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화우산업 탐방기3] 일본이 화우수출에 전력을 다하는 이유는
[일본 화우산업 탐방기3] 일본이 화우수출에 전력을 다하는 이유는
  • 옥미영 기자
  • 승인 2018.09.20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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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 심각…해외시장 신수요 개발 안간힘

日 중앙축산회 관계자 “와규 좋아하는 한국시장 매력 느껴”
화우 수출을 전담하고 있는 일본 중앙축산회과 발행하는 화우의 홍보 브로셔. '와규는 일본의 자존심'이라는 슬로건이 인상적이다.
화우 수출을 전담하고 있는 일본 중앙축산회가 발행하는 화우의 홍보 브로셔. '와규는 일본의 자존심'이라는 슬로건이 인상적이다.

 

[농장에서 식탁까지 옥미영 기자]한우산업은 근내지방을 기초로 한 품질고급화 정책을 비롯해 일본의 제도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 많다. 앞서 언급한 송아지생산안정제도 역시 같은 선상인데 한우업계가 최근 일본의 화우산업에서 가장 선망하는 부분의 하나가 바로 활발한 해외 수출이다.

한우산업 시찰단은 이번 견학에서 화우수출의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중앙축산회’를 방문해 화우수출과 관련한 현황과 정부의 역할 등을 듣고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간담회를 토대로 화우의 수출 현황과 전략, 앞으로의 계획 등을 소개한다. 또 왜 일본이 이토록 화우수출에 전력을 다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유를 살펴 본다.

 

해마다 급신장하는 일본의 화우수출

중앙축산회가 발행하는 화우의 다양한 부위를 활용한 요리 레시피.
중앙축산회가 발행하는 화우의 다양한 부위를 활용한 요리 레시피.

 

2706톤 192억 엔. 2017년 화우의 해외 수출 물량과 금액이다.
한우의 같은 기간 수출물량이 57톤(330만 달러)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양이다.

중앙축산회는 일본이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국민들에게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에 두고 1955년 축산농가의 전방위 지도‧지원 사업을 돕기 위해 설립됐다. 

화우의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활성화를 위해 2014년에는 조직내에 ‘축산물수출촉진협의회’가 발족됐다.

중앙축산회는 현재 192억엔, 우리돈 1900억원 규모의 수출금액을 2019년 250억 엔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중앙축산회 후지노씨는 “화우고기 수출을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어 큰 무리 없이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본의 이같은 자신감은 그동안의 수출물량 추이를 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일본의 화우고기 수출은 2013년 7개국에 작업장 인증은 117개 시설에 불과했으나 2018년 6월 현재 26개국, 371개 인증 시설로 대폭 늘었다. 2013년 당시 수출물량도 900여톤에 불과했으나 4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1위 시장은 홍콩, 부위는 등심이 절대량 차지

수출 금액으로 분류한 화우의 수출에서 1위 시장은 홍콩이 차지했다.

홍콩은 지난해 총 48억 엔 어치의 화우고기를 수입했다. 이는 화우고기 수출시장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2위는 놀랍게도 캄보디아다. 물량 규모에서 전체의 21%를 차지했다.

3위는 미국, 4위 시장은 2017년 신규로 개척한 대만으로 전체 시장의 7% 규모다.

부위별 수출은 등심이 전체 물량(2706톤)의 64%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중앙축산회 수출촉진협의회 관계자는 “미국은 스테이크용 수출이 높고 아시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부위를 구워먹는 문화가 있어서 좀 더 다양하다”면서 “등심이 2/3를 차지하고 있는데 다른 부위의 비율을 높이는 과제를 안고 있다. 와규의 쿠킹 북도 다른 부위의 소비방법을 찾기 위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화우고기 수출은 ‘재팬 비프(JAPAN BEEF, 일본 쇠고기)’로 상표를 통일해 과당 경쟁을 지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앙축산회 후지노상은 “알고 있다시피 일본에는 고베규, 가고시마규 등 유명한 브랜드가 많고 자기 브랜드를 우선으로 수출하고 싶어 하지만 그렇게 하다보면 가격 경쟁을 해야 하고 가격을 제대로 못받게 된다”면서 “수출시장에서 ‘일본 쇠고기(JAPAN BEEF)’라는 국가 브랜드로 통일했다. Japan Beef로 시장에 진출하고 시장이 성숙하면 세분화, 차별화 돼서 구체적인 브랜드를 찾게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자료:일본화우의 수출실적. 일본중앙축산회.
자료:일본중앙축산회.

 

일본이 화우 수출에 목매는 이유는

화우의 수출 가능 국가와 인증작업장, 금액도 해마다 다르게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일본은 화우고기 수출을 위한 보다 공격적인 마켓팅을 구상하고 있다.

일본이 화우고기 수출에 이처럼 전력을 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화우고기의 수출단가는 FOB(본선인도가격) 가격이라고는 하지만 kg당 평균 7048엔 수준으로 화우의 국내 거래가격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바레인과 카타르 등 이슬람문화권은 할랄 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kg당 1만3874엔, 1만5917엔 수준이지만 1위 수출국인 홍콩의 경우 수출단가가 kg당 6098엔으로 일본의 도매시장 가격에도 미치지 못한다. 
일본 정부로부터 차액에 대한 지원액이 별도로 책정되어 있지 않다. 

그럼에도 일본이 수출 시장에 이토록 집중하는 것은 일본내 쇠고기 시장 규모 축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일본에서 70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5명중에 1명이 70대 노인이다. 총 2600여만명으로 북한의 전체 인구 보다도 많다.

일본 인구의 고령화는 화우 소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고속성장을 이끌었던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團塊) 세대(1947~1949년생)’가 일찌감치 은퇴하면서 화우고기를 구매할 수 있는 소득층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화우의 주요 구매층이었던 이들이 최근 70대에 진입하면서 노인 인구의 특성상 쇠고기 소비를 감소하는 영향으로 국내의 화우 소비는 더욱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통계 추이 역시 일본과 같은 흐름을 타고 있는 우리나라 한우고기 시장 전망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호시노 와쿠 일본 농무성 축산정책실장은 “일본은 인구가 정점이 지나 줄어드는 추세에 접어들었다”면서 “이같은 추세 속에서 일본 정부는 해외 수출 시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 시장에 대한 다양한 조사를 진행 중인 일본은 한국으로의 화우 수출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축산회 후지노상은 “한국인들이 일본으로 여행 오는 목적이 일본의 와규를 맛보기 위해서 라고 한다”면서 “때문에 한국에 대한 수출 기대가 크지만 한국정부가 와규를 받아들이려는 준비가 안 된 것 같다. 당장 올해는 어렵겠지만 앞으로 한국의 고급육 쇠고기 소비 시장을 조사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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