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우둔살, ’폭발적 인기’에도 소비활성화 '한계'...왜?
[진단]우둔살, ’폭발적 인기’에도 소비활성화 '한계'...왜?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2.07.06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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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고기, 한우고기 '시그니처' 메뉴로 부상했지만 공급량 제한적...'새로운 유통방안' 모색 절실

구이용에 집중된 소비패턴서 한우고기 신경쟁력 ‘부상’...해법 마련을
한우 육사시미(사진 캡쳐, 유튜브 Wooang 우앙)
한우 생고기(사진 캡쳐, 유튜브 Wooang 우앙)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한우 우둔살을 주재료로 한 생고기 인기가 최근 급부상하면서 ‘한우 생고기'를 한우고기의 새로운 '시그니처' 메뉴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육회, 뭉티기, 사시미 등 전남과 경북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소비됐던 한우 생고기 소비는 올해들어 전국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최근 도매 가격이 kg당 5만~5만 5천만원, 소매유통가격이 7만~7만 5천원으로 예년대비 2배이상 올랐다.  

생고기는 한우가 도축된 당일에 유통과 소비되는 것이 일반적으로, 등급판정 과정을 거친 최근 우둔살의 부분육 도매가격이 kg당 3만원 수준이고, 소매가격 역시 4만원을 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할 때 한우 생고기의 인기와 부가가치가 어느정도 수준인지 실감케 한다.

업계에선 생고기 인기가 지속될 경우 한우 등심과 채끝 등 구이용 부위에 근접한 수준까지 가격이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우 생 우둔살, 높은 가격의 배경은

한우 생 우둔살 가격이 이처럼 높게 형성되고 있는 것은 급상승한 인기에 비해 물량공급이 이에 비해 크게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우 유통을 위해선 소 등급판정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지만 생고기의 경우 등급판정을 위한 ‘냉(冷)’을 받기 이전에 가장 신선한 상태에서 유통‧소비되어야 하기 때문에 도매시장에 상장되는 소를 제외한 이용도축의 소에 한해 일부만 유통되고 있다.

이처럼 생 우둔살 공급이 일정하지 않은데다 높아진 수요만큼 충분한 양을 시장에서 공급하지 못하다 보니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민속LPC 권혁수 대표이사는 "최근 생고기 소비가 크게 늘며 가격이 크게 올라 kg당 7만원이 넘는 수준에 판매되고 있다"면서 "최근 생고기 수요가 갈수록 크게 늘어 주문량을 모두 채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반 우둔살의 경우 비선호부위로 한쪽에선 재고가 쌓이고 있는 데 반해, 생 우둔살의 경우 물량 부족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는 등 같은 부위안에서 '이원화된 가격' 이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우둔살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유통업계에선 지육을 공급받는 것처럼 언제 어디에서든 생 우둔살을 구매할 수 있는 유통채널 확보 등 유통 방법 개선을 주문하고 있다.

한우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kg에 7만원에 팔 수 있는 한우고기의 우둔살을 일부만 제외하곤 대부분 3만원대 수준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야 하는 형국"이라면서 "한우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서도 일반 우둔살은 소비가 활성화 되지 않아 가격도 늘 제자리"라고 말했다.

한우 우둔 생고기(사진 유튜브, 대구형제-대구맛집 캡쳐)
한우 생고기(사진 유튜브, 대구형제-대구맛집 캡쳐)

생 우둔살...한우 소비 새로운 ‘블루오션’ 되나

한우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우둔살을 등급판정 이전에 별도로 유통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경우 한우산업 경쟁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도축 후 당일 섭취하는 국내산 한우 생고기의 맛과 장시간 냉동이나 냉장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는 수입육의 경우 품질과 맛에 있어서 한우의 경쟁력을 절대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된' 품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마리당 20kg가까이 생산되는 우둔의 경우 비선호 부위로 분류되며 낮은 가격에 책정됐지만 이를 생고기로 판매해 가격을 높게 받게될 경우 등심과 안심, 채끝 등 구이용 부위의 가격을 낮출 수 있어 한우 부위의 새로운 등가조정으로 소비자의 한우 구매 가격 안정과 이로 인한 또다른 소비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엔 질깃한 식감의 ‘설도’ 부위까지 생고기 부위로 인기를 끌면서 우둔과 설도의 생고기 활용과 이를 통한 한우소비촉진은 농가들의 소득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한우 생우둔살, 유통활성화 방법은 없나

한우 생고기 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소 도축작업 후 당일 우둔살을 따로떼어 내어 등급판정전 유통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현재 연간 1백만두에 달하는 소 등급판정 마릿수를 고려할 때 우둔살을 생고기로 별도유통하고 출하주를 찾아 이를 정산하는 방법은 그리 간단치 않아보인다.

때문에 업계에선 일부 경매 지육에 한해 할당량을 정해 우둔살을 생고기로 유통할 수 있게 하거나 차선의 방법으로 등급판정 이후라도 한우 지육의 우둔살을 절개해 상품의 질이 하락하지 않도록 하는 등 별도의 유통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유인신 서동한우 대표는 "경매이전에 한우 우둔살을 따로 떼서 유통하려면 굉장히 복잡한 유통과정들이 생길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한우만이 보유할 수 있는 생고기의 경쟁력과 나머지 부위들을 상대적으로 가격을 낮춰 판매 할 수 있는 등 다양한 부가적 가치를 생각한다면 한우 생우둔살의 유통방법에 대해 법 개정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열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우둔살은 등급판정 이전의 지육에서 떼어야 하기 때문에 이용도축 소에 한해 일부만 유통이 허용되고 있다(사진은 축산물공판장에서 지육을 살펴보고 있는 중매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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