 식재료를 우선 사용하는 '기본'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본다.

한국의 집이 한국 전통의 고유한 맛은 물론 우리의 고유한 식재료를 알리는 데도 보다 관심 가지고 앞장서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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