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썰]농민 두 번 울리는 외눈박이 쌀값 보도
[팜썰]농민 두 번 울리는 외눈박이 쌀값 보도
  • 이은용 기자
  • 승인 2018.10.16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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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왜곡기사 도 지나쳐…수치가 모든 답 아냐
쌀값 '정상적인 가격'으로 회귀하는 과정일 뿐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올해 10월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4만8693원(20kg)이다. 이를 10kg으로 나눠보면 2만4346원이고 1kg으로 환산하면 2434원이다.

밥 한 공기를 100g으로 치면 쌀 1kg이면 열 공기가 나온다. 다시 말해 밥 한 공기는 243원에 불과한 것이다. 소비자들이 볼 때 절대로 비싼 가격이 아니다.

믹스 커피 한 개의 가격(가장 저렴한 브랜드 300원)과 비교해도 싸고, 껌 한통 가격과 비교해도 비슷하거나 저렴하다.

심지어 우리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라면 가격과 비교했을 시에도 100g당 가격은 저렴하다. 보통 컵라면 하나의 무게가 110g을 넘는데 가격은 1000원을 넘는 것을 보면 밥 한 공기 가격이 얼마나 저렴한지 간접 비교할 수 있다.

하지만 연일 일간지와 경제지, 방송에서는 쌀값이 폭등해 서민가계 경제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기사가 넘쳐나고 있다. 쌀이 물가상승에 원흉이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쌀값 상승에 대한 기사를 연일 도배하고 있다.

실제로 수치상을 보면 맞는 말이다. 지난해 9월 5일 산지쌀값은 20kg당 3만3024원이었는데 올해 지난 5일 기준 쌀값은 4만8693원인 것과 비교했을 경우 1년 만에 47.4% 급등한 것처럼 보인다.

맞다. 쌀값은 작년보다 오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쌀값이 터무니없이 오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쌀값은 20년 전 쌀값 수준으로 떨어져 쌀값이 바닥을 치고 있을 때 나온 수치다.

지난해 농민들은 지옥을 한 번 갔다 온 심정으로 한해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만약 여러분 월급이 20년 전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하면 여러분 심정은 어떨지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지난 20여 년간 다른 공산품이나 가공식품 물가는 올랐지만 쌀값은 변화 없이 우리 밥상을 지키고 있다. 올라봐야 18만원 내외(80kg)였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실질적으로 우리 밥상에서 쌀값만은 물가의 영향을 받지 않고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물가지수(신선식품)에서도 쌀이 차지하는 비중(5%내외)은 매우 낮아 물가에 영향을 주는데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통계상 수치도 있다.

왜냐면 쌀 20kg 한 포대를 살 경우 4인 가족의 경우 한 달 이상을 먹을 수 있는 양이기 때문에 가계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한 경제지에 오른 기사 내용이다. “몇 년 동안 쌀값이 낮았던 것도, 해마다 오르내리는 것도 알아요. 다만 1년 새 부담이 확 늘었는데 원인을 모른다는 게 화가 납니다.”

대형마트에서 10㎏짜리 쌀을 구입한 김 모 씨(65·여)는 연신 “너무 올랐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처럼 소비자 불만만 나열한 채 무작위로 쌀값 폭등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놓고 있는 일간지와 경제지, 방송.

국민들에게 정확하고 진실된 내용을 보도해야 할 이들이 지금 쌀값에 대해 너무 왜곡되고 악의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것은 농민들을 두 번 죽이는 일과 마찬가지다.

농민들은 정당한 대가를 받고 싶어 한다. 땀 흘린 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고 싶지만 쌀값이 올라 서민경제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식의 기사 때문에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할 농민들의 손이 부끄러워지고 있다.

지난해 쌀 생산자의 소득은 거의 반토막 났다. 정부에서 직불제로 보존해준다고 해도 실질 소득은 지난 20년 전보다도 떨어졌다. 그만큼 물가와 생산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쌀값이 정상적으로 형성되는 과정에서 이런 악의적이고 일방적인 시선으로만 쓴 기사들이 도배되면서 농민들은 정당한 대우를 받을 기회조차 잃어가고 있다.

‘일미칠혈’이라는 말이 있다. 쌀 한 톨에 농민의 피땀 7방울이 들어간다는 한자성어다. 농민들은 국민들에게 질 좋은 쌀을 공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 이상 쌀값을 단순히 숫자와 그래프로 비교해 보는 것보다 거기에 들어가 있는 농민의 땀방울과 매일 먹어야 하는 쌀의 소중한 가치가 반영돼야 한다.

지금의 쌀값은 결코 비싼 게 아니라 정상적인 가격으로 회귀하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