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가, 더 이상 못 살겠다…원유가격 협상 촉구
낙농가, 더 이상 못 살겠다…원유가격 협상 촉구
  • 김지연 기자
  • 승인 2022.08.10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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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가격 폭등 등 경영 악화로 생존권 위협
원유기본가격 인상 기대했지만 협상조차 못해
결국은 유업체 및 유가공협회 규탄집회 개최

[팜인사이트=김지연 기자] 사면초가에 놓인 낙농가들이 장대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생업을 뒤로한 채 아스팔트 거리로 나섰다. 이들이 거리로 나선 것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사료가격 폭등 등으로 경영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등 급속도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8월 1일부터 원유기본가격이 상향조정될 거라는 기대로 생업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인상은커녕 협상조차하지 못하면서 낙농가들의 울분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회장 이승호)는 지난 8일부터 오는 12일까지 5일간 매일유업 평택공장(8~10일)과 한국유가공협회(9일), 빙그레 도농공장(11~12일) 앞에서 집회 개최 계획을 알렸다.

지난 8일 1200여명(주최측 추산)의 낙농가들은 매일유업평택공장 원유가격 협상 촉구 및 유업체를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지난 8일 매일유업 평택공장 앞에서 낙농가들의 집회 현장 모습.
지난 8일 매일유업 평택공장 앞에서 낙농가들의 집회 현장 모습.

이날 집회에서 규탄연설을 한 심화섭 낙농육우협회 부회장은 “지난해 원유가격을 21원 인상했을 때 유업체는 제품가격을 200원이나 인상했다”면서 “이번에는 협상에 참여도 안하고 버티더니 인건비, 운송비 인상을 이유로 슬그머니 제품 가격을 또 다시 올렸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낙농가가 있어야 유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며 “서로 상생하기 위해서는 유업체가 정부 뒤에 숨어만 있지 말고 협상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유국 감사는 “한숨만 나온다. 앞으로 목장을 계속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고 농가부채는 지난 2년간 40%나 증가해 지난해에만 200여 목장이 폐업하는 등 낙농가들의 어려움은 이루말할 수 없다”며 “유업체는 말로만 상생운영한다고 하지 말고 현 낙농가의 어려움을 직시하고 즉각 낙농협상장에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협회는 다음날인 지난 9일 올해 올해 원유가격 협상을 거부하고 있는 한국유가공협회 사무실 앞에서 원유가격 협상을 촉구하는 규탄집회를 이어갔다.

 

협회에 따르면, 낙농진흥회 규정에 따라 통계청 우유생산비 발표일로부터 1개월 이내 원유가격 협상위원를 구성하여 올해 원유가격을 결정토록 되어 있으나, 협상위원 추천기관인 한국유가공협회는 원유가격 조정기일인 8월 1일이 지나서도 연동제 폐지 및 용도별차등가격제 도입이 시행되지 않을 경우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낙농진흥회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

 

낙농가들은 이날 집회가 끝날 무렵 유가공협회에 원유가 가득 담은 통을 반납하고 이창범 유가공협회장을 만나 면담을 진행, 원유가격 협상에 즉각 나설 것을 요구했다.

낙농가의 의견을 들은 이 회장은 “낙농제도 개편이 이뤄진다면 원유가격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공협회장이 협상에 임한다고는 밝혔지만 유업체들이 원유가격 협상에 나설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부가 낙농제도 개편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 현재 정부는 협회와의 낙농제도 개편과 원유가격 관련 논의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라 앞으로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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