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돈이력제 전면 재검토해야” 한돈농가 반발에
“모돈이력제 전면 재검토해야” 한돈농가 반발에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2.01.03 1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범칙금 도입은 유예하되 제도는 예정대로 추진

박범수 국장 “일정 규모 이상부터 범칙금 없이 도입” 밝혀

홍문표의원 주최 ‘한돈산업 발전 토론회’ 정부-농가 온도차 ‘극명’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모돈이력제' 도입과 관련한 한돈농가들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평균 사육두수 이상 농장부터, 범칙금 없이 도입을 추진하는 등 제도를 연착륙시켜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축산국장은 지난 12월 29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홍문표의원 주최로 열린 '한돈산업 발전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국장은 이날 현장이 적응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두면서 한돈농가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지만 "모돈이력제 제도 도입 자체가 비현실적이자 범법자만 양산할 뿐"이라는 농가들의 입장과 거리가 커서 모돈이력제 도입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돈농가들은 축산물이력제법의 취지에 맞지 않는 불명확한 사업 목적에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모돈의 개체별 이력제 신설 없이 현행 규정만으로도 정부가 원하는 모돈 사육 현황에 대한 정보 수집이 가능한데 굳이 정부가 나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통제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석주 한돈협회 부회장은 ‘한돈산업 발전을 위한 협회 의견’ 발제를 통해 “정부는 모돈이력제가 방역, 수급예측 등에 꼭 필요한 제도라 말하지만 이미 기존 제도와 규정으로도 충분히 수행이 가능한 상황인만큼 제도 도입을 납득할 수 없다"면서 "모돈이력제는 한돈농가에 현실적 이익이 전혀 없는 데다 과중한 업무와 비용 부담으로 어려움만 가중시키는 불필요한 정책으로 결국 정부가 가만히 앉아 모든 모돈을 통제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주장했다.

모돈 3백두를 이력관리하고 있다는 한 양돈농가는 "돼지의 경우 소규모 개별 사육 개념인 한우와 달리 군집사육이다 보니 이표의 탈락이 매우 심하다. 탈락한 이표는 재부착해야 하는데 귀표 부착작업은 물론 탈락뒤 재부착하고 등록하고 번호매칭하는 일에 많은 인력과 시간, 비용이 소요된다.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라면서 "정부가 생각하는 것처럼 전국의 모돈 1백만두를 모돈 농장 1개 농장처럼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성토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한돈농가들은 '모돈이력제 결사반대'라는 현수막을 걸고 구호를 외치는 등 모돈이력제 도입에 강력 반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한돈농가들은 '모돈이력제 결사반대'라는 현수막을 걸고 구호를 외치는 등 모돈이력제 도입에 강력 반발했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농가들은 '모돈이력제 결사반대한다'는 플랭카드를 걸고 구호를 외치는 등 강력 반발했지만 박범수 국장은 시간적 유예를 두되, 제도를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국장은 "생산성 높은 유럽이나 곡물 생산과 넓은 땅을 보유한 미국과 비교해 한돈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데이터 뿐"이라면서 "최근 모든 산업이 더욱 디지털화하면서 이제 AI, 빅데이터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모돈이력제 도입은)힘들겠지만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0년을 기준해 한돈농가당 평균 매출액은 11억에 달한다. '한돈산업은 고령화되었고, 영세하다'고 말하는건 우리 스스로 부끄러운 상황이 됐다"면서 "가장 적은 비용으로 질좋은 한돈생상을 위해 많은 정보를 모아야 하며 그런 점에서 이력제는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근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회를 주최한 홍문표 의원은 "모돈 이력제 사업은 모돈에 귀표를 부착해 개체별로 전 과정을 관리해야 하는 만큼 농가에 상당한 인력과 예산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며 "현재 기록관리가 어려운 소규모 고령 농가가 전체 사육농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정책의 수요자인 농가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