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한우개량의 산실-농협 한우개량사업소
[탐방] 한우개량의 산실-농협 한우개량사업소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1.11.11 10:15
  • 호수 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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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KPN 1번으로 시작해 올해 KPN 1425번 선발
한우 한 마리 1200만원 시대…한우개량사업소의 역할‧저력
육량‧육질 개량으로 매년 2042억원 농가 소득 효과

[팜인사이트=옥미영 기자] 농협이 운영하고 있는 한우개량사업소는 한우 개량의 산실로 꼽힌다.

한우개량사업소는 1969년 설립된 삼화축산이 모체로 故 김종필 전 총리의 소유였다.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의 신군부는 국민의 환심을 사기 위해 김종필 총리 등을 부정축재자로 몰아 구속했고, 그의 재산이었던 서산에 있던 삼화축산을 몰수하기에 이른다.

전두환 정권이 몰수했던 당시 목장 부지 규모는 600만 평으로 우리나라 최대 목장이었다.

목장을 넘겨받은 정권은 농촌진흥청 축산연구소가 목장을 소유토록 하고 종축장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법적 문제로 인해 불발되자 촉발기금으로 이를 운영키로 했다.

결국, 1982년 축협중앙회가 넘겨받아 운영했고, 이후 농축협이 통합되면서 농협중앙회 소속으로 변경된 이후 지금에 이르고 있다.

고품질 한우, 시작은 이곳에서

한우개량사업소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방목지를 자랑한다.

채초지 86만평과 방목지 114명, 기타 임야가 103만 평으로 토지 규모만 무려 308만여 평에 이른다. 씨암소 1천여 마리를 비롯해 검정우와 육성우, 그리고 씨수소와 송아지 등 한우의 초우량 자원이 이곳에서 사육된다. 

한우의 유전자원 보존과 개량을 통한 농가들의 소득 증대를 최우선 목적으로 두고 있는 가운데 가장 효율적인 개량사업 사업을 위해 씨수소 선발과 정액 생산‧공급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

한우개량사업소에선 보증씨수소 선발만큼 한우 개량을 위한 중요한 사업들이 함께 추진된다.

암소의 혈통관리를 위한 발육, 생체 육질 조사, 유전력 등을 평가하는 한우 암소 검정사업과 한우의 우수 모집단을 구축해 우량한 수송아지를 확보하는 한우육종농가 지원 사업, 한우 수정란 생산 및 공급 사업과 가축개량을 촉진하기 위한 기술교육도 모두 한우개량사업소의 주요한 업무들이다.

 

값으로 따질 수 없는 한우의 가치

한우의 개량과 품질고급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보증 종모우’이다.

우리에겐 KPN(Korea Proven bull’s Number)이란 이름으로 익숙한 보증씨수소는 한우능력검정 결과에 따라 선발된 씨수소의 고유번호를 말한다.

한해 90~1백 만두씩 생산되는 전국 한우 송아지들의 아비들이 이곳에서 선발‧관리된다.

1987년 최초 선발을 시작으로 한 해 평균 30마리씩을 선발해, 현재까지 1329두가 선발됐다.

보증씨수소로 선발되기 위해서는 당대 검정과 우량 암소의 계획교배를 통한 후대검정까지 무려 62개월의 기간이 소요된다. 평균 5년이 넘는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1마리의 보증씨수소 생산에 20억 원이 투입된다.

최고의 ‘아비소’로 선정된 보증씨수소는 2.5~3년간 한우농가를 위한 우량 정액을 생산한다.

한우개량사업소엔 근친방지와 개량 효과 증대를 위해 마리당 정액 생산량이 10만 개가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연도별 가임 암소 두수에 맞춰 한우개량사업소에서 100% 전량 공급된다.

2015년을 최저점으로 한우 사육두수가 증가하면서 한우 냉동 정액의 생산과 공급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015년 192만 7,361스트로였던 한우 정액 공급은 지난해 235만 9,329스트로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는 약 243만 스트로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개량의 효과, 한우농가들에게 이만큼 돌아갔다

우리나라 한우개량사업은 1969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여진다.

그 이전까지는 일소로서 이미지가 강했던 한우가 본격적인 경제 개발 분위기에 따라 고기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본격적인 육우로서 탈바꿈을 시작한 것이다.

한우개량사업 초창기였던 1974년 한우의 평균 체중은 358kg 수준으로 현재 한우의 도체 평균에도 훨씬 미치지 못했다. 이에 반해 2020년 한우 수소의 생체중은 705kg으로 출하 생체중은 무려 347kg, 97%가 증가했다.

한우의 보증씨수소 선발이 고도화되고 거세를 통한 고급육 사양 관리가 일반화되며, 여기에 수소 위주의 개량이 암소 개량까지 확대되면서 육질 등급은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소 등급판정이 처음 시작된 1993년 10.7% 수준이었던 1등급 이상 출현율은 지난해 무려 74.1%로 껑충 뛰었다.

'74년 358kg이었던 한우 수소의 생체중은 개량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705kg으로 무려 347kg 증가했다.
'74년 358kg이었던 한우 수소의 생체중은 개량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705kg으로 무려 347kg 증가했다.
한우의 1등급 이상 출현율은 '93년 10.7%에서 '20년 74.1%로 무려 63.4%p증가했다. 근내지방도를 표현형 개량효과와 점수당 경제가치로 환산할 경우 연간 719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우의 1등급 이상 출현율은 '93년 10.7%에서 '20년 74.1%로 무려 63.4%p증가했다. 근내지방도를 표현형 개량효과와 점수당 경제가치로 환산할 경우 연간 7191억 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농장에서 출하되는 10마리 가운데 7마리 이상이 1등급 이상 한우라는 얘기다.

육량과 육질 개량은 한우농가들의 소득을 견인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한우개량사업소에 따르면 한우의 출하 중량과 품질고급화를 경제적 효과로 환산할 경우 매년 2,042억 원의 소득 증대 효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앞으로 한우 보증씨수소의 선발은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우개량사업소에선 유전체 분석법 등 신기술 연구개발 등을 접목해 선발 정확도와 기간을 단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조인기 소장은 “체계적인 한우개량사업으로 농가소득을 향상시켜 나가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면서 “앞서가는 신기술 연구개발로 한우산업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피력했다.

*본 기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2021년 9~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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