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한우 시황 '날았다'...명절 특수에 재난지원금 겹쳐 '최고가'
올 추석 한우 시황 '날았다'...명절 특수에 재난지원금 겹쳐 '최고가'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1.09.3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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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기 공급량 큰 폭 증가에도 평년대비 22.0%↑ 전년비 10.7%↑

식당불황으로 재고 많던 한우 등심도 소진... 안심만 소폭 남아
추석명절 성수기를 앞둔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경매 시황 모습.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올 추석 한우고기 판매가 크게 증가하며 한우가격 시황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추석 성수기(추석 전 3주) 한우 도축물량이 9만여두에 달하는 등 공급물량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역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면서 한우고기 소비가 올 추석 명절 시즌 최대 초황과 판매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추석 성수기 한우 거세우 kg당 2만 4천원대 기록

명절 성수기로 분류되는 명절 전 3주기간(8월 30일 9월 17일) 도매시장 한우 평균가격은 2만2464원이었으며, 거세우의 경우 2만4071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평년 가격 대비 약 22.0% 상승한 것이며, 역대 가장 가격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던 지난해에 비해서도 10.7%가 오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명절 전 성수기(9월 7~9월 25일) 3주 동안 거래된 도매시장 한우 평균가격은 2만 275원, 거세우 2만 1385원에서 지난해 대비 올해의 경우 평균거래가격은 kg당 2200원, 거세우의 경우 2686원 상승했다. 이를 지육(평균 430kg) 가격으로 환산할 경우 마리당 약 100~115만원의 농가 수취 가격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축두수 늘었지만, 소비는 더욱 늘어

한우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배경은 '소비증가'로 꼽힌다.

추석 성수기기간 공급량이 증가했에도 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한 부분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 모두 '소비증가'를 배경으로 분석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8월 30일부터 9월 18일까지 한우 도축물량은 정부의 목표치를 34% 뛰어넘는 9만여두로 잠정 집계 됐으며, 정육량 역시 2만5천톤으로 계획대비 34% 초과 공급됐다.

자료:농림축산식품부. 농식품부는 8.30~9.16일 도축물량(8.5만마리)에 9.17~9.18일 도축예상물량 등을 합산해 추산했다고 밝혔다.
자료:농림축산식품부. 농식품부는 8.30~9.16일 도축물량(8.5만마리)에 9.17~9.18일 도축예상물량 등을 합산해 추산했다고 밝혔다.

공급량이 늘어난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강화와 캠페인으로 명절 연휴 고향을 찾는 인구가 줄면서, 더욱 알차고 귀한 선물을 마련하겠다는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이로 인해 한우 선물세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9월 중순 이후 정부의 국민 재난지원금이 본격적으로 풀리면서 추석 명절을 앞두고 한우고기 소비를 더욱 진작시키는 효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박영만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중매인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가족 모임까지 제한되면서 멀리 떨어진 부모님과 가족, 친지를 위해 다소 높은 가격이라도 좋은 선물로 마음을 대신하겠다는 분위기로, 한우 선물세트 주문과 작업이 그 어느때 보다 활발했다"면서 "추석 명절 직전엔 재난지원금 사용이 본격화하면서 주문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명절 특수로 상승세에 접어든 도매시장 한우가격이 추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내 한 백화점에서 한우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는 모습.
서울시내 한 백화점에서 한우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는 모습.

등심재고 바닥... 안심만 소폭 남아

한우 선물세트가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올 추석명절 큰 인기를 끌면서 명절 성수기 직전 한우 전문식당의 영업 부진으로 재고가 늘던 한우 등심도 명절을 기점으로 재고가 바닥난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의 마장동 육가공 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우선물세트 주문량 증가로 명절 직전까지 재고가 많아 경영에 부담이 됐던 한우 등심은 모두 바닥이 난 상태다.

마장동 한우 육가공업체 한 관계자는 "선물세트로 인기가 높은 채끝 등심은 9월 초순부터 물량이 부족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한우 등심의 경우도 쌓여있던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면서 "선물세트로 대중화되어 있지 않은 한우 안심만 재고가 소폭 남아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추석 성수기 이후 한우가격... 어떻게 될까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번 추석 명절 연휴 이후 가격 동향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한우 유통업계에선 꾸준한 상승세를 점치는 분위기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명절 연휴를 쉬고 첫 경매가 이뤄진 지난 9월 28일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의 경매가는 오히려 추석 성수기를 뛰어넘는 신고가 수준의 가격에서 거래됐다.

한우 평균거래가격이 kg당 2만3589원을, 거세우의 경우 2만4456원을 기록하는 등 추석 성수기 평균가 대비 kg당 각각 1125원과 385원 높았다. 

이튿날인 9월 29일엔 약 1천원씩 소폭 하락했지만, 업계 전문가 및 관계자들은 추석 이후에도 한우가격 고공세를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전망한다.

금번 추석 성수기 소비 호조로 공급량이 딸리면서 농축협과 유통업체들의 산지 출하 독려와 함께 예년보다 높은 시세 영향으로 소를 앞당겨 출하하려는 농가들이 늘면서 10월 이후 출하될 소는 당초 전망치보다 10~20% 낮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10월 4일과 11일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되면서 도축장 및 도매시장의 경매일이 10월 둘째주와 셋째주엔 실제 3일에 불과해 이같은 영향으로 가격은 더욱 상승할 여력도 있다.

한우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대체공휴일로 작업장이 쉬는 영향은 공급량 감소로 인해 가격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반면, 대체 공휴일 지정과 도축장 공백이 오히려 소 값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유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출하할 물량이 여전한 상황에서 도축 작업장들의 공백은 적정시기의 원활한 출하에 어려움을 줄 수 있어 산지 물량의 정체 현상으로 10월 이후 한우가격 하락 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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