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시대 축산업에 대한 오해와 진실 - 프롤로그
탄소중립 시대 축산업에 대한 오해와 진실 - 프롤로그
  • 김재민
  • 승인 2021.07.03 10:21
  • 호수 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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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인사이트=김재민 편집장] 


전 세계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예방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연말이면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가 코로나 사태에서 빠져나오면 글로벌 이슈는 탄소중립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동안 파리기후협약 탈퇴 등을 공언했던 미국이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리더쉽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기후변화 대응을 국가 성장전략으로 내세우면서 트럼프 행정부 내내 답보 상태에 빠져 있던 탄소중립을 위한 글로벌 논의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2월 기후변화에 대응한 탄소중립 선언에 이어 2021 P4G 서울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발표했던 탄소중립을 위한 대책보다 더 진전된 안을 올 연말 제안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농업계도 탄소중립을 위한 역할을 부여받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 시대 축산업에 대한 오해

4월 22일 지구의 날, 6월 5일 환경의 날에 환경단체라고 주장하는 곳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퍼포먼스를 진행한 바 있다.

행사를 주관한 단체는

“축산업은 자동차보다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하고 있다.”

“축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의 51%를 배출하는 산업이다”라는 내용의 피켓과 유인물을 들고나왔고 자극적인 퍼포먼스로 언론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2021년 4월 22일 지구의 날 육식 중단 퍼포먼스
2021년 4월 22일 지구의 날 육식 중단 퍼포먼스

그렇다면 이러한 주장은 어디에서 근거할까?

먼저 축산업이 전 세계 교통수단보다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한다는 주장은 UN농업식량기구(FAO)가 2006년에 발행한 ‘축산업의 긴 그림자(Livestock’s long shadow)’에 나오는 비교이다.

하지만, 이 보고서가 발행된 이후 많은 반박을 받았는데,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사료용 작물 생산, 배합사료 제조, 가축사육, 가축분뇨 처리, 도축 및 가공 등 유통 분야까지 축산업 가치사슬 내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부 합한 것이고, 운송 분야는 자동차나 항공기 등이 운항 중 배출하는 온실가스(CO2)만을 합산한 양이어서 공정한 비교가 아니었다.

이 공정하지 못한 비교를 보고서가 발행된 2006년 이후 지금까지 인용되고 있다.

또 하나 축산업이 지구 온실가스의 51%를 배출한다는 주장은 민간 환경 관련 연구소인 월드워치가 2009년 FAO가 발행한 ‘축산업의 긴 그림자’가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축소했다며 이를 반박하기 위해 발행한 보고서에 나오는 이야기다.

카우스파라시라(COWSPIRACY)는 다큐멘터리는 월드워치 보고서와 FAO 보고서 내용 중 자극적인 내용만을 부각시키는 콘텐츠로 미국에서 2014년 제작 상영되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국내에는 OTT서비스인 넷플릭스를 통해 지난해 말 국내에도 상영되기 시작하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환경다큐로 널리 소개되고 있다.

이 다큐는 축산업이 온실가스 배출의 51% 이상을 차지하는데도 주요 환경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는 내용을 고발하고 축우산업, 축산업이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하고, 대신 채식위주의 삶을 살아야만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넥플릭스를 통해 상영되고 있는 카우스파라시
넥플릭스를 통해 상영되고 있는 카우스파라시

잘못된 정보 그리고 우리 사회의 반응

이제 안티축산 관련 콘텐츠는 그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범람하고 있다. 15년 전, 그리고 11년 전 FAO와 월드워치가 발표한 이 보고서를 시작으로 지금은 각종 방송과 신문, 도서, 동영상 공유플랫폼과 블로그 등을 통해 축산업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확대 재생산되고 있으며, SNS를 타고 무분별하게 전파되고 있다.

이제 축산물을 대체하는 식품은 지구를 구하는 식품으로 인식되고 있고, 많은 돈이 이를 상용화 하겠다는 기업과 이를 연구하는 대학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우리 교육계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학교급식에 채식 비중을 높이기 시작하였고, 채식의 날 운영 등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학생들의 실천전략으로 축산물보다 채식을 권장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축산업에 대한 오해 어디에서 기인하나?

2018년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 온실가스 배출량은 727.6백만 톤 CO2eq이며 그중 농업 부문은 21.2백만 톤 CO2eq로 2.9%에 불과한 상황임을 감안할 때 교육계의 채식 운동은 현실을 빗나갔다 볼 수 있다.

카우스파라시가 고발하는 내용도 우리 축산현실과 동떨어져 있고, 실제 잘못된 데이터를 전면에 내세워 축산업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도록 하고 있다.

『농장에서 식탁까지』 2021년 창간특집기념호는 FAO의 2006년 보고서(온실가스 배출 부문), 월드워치연구소의 2009년 보고서 원문을 번역하여 게재하고자 한다.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하여 당시 두 보고서가 발표되었을 때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많은 논쟁이 있었고 문제가 지적되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온실가스 감축 의무대상국이 아니다 보니 큰 관심을 두지 않은 면이 있다.

농장에서 식탁까지는 이번호를 통해 두 보고서의 문제는 무엇이고 기후변화에 대비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다루고자 한다.

탄소중립을 위해 전 지구적 노력이 시작된 지금 국내 축산업이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과 기후변화 기여도에 대해 명확히 하지 않을 경우 과도한 의무가 주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자료


  • 국가온실가스 인벤토리(1990~2018). 환경부
  • 김재민(2021) 소가 자동차보다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할까? 농장에서 식탁까지(2021년 4월호)
  • 옥미영(2021)한교 채식운동 현황과 과제. 농장에서 식탁까지(2021년 4월호)
  • 대한민국2050 탄소중립전략. 대한민국정부(2020)
  •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작성을 위한 2006 IPCC 가이드라인. IPCC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프로그램
  • IPCC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는 윌에게 무엇을 이야기 하는가?. 환경부·한국환경산업기술원
  • Livestock’s long shadow. FAO. 2006
  • Livestock and Climate Change. Word Watch. November/December 2009
  • Emissions Gap Report 2020. UN environment programme

 *본 기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통권 41호) 2021년 6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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