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위기 심화… 식량안보 중요성 커져
글로벌 공급망 위기 심화… 식량안보 중요성 커져
  • 김지연 기자
  • 승인 2022.09.22 10:05
  • 호수 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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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안보 관련 특별법 제정 등 제도적 토대 마련 시급
비축기지로 새만금 활용한 ‘식량·식품 종합 콤비나트’ 조성
첨단기술 산업 육성으로 식량자급률 높이자

[팜인사이트=김지연 기자]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와 코로나19 장기화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심화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발생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곡물 등 수급 차질과 가격 상승은 식량자급률이 낮은 우리나라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 곡물시장과 현재 우리나라의 농업 여건을 고려해 국내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을 준비해야 할 상황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곡물공급망이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잦은 폭염과 홍수 등 기후위기의 심화는 전 세계에 걸쳐 농업 생산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민이 먹는 식량의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지만, 국내 자급률을 높이고 안정적인 해외 공급망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돈을 주고도 식량을 구하지 못하는’ 위기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식량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안보의 문제다. 국방안보에 경제성을 따질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경제성을 따져서는 식량안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정책 지원 강화 통해 안정적 해외 곡물 조달 시급

식량안보에 대해 국가 차원의 깊이있는 논의가 시급한 상황에서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김춘진)는 지난달 20일 우리나라 식량안보와 농수산식품산업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세계 식량위기와 대한민국 식량안보 강화 방안’을 주제로 ‘대한민국 식량안보 심포지엄이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최근 기후 변화, 코로나 팬데믹,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글로벌 곡물 공급망에 위기 경보가 발생하는 시점에 국제 곡물 현황을 긴급 점검하고 곡물자급률이 20.2% 수준인 국내 식량안보 수준을 높이기 위한 창의적인 방안을 논의하고자 식량 업계는 물론 정부·학계·연구·언론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최근 식량안보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관련 특별법 제정 등 제도적 토대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됐으며, 민간기업의 해외 농업개발, 곡물 유통망 확보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책지원 강화를 통해 해외 곡물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 등이 강조됐다.

한편, 구조적으로 열악한 식량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새만금을 활용한 국가 식량 생산·가공·유통 기지로 ‘식량·식품 종합 콤비나트’를 조성하면 유사 시 비축기지로서 우리나라 식량안보의 파수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논의도 심도있게 다뤄졌으며, 에그테크·푸드테크·바이오테크 등 첨단기술 산업을 적극 육성해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전략도 제시됐다.

특히, ‘식량·식품 종합 콤비나트’를 활용하면 국내 식량안보 확보는 물론, 유리한 입지 조건의 이점을 살려 일본·중국·아세안 등 주변국에 식량과 가공식품 등을 공급하는 ‘동북아 식량·식품 수출 허브’로 발돋움해 미래 대한민국 농수산식품 수출 1천억 달러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본지는 심포지엄에서 나온 내용들을 주제별로 간략히 게재한다.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따른 국제 곡물시장 현황 및 전망

국제곡물 시장은 공급 측면의 높은 집중도로 인한 공급자 우위의 구조에 더해 기초 식량이라는 상품의 특성 등으로 수급 및 가격 변동성이 큰 특징을 보인다. 특히, 국제곡물 가격 급등은 식품 지출액 비중이 큰 개도국의 식량안보를 위협한다.

이는 수출 제한, 금지 등의 수출규제 정책으로 이어져 글로벌 식량 공급망 불안정성을 더욱 증폭시킨다. 최근의 곡물 주요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발발과 뒤를 이은 각국의 수출규제 정책은 세계 식량 공급망을 교란하여 국제곡물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오는 2023년 세계 곡물 품목별 수급은 대두는 전년 대비 개선되나 밀, 옥수수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밀은 전년 및 평년 대비 기말 재고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반적으로는 예년의 수급 상황을 크게 벗어난 수준은 아닌 평년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웨더마켓 기간(7월~9월)의 기상에 의한 변동 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어 세계 곡물 재고율은 30.1%로 전망되나 중국을 제외하면 17.5% 수준까지 하락한다. 국제곡물 시장에서의 수입 수요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중국 재고의 국제곡물 시장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것을 고려하면 시장의 수급 상황은 여유롭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모형을 이용한 국제곡물 가격 전망 결과, 금년 하반기에까지 현재 수준의 가격이 유지되다가 내년에 10% 내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전망치는 향후 국제곡물 가격이 일정 정도 하락하나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2015년~2019년 수준에 비해 여전히 50% 정도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하는 것이다.

국제곡물 가격의 급변동(위기)은 국제곡물 시장의 수급 요인에 더하여 세계사적 사건, 세계 경제 위기와 중첩되어 나타났다. 이는 향후 곡물 가격이 수급 요인에 더하여 세계 경제 상황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이 클 것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즉, 유가 등의 원자재 가격, 세계 경기, 달러화가치 등의 세계 경제 상황의 진전에 의한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물류비용 최적화한 산업허브형 생태계 조성 긴요

식량안보 위한 지속가능한 공공비축 확대 모색해야

식량안보란 평상 시 뿐만 아니라 전쟁, 감염병, 기후위기 및 재난 같은 비상시를 막론하고 국민이 건강한 생존을 위해 안전하고 영양가 있는 식량(먹거리)을 언제든 충분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식량안보를 위해 우리나라는 그동안 충분한 국내 생산 확보 및 해외 안정적 공급망 확보라는 양대 목표를 가지고 각 주체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치열한 고민과 함께 나름의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최근 △급격하고 잦은 이상기후와 함께 빈번한 감염병의 발생 △국제 식량수급에 영향력이 큰 국가들 간의 분쟁 또는 전쟁 △식량공급의 자국우선주의 및 무기화 등의 영향에 따른 극단적이고 갑작스런 수출제한 금지같은 전체 필요식량(곡물)의 4/5를 해외공급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실로 당혹스럽다 할 수 있다. 즉, 식량안보를 위해 우리나라 안에 충분한 식량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공공비축 확대에 대한 논의 또한 중요한 화두가 된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공공비축은 2005년 쌀추곡수매제 폐지 이후 최근 밀, 콩 등으로 대상품목을 확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물량을 쌀 중심으로 운영하며 무엇보다 관리비용의 재정부담으로 인해 그 확대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서 공공비축의 확대 및 그 방법에 관한 논의에 있어 지속가능성을 가장 중요한 전제 및 조건으로 두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공공비축 확대를 위한 방법 및 모델은 위기 시 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한 모델이 돼야 한다. 아울러 영속성을 가진 비즈니스 및 산업의 밸류체인 속에서 유기적 요소 및 연결고리로서의 기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식량산업의 구조 및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있는 모델이 되어야 한다.

현대 글로벌 식량산업은 그동안 수차례의 식량파동을 거치며 메이저 기업 중심의 독점과 함께 운하, 선박 등 물류시설의 대형화 추세가 가속화되며 국제 식량은 물류경쟁력을 중심으로 한 관련 산업과 경쟁력이 있는 곳에 머물 수밖에 없는 구조적 특성이 더욱 심화되어 가고 있는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이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식품 전문항을 중심으로 배후가공 및 식품산업 단지를 유기적 일관체계로 연결함으로써 물류 등 관련비용을 최적화한 산업허브형 생태계 조성이 무엇보다 긴요하며 그 안에서 경쟁력있는 물류 및 원료공급 인프라로서 함께 기능하는 지속가능한 모습으로서의 공공비축 확대 모색이 필요하다.

 

새만금에 종합 식품가공 콤비나트 구축 시급

식량비축 활성화 및 가공식품생산 거대단지 구축 가능

식량은 인간 생명 유지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으로 원료는 지역과 생산되는 시기가 한정돼 있어 생산되는 시기에 비축해 비 생산시기에 이용해 왔다.

생산농지의 제한 등 주어진 자연 여건으로 식량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 수요량의 거의 80%를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없다면 수입된 곡물을 합리적이고 경제적으로 비축, 필요할 때 이용하는 것은 국민 식생활 안정을 위해서 국방에 우선하는 중요한 사안이다.

이렇게 비축한 모든 곡물은 그대로 식용할 수는 없어 모두 여러 형태의 가공처리를 거쳐서 가공제품으로 소비자 손에 간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곡물을 수입하는 수입항과 곡물 이용 즉, 가공공장이 전국각지에 흩어져 있어 수입된 곡물을 가공공장으로 장거리 이송하여 이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 과정에서 하역과 육상수송에 따른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는바 새롭게 건설되는 새만금 항에 곡물 비축 사이로를 건설하고 이 곡물 비축 사이로 근방에 각종 식품 가공공장 즉, 제분공장을 기본으로 면류, 과자류 등 제과공장, 당류제조, 착유공장, 사료공장을 집적화해 한 단지 내에서 원료 수납, 가공을 할 수 있는 종합식품 가공 콤비나트를 구상하고자 한다.

이렇게 한 단지 내에서 종합가공 처리하고 가공된 제품은 세계인구의 51%가 거주하고 있으며 앞으로 급격히 인구와 소득 증가가 예상되는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지역에 생산량의 80% 정도를 수출하는, 수출전용 단지로 자리매김할 것을 제안한다.

새만금 식품가공 콤비나트는 새로 조성되고 있는 새만금에 광활하고 비교적 저렴한 용지를 이용할 수가 있으며 새로 구축되는 5~10만 톤 배가 접안 할 수 있는 항만의 구축될 예정으로 어느 지역보다도 대형 곡물수송선의 접안이 가능하다.

아울러 인근에 군산 등 배후 도시가 있어 인력수급이 가능하고 아울러 농산물 생산단지를 끼고 있어 수입곡물과 국내 생산원료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최적지이다.

또한 새만금이 위치한 전라북도에는 농촌진흥청, 한국식품연구원 등 기존의 유수한 국가 연구기관이 자리 잡고 있으며 관련 학과가 있는 종합대학이 위치하고 있어 연구, 기술지원과 우수 기술인력 확보가 가능한 최적의 환경과 여건을 갖추고 있다.

아울러 구상하는 종합식품가공콤비나트에는 단지 내에 포장재 생산공장, 식품가공기계공장을 같이 구축하며 서로 연계, 필수 수요를 충당하게 구상한다.

또한 공장 운영 시 문제가 되는 폐수처리와 폐기물 관리를 공동으로 하여 원가 절감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구상돼야 한다.

세계 식품시장은 77조 시장으로 향후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계속 성장할 분야이다.

세계 식품시장은 타 산업, 즉 IT, 자동차, 철강 산업보다 월등히 큰 규모로 생명 산업이면서 지속 가능한 천연자원인 농축산물을 이용하므로 미래 이용 제한이 없다.

그러나 생산지의 편중에 따른 분배의 문제가 있어 식량자원이 충분하지 못한 국가는 부족한 곡물의 비축, 가공 이용은 필수다. 우리나라와 같이 절대 식량부족국은 중요한 국가사업으로 식량비축 및 가공이용산업을 집중 육성, 발전시켜야 할 당위성이 있다.

새만금에 비축된 식량을 이용한 종합 식품가공 콤비나트가 구축되면 식량비축사업의 활성화는 물론 복합가공이 연계되어 식량 및 가공식품생산의 거대단지 구축이 가능하다. 앞으로 가공식품과 원료곡물의 수요처인 중국과 일본의 필요에 따라 투자 자본을 유치하여 새만금 종합식품가공 콤비나트를 한·중·일 국제 종합가공센터로 확대‧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본 기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2022년 7~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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