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1년 전 오늘 - 축산 소식62] 임금이 사냥할 때 계절별로 사냥하는 짐승이 달랐다
[521년 전 오늘 - 축산 소식62] 임금이 사냥할 때 계절별로 사냥하는 짐승이 달랐다
  • 남인식 편집위원
  • 승인 2018.10.1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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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78호, 양력 : 10월 10일, 음력 : 9월 2일

[팜인사이트= 남인식 편집위원] 조선시대 초기 왕실에서는 군사를 동원하여 사냥하는 것을 적극 권장하였는데, 이는 사냥에 참여한 군사들이 일정한 명령체계를 유지하며 무기를 사용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군사 훈련을 하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냥에는 임금이 대규모 군사를 동원하여 일정 지역에 출동하여 행하는 강무(講武)와 한성에 주둔하는 군사나 임금의 행차를 수행하는 군사들의 훈련을 목적으로 이루어진 타위(打圍)가 있었습니다.

특별히 임금이 사냥에 나서는 수수(蒐狩)는 기병(騎兵)을 중심으로 한 군사훈련으로 춘하추동(春夏秋冬) 사시(四時)의 계절에 따라 사냥 목적과 규정이 정해져 있었고, 이를 봄에 하는 춘수(春蒐), 여름의 하묘(夏苗), 가을의 추선(秋獮), 겨울의 동수(冬狩)라고 칭하였습니다.

조선 개국 1등 공신인 정도전(鄭道傳)이 군사훈련을 목적으로 저술한 병법서(兵法書)인 사시수수도(四時蒐狩圖)에 따르면, 봄에 하는 사냥인 춘수는 새끼를 배지 않은 짐승만을 잡았고, 하묘는 여름에 하는 사냥으로 농사에 방해되는 짐승을 잡아 농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하였습니다.

또한 추선은 가을에 가축들의 보호를 위해 날짐승과 들짐승을 사냥하였고, 동수는 사냥터를 포위하고 그 안에 있는 모든 짐승을 사냥하는 방식으로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이러한 모든 사냥은 농번기를 피해 농한기에만 실시되었으며 이러한 사냥을 통한 훈련은 나라를 지키는 방법으로 여겨졌습니다.

521년 전 오늘의 실록에는 사냥을 좋아한 연산군(燕山君)이 승정원(承政院)의 건의에도 불구하고 9월 이후 4차례 사냥을 하겠다고 전교한 기록이 있습니다.

 

■연산군일기 27권, 연산 3년 9월 2일 경자 기사 1497년 명 홍치(弘治) 10년

왕이 사냥하기를 원하여 9월 이후에 네 번 하기로 하다

전교하기를,

"옛날에는 봄에 수(蒐)하고, 여름에 묘(苗)하고, 가을에 선(獮)하고, 겨울에 수(狩)를 했다고 하였으니, 나도 또한 사냥을 하고 싶다."

하내, 승정원이 아뢰기를,

"만약 그러시면 9월에 한 번 하시고, 10월 이후에 한 번 하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하니, 전교하기를,

"9월 이후에 4번을 하겠다."

하였다.

【태백산사고본】 8책 27권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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