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우산업에 대한 부정적 기류와 대응 전략
축우산업에 대한 부정적 기류와 대응 전략
  • 김재민
  • 승인 2021.07.12 11:21
  • 호수 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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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인사이트=김재민 편집장] 

 


공장형 축산업이 유해하다는 동물권 단체의 조직적인 축산업 비판 기류가 최근에는 한우와 축우 산업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축우 산업을 둘러싼 부정적 여론이 다시 형성되고 있다.

2000년 대의 경우 동물권 단체를 중심으로 산란계의 케이지 사육에 문제가 있다며 양계농가들을 몰아붙였었고, 2010년대 들어서는 양돈업에 대한 동물권 단체들의 사육환경 개선 요구가 거세게 몰아치기도 했다.

2010년대에는 동물권 단체 말고도 많은 언론이 쇠고기의 마블링, 삼겹살에 대한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하기도 하였다.

2010년대 후반 들어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 국가가 힘을 기울이기로 하면서 쇠고기와 유제품을 생산하는 축우산업이 기후변화를 촉발한다는 부정적 여론이 확대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기후변화와 관련한 이슈는 지구 온도의 상승에 따른 광범위한 피해가 예고되어 2030년까지 지구 온도를 1.5℃ 이내에서 관리하자는 국제사회의 합의가 이뤄지는 등 급박하게 전개가 되고 있으며, 이는 개인의 건강, 동물의 행복 문제를 넘는 거대 담론이기에 이번 사안을 다루는 소통의 방법 그리고 이 부정적 이슈를 극복하는 과정 또한 달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1. 과거 축우산업의 부정적 기류

축우산업과 쇠고기에 대한 부정적 기류는 최근 30년간으로 좁혀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990년대 영국에서 시작되어 유럽과 미국, 일본에서까지 발병한 광우병으로 쇠고기에 대한 불신, 축산업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커지며 소비 감소로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광우병이 발병하지 않았으나 2000년대 초 미국 내 광우병 발병으로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과정에서 광우병 논란이 크게 일어나며, 소비위축으로 이어진 바 있다.

두 번째는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관(IARC)이 육가공품은 발암 위험물질 1군으로, 적색육은 발암 위험물질 2A군으로 분류한 결과를 발표하면서다.

적색육류의 대명사인 쇠고기가 암을 일으키는 식품이라는 발표에 혼란이 있었으나, 국내에서는 찻잔 속 태풍처럼 잘 관리가 되었다. 이유인즉 쇠고기 소비량이 미국과 유럽, 남미 여러 나라와 비교해 많지 않았기 때문인데, 문제는 이를 동물권 단체와 활동가들이 축산업을 공격하는 소재로 지속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축산업 특히 축우산업이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내용으로 쇠고기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축산업이 도로교통 분야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다(FAO 축산업의 긴 그림자 2006)는 것이나,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 중 축산분야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51%(월드워치연구소 2009년)라는 주장이 2000년대 후반 나온 이후 소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규제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이외에도 항생제의 오남용과 내성 문제에 대한 공포, 대규모 밀집 사육 등이 구제역, 광우병, 조류인플루엔자 등 악성 가축 질병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는 인류에게도 위험이 될 뿐만 아니라 가축들을 무자비하게 살처분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비난 등도 축산업과 축우산업을 둘라 싼 논란 중 하나다.

이러한 축산업과 축우산업을 둘러싼 부정적 기류가 장기간 누적되면서 육류소비에 있어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육류소비 동향을 살펴보면, 닭고기 등 가금육의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쇠고기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환경운동가들은 동물 단백질 대신 콩에서 단백질을 획득하는 채식을 권장하고, 채식이 힘들면 닭고기와 어패류를 소비할 것을 권장한다.

환경운동가들의 닭고기 소비 권장은 닭고기는 적색육이 아닌 백색육이라 건강에 좋다. 사료의 고기로 전환도 매우 효율적이어서 곡물을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이룰 수 있고, 기아에 허덕이는 인구도 구할 수 있으며, 장내 발효에 의한 메탄가스 배출량이 거의 없다는 환경친화적인 식품이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병한 해는 2003년으로 그래프를 보면 급격히 소비량이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후 쇠고기 소비량이 정체를 보이다가 2007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되었고, 적색육의 발암물질 발표가 있었던 2010년대 중반 쇠고기 소비가 급격히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2. 영향

광우병 논란에서 알 수 있듯이 장기간 쇠고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누적되면 결국 소비 변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행스러운 것은 국내에서는 2008년 잠시 광우병 논란이 일기는 했으나 국내에서는 발병 사례가 없고 강역이 강화되면서 이 문제는 잘 관리되고 있다.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도 축산업 인식개선 사업으로 지속해서 대응한 결과 마블링이나 적색육의 발암물질 논란은 비교적 잘 관리되고 대응되었다.

문제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대응이다.

앞서 200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온실가스 논란은 2010년대 들어서 쇠고기와 유제품 소비를 줄이는 식이 변화(Dietary change)가 기후변화 대안으로 제시하기 시작했다.

기후변화 국제기구인 IPCC Climate Change and Land 보고서(2019)에는 식이 변화를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한 방법으로 소개가 되었고, 대한민국 2050 탄소중립 전략(2020)에도 식이 변화 내용이 언급되었다.

서울시교육청 등 교육계가 채식의 날 운영 및 채식 급식 확대,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관련 교육 확대로 축산업의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식이 전환은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가금류나 어류의 소비, 더 나아가 콩에서 단백질을 획득해야 하며 채식주의가 권장되기에 이르렀고, 이른바 대체 육류산업이 급속히 몸집을 불리기 시작했다.

콩을 기반으로 하는 대체육류에서 줄기세포 배양을 통해 농장이 아닌 공장에서 고기를 생산하는 시도까지 이어지고 있고, 많은 자본이 몰리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하나같이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거론하며, 지구를 구하는 식품이라는 등의 타이틀로 소비자들과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상의 반영은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식물성 버거, 고기 없는 버거라는 카피로 관련 상품을 출시하기 시작한 것에서 알 수 있다.

 

비건단체, 환경단체들은 세계보건기구, FAO, 월드워치 보고서, IPCC 보고서를 인용하며 채식권장, 육식 중단 등의 캠페인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캠페인의 영향은 국제기구의 보고서, 정부보고서에 다시 인용이 되고 있으며, 육류 대체식품이라는 카테고리의 식품산업이 생겨날 정도가 되었다.

2021년 4월 22일 지구의 날 육식 중단 퍼포먼스
2021년 4월 22일 지구의 날 육식 중단 퍼포먼스

 

3. 단기대책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자료의 수집과 분석이다. 여러 가지 데이터들과 문헌들을 들이밀며 축산업과 축우산업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고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축산업계는 해당 데이터와 문헌을 자세히 분석한 적이 없어서 제대로 된 반박을 하지 못했고, 언론은 이를 비판 없이 수용해 전달하기에 바빴다.

 

 

 

축우산업과 축산업이 기후변화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지 정확히 분석해, 교통수단보다 축산업이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한다거나,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글로벌 배출량의 51%가 된다는 등을 주장할 수 있게 했던 이유를 명확히 찾아내고 이를 검증하는 조사 사업이 필요하다.

축산업계 연구진뿐만 아니라, 환경 관련 학계에도 이와 관련한 조사 연구가 이뤄져 광범위한 문헌 조사를 통해 과대 반영된 부분에 대한 학계 차원의 크로스 연구로 신뢰성도 높여야 한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의 주된 배출원은 인류이다. 보건과 의료기술의 발달과 기술발전에 의한 충분한 영양 공급은 인류의 수명연장 그리고 인구증가로 이어졌으며, 현대사회를 지탱하는 에너지는 화석연료에 의존하면서 기후 위기를 불러오고 말았다.

축산업계도 기후변화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에 전 지구적, 그리고 국가적 의무가 되어버린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말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겠다는 계획을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에서 밝혔다.

어떤 식으로든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지금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주어질 수 있는데, 온실가스를 강제로 할당받는 것보다는 미리 감축을 위한 자구노력을 마련해 실천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축산 가치 사슬 중 온실가스 저감이 가능한 분야부터 이를 적용하고 인증해 주는 시스템 도입 등 사육 분야 뿐만 아니라 배합사료, 육가공, 유통까지 전 분야에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실천해 나갈 필요가 있다.

조사연구와 자구노력과 함께 커뮤니케이션 또한 매우 중요하다.

축산업을 비판하는 세력들이 단골 주제 중 하나가 가축사육 중 항생제의 오남용 문제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식육 및 우유 등에 항생제 잔류검사는 1990년대 이미 도입해 엄격히 관리하고 있으며, 2000년대 초부터는 사료에 첨가하는 항생제의 종류와 수를 줄여나가 2010년 사료 내 항생제 첨가를 완전히 금지했고, 2013년 항생제에 대한 수의사 처방전 발급을 의무화하면서 치료 목적 항생제 오남용도 막고 있다.

일련의 항생제 관리 시스템이 완벽히 작동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소통이 없다 보니 아직도 축산물에 항생제가 다량 잔류하고 있다는 오해를 사고 있다. 제도의 시행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이를 알리는 데 소홀하다 보니 이러한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언론 등에서 축우산업이 온실가스 배출량이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도 2000년대 중반 FAO 보고서 이후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팩트체크 조차 하지 않고 있어 언론들이 과장된 데이터를 무분별하게 인용하도록 내버려 두었고, 지금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축우산업을 둘러싼 부정적 인식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와 소통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축우산업을 둘러싼 부정적 인식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와 소통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R&D를 통해 밝혀진 축산분야 온실가스 배출현황, 기후변화 영향, 축산업계의 탄소 저감을 위한 자구노력을 농가, 교육계, 언론계, 학계, 정부, 환경단체 등 다양한 군을 대상으로 전파해 축산업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수정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4. 중장기 대책(비전)

최근 기업과 정부 기관들이 ESG 경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ESG란 환경, 사회, 기업 지배구조를 뜻하는 Environmental, social and corporate 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이나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세 가지 핵심 요소이다.

이 기준은 기업의 미래 금융 성적(투자 수익과 위험성)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지배구조가 투명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착한기업, 지속 가능한 기업 등으로 인증하는 프로그램들도 늘고 있는데, ESG는 사회적 책임에 포함된 환경이 독립하여 지속 가능한 기업의 주요 변수가 된 상황이다.

한우산업도 ESG 개념을 도입이 필요하다. 앞서 있었던 축산업과 축우산업과 관련한 부정적 거대 이슈가 반복해서 회자하고 있는 상황을 반전시킬 주요 대안이 될 수 있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축산물 생산, 악취 등 환경개선, 자원순환 및 저탄소 사육기술 적용, 동물복지의 향상 등의 실천과제를 수립하고 이를 지표화해 일정 점수 이상의 농장을 인증하는 사업이 필요하다.

또한 한우농가의 전체 ESG 지수를 매년 발표해 한우산업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매년 조금씩 발전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알릴 필요가 있다.

분야별 지표 점수도 상세히 공표함으로써 어떤 분야가 어느 만큼 개선되었는지도 알게 한다면, 한우산업을 둘러싼 부정적 이슈를 넘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농가 단위에서 실천 가능한 ESG 지표, 실천방안을 수렵하고, 이를 이행한 농장을 인증하고 그에 따른 보상체계도 마련하는 연구사업이 필요하고, 한우산업이 단순히 고기를 생산해 농가들이 돈을 버는 산업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산업으로 위상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5. 제언

최근 국내 대표 유가공기업인 남양유업의 사주 일가가 회사를 매각하고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초강수를 두었다.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의 여파로 수습할 수 없는 수준에까지 놓였기 때문이다.

과거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은 잠깐만 영향을 주다가 사그라지곤 했는데, 이제는 소비자들에게 부도덕한 기업, 공정하지 않은 기업으로 분류되면 사업을 철수할 정도로 그 여파가 크다.

과거 이러한 소비자 운동은 몇 차례 신문과 방송에 보도되면서 동력을 얻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동력을 잃어가는 과정을 거치지만, 지금은 모든 뉴스와 방송이 인터넷을 통해 확인할 수 있고, SNS를 통해 확대 재생산할 수 있어 그 동력이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 있다.

여기에 국민소득이 3만 불을 돌파하면서 과거와 다르게 가치를 중히 여기고, 공정과 정의, 환경, 동물의 복지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중 또한 늘고 있다. 먹고살 만하니 그러는 것이라 이를 폄하하고 별스럽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인련의 내용을 종합하면 시장이 변하고 있다는 증거다.

축산업과 축우산업을 둘러싼 논란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지금 관리되지 않고, 소통하지 않고, 혁신하지 않으면, 환경을 악화시키고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부정적 산업으로 낙인찍히는 것은 시간문제다.

조금 더 경각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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