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대체식품 산업과 축산업계 대응 방안
육류 대체식품 산업과 축산업계 대응 방안
  • 김재민 기자
  • 승인 2022.03.08 10:10
  • 호수 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팜인사이트=김재민 기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는 재미난 스토리가 많지만, 가장 하층민을 위해 지급된 식사 단백질 블록이 매우 인상 깊었다.

곤충으로 만들어진 단백질 블록은 기후위기로 식량생산이 어려운 지구에서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식량처럼 그려진다.

봉준호 감독이 제작한 설국열차에서는 기후위기로 인해 곤충을 재료로 하는 단백질 블록이 미래 인류의 식량으로 그려진다.
봉준호 감독이 제작한 설국열차에서는 기후위기로 인해 곤충을 재료로 하는 단백질 블록이 미래 인류의 식량으로 그려진다.

설국열차의 단백질 블록과 같은 축산물 대체식품이 최근 각광 받고 있다. 생산량과 소비량은 많지 않지만, 기후 위기에 대비한 식품으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런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 천문학적인 투자금이 몰리고, 국내에서도 대체식품에 정부는 물론 민간에서도 연구비가 몰리고 있다.

대체식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채식을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인구의 증가, 축산물 소비를 줄이면 기후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다는 잘못된 정보에 기인한 것들이다.

축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양이 교통 분야에서 배출되는 양보다 많다거나, 축산업은 온실가스의 절반 이상을 배출한다는 주장이 통념으로 자리 잡도록 하는 채식주의자들의 조직적 캠페인이 효과를 거두었고, 실제 축산업은 최근 기후 위기를 일으키는 주범이라는 프레임에 갇히고 말았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 축산물을 그래도 먹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서 모조품인 대체식품 관련 기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우리 정부도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수립하였으며 이 계획에도 식생활 개선이라는 이름으로 축산물 대체식품 활성화와 이를 위한 제도개선, 투융자 사업이 포함되어 있다.

축산업이 기후 위기를 촉발하던, 하지 않든 간에 식품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축산물 소비의 증감과 상관없이 별도의 카테고리로 성장하고 있는데, 대체식품 산업이 활성화되었다고 해서 육류나 유제품의 소비가 감소했다는 징후는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 증거다.

축산 대체식품 활성화...식량 부족이 주요 변수

축산대체식품은 기후 위기 극복이 아니라 늘어나는 인구로 수요는 증가하는데, 전통 축산물을 비롯한 식량 공급이 원활치 못한 상황때문에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표 1>의 장래 추계 인구를 살펴보면 2000년 61억 명이었던 세계 인구가 2020년 78억 명으로 17억 명이나 증가했지만 <표 2>의 세계 농지면적 비율을 살펴보면 2000년 대비 2018년 농지 비율은 37.3%에서 36.9%로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인류의 식량을 생산하는 핵심 요소인 농지는 오히려 감소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엔(국제연합·UN) 2021년 발표한 ‘세계 식량안전보장과 영양’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아 인구는 7.2억명에서 8.1억명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하였다. 1년 전부다 1.2억명 증가한 것이다. 인류의 10%가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기아에 놓인 인구가 많은 이유를 축산물 소비에서 찾는 이들이 있다. 인류에게 공급되어야 할 식량이 가축의 사료로 이용되는 현상을 지적하는 것이지만, 축산업이 발전하기 이전에도 인류는 여전히 굶주리는 이들이 많았고, 설사 가축에게 사료로 곡물을 급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곡물은 가난한 나라,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공급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곡물을 생산하는 농민과 이를 유통하는 사람들이 자선사업가가 아니기 때문에 가축용 수요가 감소하면 잉여 농산물이 발생하며 농산물 가격은 하락할 것이고 농민들은 생산량을 줄여 가격을 정상화시키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즉, 식량의 생산과 분배를 완전히 공공화하지 않는 이상 식량부족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 할 수 있으며, 해결 방안은 식량이 부족한 지역과 국가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각 나라의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방안을 찾는 게 현실적 해결방안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세계 인구는 2030년까지 85억 명으로 늘어나고, 2050년에는 97억 명으로 증가하는 것을 고려하면, 한정된 농지에서 식량인 곡물, 축산물, 채소류의 생산이 과연 전체 인류를 먹여 살릴 만큼 생산할 수 있느냐에 앞으로의 관심은 모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여러 제약으로 인해 전통적인 생산방식으로는 축산물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으며,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 일정 비율은 대체식품이 축산물 시장을 대신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축산물 대체식품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사육되는 많은 양의 가축으로 인해 야기되는 지구 환경 문제는 전통 축산에 대한 우려와 개선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배양육은 전통적인 가축 사육 방식과 달리 실험실에서 조직 배양을 통해 동물 근육 세포가 생산되는 새로운 기술로 에너지 소비는 조직 배양 공정 유지에 필요한 전력의 대량 사용으로 인해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생산기간이 전통 축산과 비교해 단기간이다.

배양육은 전통적인 축산방식으로 고기를 생산하는 경우보다 토지 사용량은 99%, 가스 배출량은 96%, 에너지 소비량은 45%를 줄일 수 있어 환경오염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장점이 있어서 미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환경과 관련한 여러 이유가 아니더라도 국내 축산업은 분뇨 냄새 등으로 인해 사실상 신규 축사 건설이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축산물의 수요는 계속 늘고 있어 상당량을 수입 축산물이 차지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생활방식 변화 등과 맞물리며 향후 국내 축산물 시장은 일정량은 배양육, 식물 단백질, 곤충 등이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배양육의 경우는 생산 비용이 전통적인 축산물 생산방식보다 높아 많은 제약이 있으나 인구증가 속에 축산물의 공급 확대가 어려워 축산물 가격이 과도하게 높아질 때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체식품이 맛과 안전성이 기존 축산물에 어느 정도 근접할 수 있느냐도 중요한데, 맛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사실상 성장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표 4>는 일반 축산물과 현재 시장에서 개발이 진행 중이거나 출시된 대체식품을 카테고리별로 비교한 것이다.

현재 높은 비용과 검증되지 않은 안정성 때문에 배양육의 활성화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고, 식물기반 대체식품은 맛을 보장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곤충은 벌레에 대한 거부감이 소비 활성화를 제약하는 원인이다.

이들 품목은 인구증가와 축산물 가격 상승이라는 외부환경과 기술의 혁신이라는 내부 노력으로 조금씩 시장을 확장해 가겠지만, 대체식품 시장이 전통 축산물을 완전히 대체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설국열차에서도 그려지지만 이들 상품이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활성화된다고 할지라도 전통 축산물은 천연식품으로써 축산물 대체식품과 비교해 고급제품으로 윗자리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축산물 고유의 맛과 향, 식감을 흉내내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이들 제품의 마케팅 포인트다. 축산 대체식품을 표방하는 상품마다, 전통 축산물이 기후 위기를 비롯한 각종 환경문제와 가축에게 고통을 주는 나쁜 상품, 대체식품은 기후 위기를 비롯한 환경문제에서 중립적이고, 생태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착한상품으로 차별화한다는 데 있다.

축산업계는 대체 축산물 시장의 확대 경계에 앞서 이들의 마케팅으로 인해 축산물의 가치가 훼손되는 문제를 어떻게 넘어설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방안으로는 소비자들이 제기하는 환경 및 동물복지 문제를 완화하는 노력과 축산업이 가지고 있는 공익적 가치 홍보, 기후 위기와 축산업의 관계를 명확히 확립하는 노력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본 기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2022년 신년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