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과 식탁이 뽑은 2021년 10대 뉴스
농장과 식탁이 뽑은 2021년 10대 뉴스
  • 김재민
  • 승인 2021.12.29 08:40
  • 호수 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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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탄소중립 목표 설정

파리기후변화협약 참여로 온실가스 의무감축국이 된 우리나라는 2020년에 탄소중립 선언과 2030 국 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발표하였다. 이후 더 진 전된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를 설정한 2030 NDC 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2021년 10월 국무회 의를 통과하여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에서 국내 감축목표를 제출하였다. 농업 분야도 이전보다는 더 진전된 감축목표가 제시되었는데, 과거 기후변화 대응 농업 분야 프로그램은 감축이나 상쇄보다는 적응프로그램에 집중되었 던 것과 달리 구체적인 감축목표와 방법론이 제시된 것이 특징이다. 농축수산 부문은 저탄소 영농법 및 저메탄 사료 공급의 확대를 통해 2018년 대비 2030년 배출량을 27.1%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050 탄소중립위원회 제2차 전체 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였다. 이 자리에서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와 2050 탄소중립전략이 의결되었다.
050 탄소중립위원회 제2차 전체 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였다. 이 자리에서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와 2050 탄소중립전략이 의결되었다.

 

 

2. 한우, 가격도 사육두수도 최고치 경신

2021년은 한우 사육두수가 역대 최고 수준을 경 신하였다. 공급 증가로 가격 조정이 전망되었으나 한우 가격은 2021년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격 2만 원대에 안착하였다. 이 같은 가격 강세는 국민소득 3만달러 돌파와 함께 주식 및 주택 등 자산가치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한우 소 비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자료 :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 : 축산물품질평가원

 

3. 계란가격 폭등으로 보는 방역, 경제, 물가정책의 균형

조류인플루엔자의 확산에 따른 살처분으로 계란 부족 사태가 발생하며 계란 가격이 높게 형성된 한 해였다. 다만 2016년과 2021년의 차이는 농장 발생은 적었 으나 살처분 마릿수는 비슷하다는 것으로 강화된 방역지침으로 예방적 살처분이 광범위하게 진행된 결과다. 2016년은 농장과 농장 간 수평전파가 많아 예방적 살처분이 필요했으나, 2021년의 경우 수평전파 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계란이 부족해지자 정부 는 식용란 수입에 나서 계 란 가격을 낮추기 위한 정 책을 펼쳐 양계농가와 큰 갈등을 빚었다. 2021년 전반기 500억원 을 들여 미국과 태국에서 2억2500만개가 수입되었고, 연말까지 3000만개 수입이 계획되었다. 살처분 강화와 계란 수입은 병역국 신설 이후 방역과 경제의 균형을 잃어버 린 결과로 정부의 방역정책과 축산경제정책의 조율 기능이 필요해 보인다.

한 마트에 진열된 수입계란
한 마트에 진열된 수입계란

 

 

4. 쌀 풍작에도 시장격리 약속 어긴 정부

올해 쌀 생산량은 2020년보다 10.7%(37만5000톤) 증가한 388만2000톤이라고 통계청이 발표했다. 쌀 생산량이 전년보다 증가한 것은 2015년 이후 6 년 만으로 계속된 흉작에 어려움을 겪었던 쌀 수 급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쌀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0.8% 증가한 73만 2477㏊로 최근 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논에 벼 이외의 타작물 재배를 독려하는 ‘논 타 작물 재배 지원사업’의 종료 그리고 높은 쌀값에 따른 영향 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신곡 수요보다 올해 쌀 생산량이 30만톤 가량 초과 생산되었음에도 정부가 시장격리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1월 24일 쌀 27만톤의 시장격리를 즉 각 나서 줄 것을 촉구했으 나 움직이지 않자 정부의 결단을 반복해 촉구하고 있다. 윤석렬 후보도 12월 16일 뒤늦게 30만톤 시장 격리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하여 김현수 농 식품부장관은 12월 16일 출입기자단과의 송년 간담회에서 농민들과 정치권의 시장격리 요구와 관련하여 시장 상황을 더 지켜 본 뒤 합리적으로 판단해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하였다. 결국 12월 28일 당정협의체에서 뒤늦게시장격리 계획을 발표해 빈축을 사고 있다.

성주 참외 농가를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 자리에서 이재명 후보는 쌀 시장격리를 강력히 요청하였다.
성주 참외 농가를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 자리에서 이재명 후보는 쌀 시장격리를 강력히 요청하였다.

 

5. 기후변화로 자연재해 일상화 배추가격 폭등, 파테크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올해 배추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0%가량 줄면서 가격이 지난해의 거 의 배 수준으로 뛰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올해 고랭지배 추 생산량은 지난해보다는 10.3%, 평년보다는 10.0% 감소한 35만5천t으로 예상했다. 잦은 비로 배추 정식(심음)이 평년보다 7일가량 지연돼 초기 생육이 부진했고 결구(잎채소의 속이 차는 것) 미숙, 병해 등의 피해가 많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 7월 하순 배추 주산지에 비가 자주 내리고 두 차례의 태풍까지 찾 아와 작황이 부진해지면서 배추가격은 8월 상순부터 계속 상승세를 보였다.

고랭지배추 상품 10㎏당 가락시장의 도매시장 경락가격은 8월 상순 1만2천339 원에서 중순 1만7천104원, 하순 1만8천618원, 9월 상순 1만9천790원, 중순 2만 5천821원으로 올랐다. 긴 장마로 김장배추의 정 식시기가 늦어지고 가을 장마까지 겹치면서 김장 배추 가격도 치솟았는데 한국농수산식품공사가 추산한 4인 가족 김장 비 용은 전년보다 8.5% 높은 33만1356원으로 추산되 기도 했다.

상반기에는 대파 가격이 폭등하며 ‘파테크’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하였는 데, 반복되고 강도가 높아지는 기후변화로 노지 채소 가격의 변동은 앞으로 도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후변화와 재해로 대파 가격이 폭등하자 '파테크'라는 신조어가 등장하였다.
기후변화와 재해로 대파 가격이 폭등하자 '파테크'라는 신조어가 등장하였다.

 

 

6. 부정청탁금지법 개정

부정청탁금지법 개정 이 2021년 마지막 정 기국회에서 개정되어 농축수산물의 경우 명절 기간 선물 가액 상한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농수산물 선물 가액 상향에 영향을 받는 품목은 한우와 인삼 그리고 일부 고가 수산물 등이다. 그동안 전국한우협회를 비롯한 농어민단체들은 청탁금지법 개정을 줄기차게 요구하였으나 오히려 선물 가액을 축소하거나 대상을 민간으로 확대하려는 등의 시도를 보였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농어민을 돕기 위한 차 원으로 2020년 추석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선물 가액을 조정한 이후 우호적 인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이후 2021년 추석을 앞두고 청탁금지법 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개최되 면서 추석기간 선물가액이 상향 조정되었고, 농민단체의 조직적인 농정활동 의 결과 선물 가액 상한을 골자로하는 청탁금지법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었다.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은 권익위원회를 방문해 전현희 위원장에게 청탁금지법 개정 협조 요청을 하였다.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은 권익위원회를 방문해 전현희 위원장에게 청탁금지법 개정 협조 요청을 하였다.

 

7. 농촌인력난 확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제사회의 교류가 중단되면 서 국내 농업 현장도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6년 이후 우리 농업계는 외국인 근로자에 의 존도가 높아졌는데, 이는 농장의 규모화와 농촌인 구의 고령화에 기인한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농촌인력이 원활히 공급되지 못하였는데, 이번 코로나로 더 심화하면서 스마트팜 확산, 밭 농업 기계화 등의 수요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

 

8. 안갯 속 낙농 제도 개편 논의

물밑에서 진행되어 낙농 제도 개편 논의가 합의 에 이르지 못하자 지난 8월부터 공개토론회 형태 로 전환되어 논의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낙농산업 발전대책을 두고 정부와 생산자단체 간 줄다리기 는 ‘정부가 제시한 낙발 대책은 낙농가에게 매우 불리하다’라는 생산자 측과 ‘국내산 원유가 너무 비싸고, 공급도 수요에 비해 많다’라는 유업체와 정부가 한편에 선 모양새다. 정부의 낙발 대책의 핵심은 현행 쿼터제를 사실상 폐지하고 음용유와 가공용 쿼터를 별도로 운용하는 방안이다. 음용유는 현행 가격체계를 유지하지만, 쿼 터를 대폭 줄이고, 대신 가공용은 가격을 낮추는 대신 넉넉한 쿼터를 배분해 총생산량을 증가시키고 농가 총소득도 높이겠다는 게 정부의 전략이다. 정부 대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용도별 차등 가격제의 경우 음용유 쿼터, 가공용 쿼터로 이원화하고, 음용유 쿼터는 186.8만톤을 운용해 현재 가격 수준인 리터당 1,100원에 농가로부터 구매하고, 가공용 쿼터는 30.7만톤을 운용하고 리터당 900원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한다는 것이다. 연간 총생산 량은 217.5만톤으로 현재 총생산량 208만톤보다 생산량은 늘어나 자급률은 향상하고, 농가 소득도 1.1%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세웠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낙농 목장의 규모화 등 생산비 절감 대책을 마련해 국내 산 원유가 어느 정도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낙농진흥회 의사결정 구조를 총회가 아닌 이사회 중심으로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유업체는 용도별 가격이 국제분유가격에 비해 여전히 비싸 다는 입장이고, 생산자는 이 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조율에 더 많 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9. 좀처럼 잡히지 않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조류인플루엔자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경기 북부에서 더는 확산하지 않고 멈추기 위한 대대적 노력이 있었지만, 2020년 10월 강원 화천에서 2곳이 발병하고 다시 올해 5 월은 강원 영월, 8월에는 고성과 인제, 홍천 등으로 전파하면서 강원지역 접경지역인 경북과 충북지역 농가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초기 전파매개체인 멧돼지 개체수 조절에 실패하면서 멧돼지에서의 발병은 이미 충북 단양군에까지 확산하였고 충북 단양과 강원 영월과 접경하고 있 는 경북 영주시와 봉화군으로 전파되지 않을까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도 상반기 내내 어려움을 겪게 하였으나 다시 11월 8일 충북 음성을 시작으로 전남 나주, 강진, 담양, 영암, 충남 천안, 아산 등으로 전파되 며 방역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 SOP 개정 등을 통해 AI 재발 에 총력을 기울여온 방역 당 국으로써는 허탈케 하는 것으로 이번에도 육용오리와 산란 계에서 집중 발병하고 있다.

 

10. 코로나19 영향 농식품 비대면 거래 사상 최대 경신

온라인을 통한 농축산물 구매가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영향으로 큰 폭의 증가를 하고 있다.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8년 113조원 2019년 137 조원, 2020년 159조원으로 매년 큰 폭의 신장을 하고 있다. 특히 농축수산물의 온라인 거래는 코로나19의 영 향으로 급신장한 분야로 2019년 3조7230억원에서 2020년 6조2131억원으 로 급신장하였다.

2021년 월별판매금액을 살펴보면 1월은 53%나 전년 동월 대비 신장을 했으 며 30%대의 신장률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의 온라인쇼핑 급증과 관련하여서 일부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이 종료 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으나, 대형유통업체들이 신선 식품의 온라인배송체계를 강화하면서 사용경험이 좋은 소비자의 경우 현재 와 같은 쇼핑 스타일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들이 많다. 과거 꼭 눈으로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는 신선식품의 구매행태는 코로나19 상황이 약화하면서 온라인에서 좋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믿음을 쌓게 하는 기간이라 볼 수 있다.

월별 농축수산식품 온라인 거래 금액(자료 : 통계청)
연도별 신선식품 농축수산식품 온라인 거래 금액(자료 : 통계청)

 

*본 기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2021년 송년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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