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만 물류대란…국내 축산업계에 ‘불똥’
미 항만 물류대란…국내 축산업계에 ‘불똥’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1.10.29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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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료 수입량 예년대비 20%까지 하락 수급 불안 ‘현실화’

국내 볏짚 가격까지 폭등 조짐...롤당 10만원 선 상승 전망도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미국 항만의 병목 현상 등 사상 최악의 물류 대란이 국내 축산업계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치고 있다.

외국산 조사료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수입하면서 물류 대란으로 예년 대비 수입량이 20% 수준까지 하락하며 조사료 수급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미국의 물류 대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물동량이 급격히 많아진 데다 최근엔 컨테이너 트럭 운전사들의 신규 채용 등 구인난이 가중되면서 항만 정체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최근 내외신 등 각종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1, 2위 컨테이너항인 LA와 롱비치항 등 두 항구 앞바다엔 선박 수십 척이 2~3주간 대기하는 병목현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동부 항만인 뉴욕·뉴저지항에서도 수십 척의 화물선과 유조선이 항구에 들어가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다.

서부 항만의 정체가 심각해지자 동부 항만을 통해 수출‧입 물량을 처리하려는 화주들이 동부항만까지 몰리는 등 미국의 항만 물류 병목 현상이 미국 내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선박 복귀를 마냥 기다리기 어려운 해운사들이 유럽이나 아시아 노선의 배를 미국 노선에 투입하면서 선박 부족으로 인해 '글로벌 물류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조사료 수급,  미 항만 병목 현상에 ‘직격탄’

사료용 곡물의 경우 선물 구매와 운송 등 원물구매에 2~3개월의 여유 기간이 있는 것과 달리 조사료의 경우 미국의 항만 병목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외국산 조사료 수급에 이상 신호가 켜지면서 최근 조사료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거나, 추가 상승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1등급 톨페스큐는 올해 초 톤당 370~375불 가던 것이 최근 400불 이상에도 구하기 어려워졌으며, 프리미엄급 연맥 역시 올해 초 4백 불대 초반에서 최근 450불대까지 상승했다. 1등급 티모시 가격은 가장 많이 상승해 올해 초 톤당 430불 가던 것이 최근 660불까지 치솟은 상태다.

외국산 조사료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으로 국내 볏짚 가격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조사료 수급이 어려운 강원도의 경우 타도에서의 볏짚 도착 가격이 롤당 8만 원까지 올랐으며, 연말엔 10만 원대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물류 차질 3월에나 풀릴 듯...기댈 곳은 ‘볏짚’뿐

조사료 수급문제과 관련해 더욱 큰 문제는 수급 불안을 해결할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데 있다.

국내에서 규모가 큰 농장이나 영농조합법인 혹은 조사료를 직수입하는 법인농장의 경우 어느 정도 재고량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축산농가가 필요시마다 조사료를 주문해 사용하고 있어 조만간 조사료 대란이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항만 병목 현상은 내년 3월 이후를 넘어서야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로선 동계 사료 작물 작황과 그간 궂은 일기로 미뤄졌던 벼 수확 작업이 본격화하면 조사료 부족 현상이 다소 해결될 것이란 기대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한편, 전국한우협회는 올해 말과 내년 초 조사료 부족으로 인한 농가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에 하반기 조사료 쿼터 유보물량을 협회에 일괄 배정을 요청하는 한편, 동계 사료 작물 생산 지원 방안을 적극 요청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수입조사료 수급 불안으로 농가들에게 볏짚 등 국내산 조사료 확보 등을 안내해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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