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오리 AI 방역의 쉬운 길과 바른 길 중
[썰] 오리 AI 방역의 쉬운 길과 바른 길 중
  • 김재민
  • 승인 2018.10.02 1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살처분과 사육휴지기 가장 행정 편이적 발상
질병차단에 효율적인 기술개발 등 혁신 필요

[농장에서식탁까지=김재민]오리농가들이 정부의 조류인플루엔자 방역대책의 개선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오리농가들의 가장 큰 불만은 겨울철 오리를 키우지 못하도록 정부가 실시하는 사육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부터 3월까지 약 5개월간 실시되면서 AI발병은 급격히 감소했지만 농가들은 5개월간 생업에 종사하지 못하다보니 큰 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2016~2017년 AI 발생은 416건 2017~2018년은 30건으로 줄었다. 살처분도 3379만 마리에서 433만 마리로 감소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엄청난 방역 예산을 절감했다며 자축했지만 같은 시기 농가들은 삭발을 하는 등 정부에 강력히 항의했다.

또 다시 겨울이 다가오면서 정부는 지난해와 같이 사육휴지기를 시작할 요량이다. 이번에는 농가들이 삭발이 아니라 단식까지 해가며 정부를 성토하고 있다.

현재 오리협회 등이 정부에 요구하는 사항은 ▲지자체장에 대한 사육제한명령권한부여 폐지, ▲지자체장에 대한 일시이동중지명령권한부여 폐지, ▲오리농가 일제 입식 및 출하 폐지, ▲오리농가 출하 후 휴지기간(14일)적용에 따른 피해대책 수립, ▲살처분보상금 감액기준 및 생계안정자금 지원 등을 주장하고 있다.

쟁점은 지자체에 위임 되어 있는 각종 방역관련 권한의 농림부 환수다. 지자체들이 농가를 개도해 방역에 만전을 다해야 하는데 가장 손쉬운 방법인 사육제한명령권을 남발한다는 이유다.

또한 방역에 효과적인 올인올아웃(일제 입식 및 출하)을 강제한 이후 사육휴지기까지 강제하면서 실제 오리를 키울 수 있는 기간은 1년에 두 차례 밖에 없다는 게 농가들의 설명이다.

오리는 연속사육이 일반적인 사육방법이었으나 축사전체를 소독할 수가 없어 한번 질병이 발병하면 계속해서 발병하는 단점이 있어 정부가 이를 금한 것이다.

사육휴지기로 연간 7개월 밖에 오리를 키우지 못하는 만큼 연속사육으로 회전수를 조금이라도 높게 가져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게 농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사실 이러한 논란은 매우 지엽적인 이야기이다.

올인올아웃을 하고 사육휴지기를 시행하고 하는 것은 당장 AI발병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될 수 있으나 너무 행정 편의적 발상이다.

기술개발과 투자로 질병발생을 억제 하는 것이 상식인데 이러한 투자는 뒷전으로 미루고 그냥 질병이 많이 발생할 것 같은 기간에 오리를 키우지 못하게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무책임한 대응 방법이다.

한두 번은 이러한 방법을 쓸 수 있지만 이는 지속적인 방법론은 될 수 없다.

오리에서 AI가 만연한 것은 오리 특유의 질병 저항성이 있다는 것과 축사시설이 질병을 막아낼 정도로 현대화 되어 있지 못하다는데 있다. 비닐하우스형 간이 축사가 주류인 상황에서 농가의 방역 노력만으로 질병이 차단되기를 바라는 것은 어쩌면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것이다.

오리에 AI가 처음 발병한 때는 2003년이다. 무려 15년이 지났지만 정부는 발병하면 그냥 오리를 묻는 살처분 정책과 오리 사육을 중단시키는 사육휴지기 두 가지 방역 대책만 되풀이하고 있다. 첫 번째 AI가 발병한 이듬해 2004년부터 매년 전체 농가의 10%씩 사육시설을 개선시켜 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쉬운 길은 발병하면 묻고 가축들의 이동을 금지하고 아예 사육을 금지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바른 길은 생업에 평소와 같이 종사하면서도 질병이 통제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시켜 주는 일일 것이다. 정부가 기조를 이런 식으로 바꾸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리사육 휴지기 등 방역대책을 항의하는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오리사육 휴지기 등 방역대책을 항의하는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오리사육 휴지기 등 방역대책을 항의하는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오리사육 휴지기 등 방역대책을 항의하는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오리사육 휴지기 등 방역대책을 항의하는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오리사육 휴지기 등 방역대책을 항의하는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오리사육 휴지기 등 방역대책을 항의하는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오리사육 휴지기 등 방역대책을 항의하는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