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서 놀아봤어요?" · · · 산림레포츠 ‘트리클라이밍’
"나무에서 놀아봤어요?" · · · 산림레포츠 ‘트리클라이밍’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8.10.10 0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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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숲체험 프로그램 만드는 `힐링플레이`

[기획1 (힐링농업) - 체험의 재구성]

국내 한 기업 사원들이 트리클라이밍을 하는 모습.
국내 한 기업 사원들이 트리클라이밍을 하는 모습.

"나무에 올라가 놀아 보셨어요?"

나무위에 오른다고? 생뚱맞다. 산을 트레킹하거나 암벽등반도 아니고. 진짜 나무에 오른다. 심지어 텐트도 치고 잠도 잔다. 왜 나무에 오르냐고. 숲에 가면 새의 울음소리를 듣고 산바람을 느끼며 사색만 즐기는 건 아니다. 나무에 로프를 걸고 매미처럼 달라붙어 오르다보면 나무도 숨을 쉰다는 걸 몸으로 느낀다.
 

한송중학교 학생들이 월악산에서 트리클라이밍을 하는 모습.
한송중학교 학생들이 월악산에서 트리클라이밍을 하는 모습.

“숲이 달라보여요.”

산 위, 그리고 더 높은 나무 위는 공기부터 다르다. 가장 높은 곳에서 산을 바라보면 자연을 보는 시선도 바뀐다. 혈맥이 뛰는 두근거림을 나무와 공유한다는 건 힐링 그 자체다. 자연과의 적극적인 교감은 산을 이해하고 해석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산길을 걸으며 조용히 사색하고 명상하는 것에서 나아가 능동적으로 자연에 접속해 더불어 호흡하는 시대가 왔다.
 

초등학교 학생 한명이 나무 위를 오르고 있다.
초등학교 학생 한명이 나무 위를 오르고 있다.

"끝까지 해볼래요."

초등학생 남자 아이는 소심했다. 소극적인 성격 덕에 늘 주위에서 조용한 아이라 불렸다. 자신감도 없었고 매사 적극적이지도 못했다. 엄마 아빠는 아들의 성격이 늘 마음에 걸렸다. 그런 아이가 “끝까지 할 수 있다”며 나무에 올랐다. 30분이 지나자 온몸이 땀범벅으로 흥건했다. 아이가 정상에 오르자 부모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아이는 점심을 먹고 다시 나무에 오른다고 했다.
 

나무와 노는 방법은 다양하다. 나무에 밧줄을 내걸고 그네를 타는 모습.
나무와 노는 방법은 다양하다. 나무에 밧줄을 내걸고 그네를 타는 모습.

"재밌어요."

트리클라이밍을 해본 아이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재밌다”는 반응이다. 아이들은 생소한 자연을 맞닥뜨리면 친구와 협력하기 마련이다. 자연을 극복하면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단순한 체험이 아니다.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협력과 성취감, 그리고 문제해결 능력을 습득한다. 책상머리에서 배울 수 없는 ‘산지식’이다. 숲과 나무 체험은 치열한 삶의 ‘준비운동’이자 콘크리트 도시로부터의 ‘일탈’이다.
 

기업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습.
기업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습.

"경험해보지 못한 감동"

아이들만 좋아하는 건 아니다. 힘들게 대기업에 입사한 한 청년은 기업 연수프로그램으로 트리클라이밍에 참여했다. 나무에 오르는 게 "짜릿하다"고 했다. 트레킹은 해봤어도 나무타기는 처음이라며 "두발이 땅에 닫지 않는 신선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나무 끝 목표지점에서는 "보기보다 높아 희열을 느꼈다"면서 "장래 회사에서의 나의 위치"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경험해보지 못한 감동"이라는 말을 남기고 도시로 복귀했다.
 

초등학교 물속 생물탐사교실에서 살아있는 생물들을 관찰하는 아이들의 모습.
초등학교 물속 생물탐사교실에서 살아있는 생물들을 관찰하는 아이들의 모습.

"여기 무당개구리 있어요."

산에 나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물과 습지도 있다. 물과 땅이 만나는 곳엔 언제나 생명력이 넘친다. 수만가지 곤충과 물고기가 자연의 놀이터에서 호흡하고 있다. 아이들은 도시에서 무당개구리, 연가시, 가재, 장구애비와 같은 수서생물들을 디지털로 만난다. 숲으로 온 아이들은 아날로그의 생생한 곤충 껍질을 만지며 다양한 종을 경험하고 소통하며 기뻐한다. 숲에 사는 종류만큼이나 숲체험 프로그램은 다양하게 구성된다. 디지털이 구현하지 못한 미세한 차이는 인간이 숲을 떠날 수 없게 만든다.
 

대전맹학교 아이들의 숲체험 활동 모습.
대전맹학교 아이들의 숲체험 활동 모습.

“손으로 볼 수 있어요.”

아이는 어려서부터 보이지 않았다. 소리로 훑고 손으로 보고 향기로 느꼈다. 사(四)감은 더욱 발달했다. 아이는 유독 숲이 좋았다. 숲에서는 맑은 소리, 나무에선 청아한 냄새가 난다고 했다. 나뭇잎을 느끼고 두툼한 나무껍질을 어르다보면 “살아있음이 느껴진다”고도 했다.
장애를 가진 모든 이들은 사회적 약자다. 동시에 소외계층이다. 산에서는 더욱 그렇다. 대다수의 장애인들은 산림을 체험하지 못하는 ‘산림문화 소외자’다. 보통 사람들이 쉽게 느낄 수 있는 것들도 이들에겐 사치가 된다. 체험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다.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소외계층에게는 더욱. 숲에서는 더더욱.
 

“숲속에 접속할 수 있게 해줍니다.”

도시가 건설되면서 사람은 자연과의 단절을 경험한다. 둘 사이의 간극은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골이 깊어졌고 자연과 교감할 시간이 현저히 줄면서 불안과 강박을 호소하는 도시민이 많아졌다. 자라나는 아이들, 일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숲과 나무는 각박한 세상을 탈출하는 피난처가 됐다.

숲은 단조롭지만 숲을 구성하는 생명체는 복잡하고 신비하다. 우리나라는 숲이라는 하드웨어는 잘 갖춰져 있지만 숲에 접속하는 소프트웨어는 단조롭다. 숲에도 다채로운 접속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주식회사 힐링플레이(대표 유혜선)가 ‘찾아가는 숲, 함께하는 숲’을 슬로건으로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들고 나왔다. 숲해설, 유아숲교육, 산림치유 등 3가지 영역으로 구분, 18명의 산림전문가들이 포진해 산을 새롭게 해석해준다.

전문가들은 산림치유지도사, 사회복지사, 유아숲지도사, 곤충해설사 등 다양한 자격을 갖추고 트리플레이, 아로마플레이, 에코플레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숲체험을 원하는 소비자를 기다리고 있다. 산림휴양도 문화서비스다. 모든 이들은 숲을 체험할 권리가 있다.
 
장애를 가진 이들도 마찬가지다. 힐링플레이는 숲의 치유기능을 믿는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소외받는 이들에게 숲의 풍요로움을 선사한다. ‘산림문화 소외자’를 찾아가는게 궁극적인 목표이자 힐링플레이가 사회적기업인 이유다. 힐링플레이는 우리나라 대표 산림휴양문화 전문기업으로 발돋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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