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린 진심어린 사과와 정당한 보상 요구하는 것"
[인터뷰] "우린 진심어린 사과와 정당한 보상 요구하는 것"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8.09.27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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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만 경농 약해피해 대책위원장 울분
농가피해 눈덩이인데 협상도 보상도 회피하고 있어
정부와 지자체 적극적인 중재 없어 농가 거리로 나올 수밖에
이상만 약해피해 대책위원장이 피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이상만 약해피해 대책위원장이 피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팜인사이트(경남 밀양)=이은용 기자] “정말 죽을 맛이다. 올해 보상을 못 받으면 내년에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동력이 없어진다. 경농은 반드시 올해 안에 피해 보상을 해줘야 할 것이다”

사과 수확을 앞두고 경남 밀양 산내면 일대에서 ‘얼음골사과’를 생산하고 있는 445농가들은 한마디로 “죽을 맛”이라고 표현했다.

이들은 농약회사인 경농에서 만든 살균제(미사일)를 사용한 후 사과 표면에 녹이 슨 것처럼 누렇고 거칠게 변하는 현상이 발생해 사과농사를 망쳤다고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현재 상품성이 있는 사과가 없기 때문에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발생해 반드시 올해 안에 경농으로부터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경농 측에서는 냉해로 인한 피해라고 잠정적으로 판단, 내년 봄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현장 시험을 거친 후 과실비율을 정확히 산정해 보상할 부분이 있으면 하겠다는 입장이다.

 

“더 이상 농민들 우롱 그만둬야”

이런 경농 측 입장에 피해를 입은 농가는 “우리를 우롱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하며 몇 차례 밀양시청 앞 집회,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경농 본사 앞에서 상경집회, 청와대까지 가두행진 집회 등을 펼치며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1만평 규모로 사과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상만 경농 약해피해 대책위원장은 “약해 피해로 인해 상품성이 있는 사과가 없어 팔수가 없을 지경이다. 그런데 경농에서는 자연재해라는 답변만 하고 아무런 보상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강력히 지적하며, “우리들이 자체 조사한 결과 피해규모는 445 농가로 150억 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경농 미사일 쓴 농가만 피해 나타나

이런 상황인데도 경농 측은 여전히 기존의 입장만 되풀이 하며 피해농민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고 있다고 이 위원장은 힐난했다.

그는 “경농이 자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상저온 현상으로 발생한 피해로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경농 미사일을 쓴 사과농장과 안 쓴 사과농장의 모습을 제대로 본다면 이런 말은 안 나올 것”이라고 지적하며, “경농 미사일을 쓴 농가를 가보면 상품성이 있는 사과가 없다. 바로 옆에 안 쓴 곳을 가보면 상품성 있는 사과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냉해피해였으면 같이 피해를 봐야지 왜 경농 미사일을 쓴 농가만 피해가 나타나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미사일 제품을 사용하지 않은 농가의 농장 모습.
미사일 제품을 사용하지 않은 농가의 농장 모습.

약해 주의문구 없고 오히려 장려

특히 이미녹타딘트리아세테이트 성분이 포함한 농약은 ‘동녹우려’가 있어 유과기인 4월에는 쓰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미사일에는 이런 주의문구도 없었고 오히려 장려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다른 농약업체 이미녹타딘트리아세테이트 성분이 포함한 농약을 보면 동녹우려가 있다는 문구와 이 시기에는 사용하지 말라는 문구가 있다”면서 “하지만 경농 미사일에는 이런 문구자체가 없고 홍보 팜플렛에는 오히려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농약상을 통해 몇 번씩이나 경농 측에 사용해도 되냐는 문의를 했고 사용해도 된다는 답변을 듣고 사용했다. 그런데 피해가 나타났는데도 보상을 안 해주겠다고 하니 얼마나 농민들을 우롱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실제로 경농 미사일 제품에 이런 문구가 있는지 확인한 결과 없었고 홍보책자에는 사용 권장 문구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올해 안에 반드시 피해보상 해야”

농가들이 더욱 분노하는 지점은 경농 측이 지난 7월 26일 2019년 시험해본 뒤 과실비율을 정확히 산정해 보상할 부분이 있으면 하겠다고 농가와 합의됐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7월 26일 경농 본사에서 담당자(부사장)를 만나 이야기는 했지만 올해 피해보상을 안 해주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런데 마치 합의한 것으로 얘기하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농가는 올해 보상을 받지 못하면 내년 농사를 위해 농장관리뿐 아니라 준비를 하지 못해  피해가 발생하고, 내년, 내후년에 피해가 누적되기 때문에 반드시 올해 안에 피해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제대로 된 보상안만 받아들일 수 있어

그는 경농 측에서 한발 물러서 10월 10일까지 보상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보상안에 우리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해서 집회를 이어 나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위원장은 “10월 10일까지 보상안을 마련해준다고 했는데 먼저 피해농가에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할 것이고, 올해 우선적으로 최소 50% 이상 현금보상을 받아야 내년 농사를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이 내용이 포함돼야 할 것”이라면서 “경농 측에서 우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계속해서 상경집회와 법적 조치, 청와대 청원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지자체 제대로 중재역할 해야

그는 마지막으로 “정부와 지자체에서 이 일과 관련해 너무 방관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사건을 규명할 수 있는 시험성적서 확인 요구를 농촌진흥청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문제가 더욱 풀리지 않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국민인 농민들을 보호할 권리를 망각하고 있다. 이런 문제일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중재역할을 해야지 안 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히 경농은 지난 60년간 농민들과 공생하며 살아왔다. 그런 관계가 무너지지 않으려면 더 이상 농민들을 우롱하지 말고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고 올해 안에 피해농가에 보상을 해주길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