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
[인터뷰]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1.06.09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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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정활동 전념한 100일…한우산업 현안 해결 “가능성 봤다”

한우농가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마련 ‘올인’할 터

생산기반 유지 제도화·가격안정·환경문제 해결 ‘최선’ 다짐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이 지난 6월 8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그동안 정부 및 국회의원들을 찾아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을 요구하며 쉼 없이 달려온 그는 "농업·농촌에서 차지하는 한우산업의 위치와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있는 만큼 농가들의 목소리를 꾸준히 전달하면 어떤 식으로는 답이 나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을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도 했다. 사육두수 과잉 우려 속에 곡물 가격이 치솟고 있는 데다 환경이슈를 둘러싼 한우산업에 대한 공격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선제적 수급조절을 기본으로, 추가적인 소비를 창출할 수 방안에 대해 깊이 고민하겠다"면서 "최근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한우산업과 관련한 환경부분의 잘못된 이해와 부정적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서도 전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삼주 회장의 취임 100일을 맞아 그동안의 소회와 한우산업을 둘러싼 현안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었다. 다음은 김삼주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

―취임 100일을 맞게 됐다. 지역에서 지부장과 도지회장을 역임하시다 중앙회장을 맡게 됐는데, 지난 100일의 소회 그리고 그동안 어떤 부분에 가장 집중해 오셨는지 들려 달라.

▲지부는 지부에 맞는 역할이 있고, 도지회는 도지회에 맞는 역할이 있다. 어떤 자리를 맡고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중앙회는 대한민국 한우산업과 한우농가들을 이끌고 가는 자리라는 점에서 취임 당시 부담감이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중압감에 눌려만 있으면 한우산업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출마 당시 공약을 되새기며 하루하루를 책임감 있게 보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가장 먼저는 출마 공약에서 밝힌 바와 같이 협회의 ‘정책 부분’을 강화해 안정적인 한우산업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의 공감대 형성에 힘썼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을 만나 국내 농업과 농촌에서 한우산업의 위치와 중요성과 그리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제도 마련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담당 공무원들과도 장단기 한우산업 과제에 대해 공유했다.

물론 쉽게 만들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앞으로도 줄곧 한우산업의 현안을 하고 농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노력을 지속할 경우 어떤 형태로든 답은 얻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농촌을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을 비롯한 의원 면담 일정이 상당히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의원들과의 면담과정에서 느낀 점 그리고 주로 어떤 점을 중점 피력하시는지 궁금하다.

▲‘두드리면 뭔가는 해결될 것 같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건 대체적으로 농해수위나 환노위 소속 의원들이 한우산업에 대해 상당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는 부분 때문이었다.

한우산업이 유지‧발전되어야만 하는 당위성 그리고 현재 한우산업이 가지고 있는 당면현안들-송아지생산안정제와 비육우경영안정제 도입 퇴비사의 건폐율 제외 문제, 기업의 생산부문 진출 저지 등을 상세히 설명하며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앞으로도 한우농가들이 처한 현실적 문제 해결 그리고 지속가능한 한우산업 유지를 국회의 협조와 역할에 대해 줄기차게 협조를 요청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앞으로는 농해수위 및 환노위 의원들에 국한하지 않고 여러 의원들과 접촉 반경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한우산업을 둘러싼 부정적 인식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인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한우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의원들과 만나 잘못된 부분들을 바로 잡고 이들 역시 한우산업의 든든한 우군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현재 한우가격은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이라고 할 만큼 고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만큼 불안의 목소리도 높은데, 앞으로의 한우산업 전망에 대한 의견과 위기관리 방안에 대해 듣고 싶다.

▲사육두수는 계속 늘어나고 사료 원료 가격은 급등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의 가격을 지탱하는 소비가 냉각된다고 가정할 때 한우산업은 엄청난 타격이 올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의 위기를 어떻게 예측하고 대응을 할 것이냐의 문제인데, 한우의 가격 결정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공급과 수요의 밸런스’에서 볼 때 먼저 공급은 현재 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미경산우 비육지원 사업으로 선제적으로 공급을 조절해 나가고 여기서 또다시 과잉되는 부분은 소비 활성화로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소비부문에선 국내의 수요를 뛰어넘을 또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 새로운 소비 책으로 ‘수출’을 모색하고 있다. 물론 한우의 수출이 만만한 것은 아니다.

구제역을 비롯해 브루셀라와 결핵 등 청정국 지위 획득도 선결 과제다. 질병은 수출의 걸림돌이기도 하지만, 농가들의 소득과 재산부문에서도 상당한 타격을 입히고 있어 근본적 대처방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우산업과 농가에 큰 피해가 되고 있는 질병에 대해서도 백신 도입 등 폭넓은 연구와 신중한 검토를 통해 질병 청정화는 물론 수출 활성화를 함께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

—미경산우와 경산우 등 수급조절관리 필요성이 높은데, 한쪽에선 한우고기의 시장 파이를 늘려 소비자가 만족하는 한우가격을 만들고, 이를 통해 자급률도 높여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 부분에 대한 견해는 어떠한가.

▲한우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아쉬움이 있는 건 맞지만 한우가격은 누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 즉 시장에서 결정된다. 소비가 감당하는 수준을 넘어선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경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수출과 완전히 다른 소비처로 물량을 분산하지 못 할 경우 분명한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다.

자급률이 중요한 건 맞지만, 자급률의 양면성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생각해보자. 지난 10년간 자급률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13년으로 당시 1년간 한우도축두수는 약 96만두가 공급돼 소고기 자급률은 50.1%를 기록했다. 자급률이 절반을 넘었지만 한우가격은 공급량 증가 영향으로 도매시장 가격이 kg당 1만2천 원대로 급락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이란 게 참 어렵지 않은가. 구매자의 특성상 소비자는 좋은 상품도 무조건 싸게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하지만 한우산업은 고급화를 넘어 ‘명품’으로 도약하면서 생산단계에서 많은 비용과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한우가 지닌 가치를 감안할 때 투자한 만큼의 노력은 분명이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비자가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적 측면은 한우 한 마리 안에서 고민해 나가고자 한다. 구이용과 정육부위의 가격차가 있는 점을 감안, 정육부위에 대한 다양한 메뉴개발을 통해 소비자들을 만족할 수 있는 또 다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무작정 생산량을 늘릴 수 없는 또 다른 배경도 있다. 냄새와 대기 오염 등 각종 환경 이슈에 있어서 결코 한우산업도 예외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환경부와 농특위에선 이미 각 축종별 ‘적정사육두수’를 논하고 있는 등 이제 환경과 축산은 함께 공생하는 방안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자급률을 높이는 데 앞서 먼저 한우산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확보가 우선돼야 하며, 이를 위해선 환경에 대한 문제가 정리되어야 한다. 자급률은 중요한 문제이지만, 그 이전에 국민들과의 공감대 형성도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됐다는 것이다.

—무작정 한우사육두수를 늘릴 수 없는 이유 중 ‘농가의 소득 안정’ 그리고 ‘환경문제’를 꼽았다. 실제로 축우산업의 탄소 배출 등 환경부분에 대한 문제제기도 본격화하고 있다. 전 세계는 물론 정부와 모든 업계가 탄소중립에 나서는 모습이어서 한우산업 역시 예외가 되기 어려워 보인다. 이 부분에 대한 전략 수립도 필요하다고 보는데.

▲우선 한우는 환경파괴 주범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한우는 사람이 먹을 수 없는 환경 폐기물과 농업 부산물을 사료로 재가공해 모두 활용하고 있으며, 배설된 가축분은 쌀과 채소 등 또 다른 농산물의 생장을 돕는다. 이처럼 환경을 이롭게 하는 유익한 가축임에도 무차별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를 반드시 바로 잡아나갈 것이다. 탄소배출에 있어선 축산업의 기여도가 1.2%를 차지할 정도로 미미하지만, 우리가 줄일 수 있는 자구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기본적으로는 한우산업은 결코 위해산업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누구라도 한우농장을 견학 왔을 때 한우산업은 환경과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는 산업이라는 인식할 수 있도록 깨끗한 농장을 실현하기 위해 앞장서 나가겠다.

전업농 수준의 농가라면 농장 주위에 거의 어느 정도의 유휴공간이 있다. 한우자조금 사업으로 아름다운농장 가꾸기 사업을 추진 중에 있는데, 농장 주변에 탄소를 흡수하는 수종 위주로 식재를 확대하는 등 지금의 사업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생각이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정부는 한우 사육개월령 단축을 통한 탄소 배출 저감과 이를 통한 한우 가격 안정을 기본 계획과 장기 목표로 설정하고자 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한 협회의 공식 입장이 있나.

▲사육기간 단축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한우는 이제 고급화를 넘어 명품화 단계로 도약하고 있다고 얘기했는데, ‘명품’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알려져 있다 시피 한우의 품종은 만숙종인 관계로 25~26개 월령 출하와 30개 월령 이상 출하는 풍미와 맛에 있어 분명한 차이가 있다. 생산성 향상과 개량의 효과로 28~29개 월령에 출하하는 숫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평균 한우의 출하일령이 30개 월령인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정부가 목표하는 대로 월령을 단축시키기 위해선 사료의 배합비나 사양관리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결국 농가들은 수익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25개 월령에 출하해 생산비도 적고 소득도 높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히 사육기간은 단축될 것이다. 소득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고 출하월령을 단축하는 농가는 없을 것이다.

출하월령을 단축하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우협회는 그동안 농협의 강도 높은 개혁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농협과 적잖은 불협화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농협과 앞으로의 관계설정에 대해 고민한 부분이 있나.

▲농협은 한우농가들에게 매우 중요한 조직이다. 무작정 농협을 배척하지 않을 것이다.

농협이 잘하는 부분은 잘한다고 할 것이며, 잘못 가는 부분에 대해선 분명히 질타할 것이다.

너무 가깝지도 않고 너무 멀지도 않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한우농가를 보호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양돈과 양계의 경우 농가들이 전업화·기업화되면서 대기업의 위탁사육 이나 민간업체(사료) 이용으로 상당부분 넘어간 것이 축산업의 현주소다.

결국 지금의 협동조합의 존립기반은 한우농가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협동조합이 한우농가들을 보호하고 함께 상생·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전향적 자세로 마음을 열고 한우협회와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

—앞으로 시급히 해결할 부분 그리고 장기적 관점에서 현실화해 나갈 부분에 대해 설명해 달라.

▲가장 먼저는 현장의 농가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퇴비사의 건폐율 적용 제외를 위해 더욱 전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사육밀도 완화 역시 취임이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부분이다. 한우 번식농가들은 송아지를 생산해 판매할 때까지 일시적으로 적정사육두수를 초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가 제시한 적정사육기준(번식우 10㎡, 송아지 2.5㎡)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우산업의 생산기반 안정문제는 긴 호흡으로 생각하고 있다. 송아지생산안정제와 비육우경영안정제 도입을 통해 한우농가들이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 마련에 전력을 다하겠다.

—마지막으로 정부 및 한우농가들에게 남기실 말씀이 있다면.

▲먼저 대한민국 농업과 농촌 그리고 이를 지탱하고 있는 한우산업에 대해 정부차원에서 진지하게 고민해주길 바란다. 현재 농민들의 주요 소득원이자, 농촌의 존립기반은 바로 ‘한우산업’이다. 한우산업이 무너진 국내 농업과 농촌은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사람이 생활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의식주, 이 가운데 최고는 바로 ‘식=먹거리’이다.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민, 농업에 대해선 정부가 철학을 갖고 반드시 지켜내야 하지 않겠나. 지금까지 한우산업이 정책을 벤치마킹해왔던 일본의 사례만 보더라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농가의 고령화와 산업의 볼륨이 감소하면서 화우 생산농가가 5만호 이하로까지 감소했다.

한우산업 역시 이에 반드시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2세 축산인들이 한우산업의 대를 이어가고, 외부 인력들이 산업에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시기가 늦어질 경우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든다 해도 한우산업의 구성원들을 확보하기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나라의 힘은 곧 식량의 힘이며 결국 농업·농촌에서 나온다. 앞으로 전 세계의 식량전쟁이 예고된 상황에서 정부가 농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무장하길 거듭 강조한다.

한우농가들은 현장의 농-농 갈등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현재 농촌에선 한우산업이 농가소득원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동시에 소득적 측면에서 경종농가와 차이가 벌어지면서 보이지 않는 간극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환경적인 부분에 대한 민원, 공격들이 거세지고 있어 여러 과제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 위해선 지역주민들과 긴밀한 유대관계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

겸손하고, 겸허한 자세로 지역사회 공헌과 봉사활동도 앞장서 나가길 당부드린다.

한우협회는 한우농가들이 안정적으로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22년차를 맞아 새롭게 변모하는 한우협회의 모습을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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