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사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푸르밀 사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 김재민
  • 승인 2022.10.20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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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원유가격, 재고 부담 아닌 '경영실패'가 원인
납유농가 낙농업 계속 하기 위해서는 타유업체 쿼터 매입외엔 방법 없어
아직도 운영되고 있는 푸르밀 공식 온라인 스토어
아직도 운영되고 있는 푸르밀 공식 온라인 스토어

 

범롯데그룹 계열 푸르밀이 경영상의 이유로 유가공사업 종료를 선언한 가운데 노동자와 납유농가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푸르밀 경영진이 유가공사업부문 직원 전체에 해고 통보를 하였고, 푸르밀과 전속거래를 하는 낙농가들도 하루아침에 납유처를 잃게 되었으니 계획대로 푸르밀이 사업을 종료하면 직원들은 새로운 직장을 알아봐야하고, 낙농가는 새로운 납유처를 알아봐야 한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 정재환 축산경영과장은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푸르밀과 유사한 사태가 영남우유의 폐업이었다”며 “영남우유 납유농가들은 다른 유업체의 쿼터를 매입해 계속 낙농업을 지속하고 있고 일부 농가가 폐업을 선택하였다”고 밝혔다.

쿼터 매입자금과 관련하여서는 푸르밀이 농가에 쿼터를 보상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답했다.

낙농진흥회 박순 전무도 영남유업 농가도 당시 낙농진흥회와 타 유업체 폐업 농가의 쿼터를 매입해 계속해서 낙농목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며 형평성 차원에서 푸르밀 농가도 쿼터를 매입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푸르밀이 납유농가의 피해를 최소화를 위해 쿼터에 대한 보상을 해줘야 하는데 우선 연말까지 집유는 계속하기로 한만큼 진행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푸르밀의 폐업과 관련하여서 높은 원유가격, 원가연동제 등이 유업체의 폐업을 부추겼다는 주장이 일부 일고 있다.

하지만, 유가공업체(조합 포함)가 가장 많이 폐업했을 때는 2000년도를 전후한 때로 원유가격도 200~300원/리터에 불과했던 때이다. 이후 폐업을 한 유업체는 영남우유에 이어 푸르밀 뿐이다.

국내 유업체의 원유매입가격은 동일하다. 대기업이라고 좀 더 싸게 구매하고, 협동조합이라고 비싸게 구매하지 않는다. 이 동일한 출발선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 경쟁을 하는 것이기에 유업체의 성장과 퇴보는 오롯이 회사를 경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누가 좀 더 원유를 싸게 구매해 그 힘으로 경쟁에서 승리했다면 모를까? 현 상황은 그렇지 않다.

우유가 남아서 문제라는 주장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낙농진흥회가 서비스하는 분유재고현황 그래프를 보면 2021년부터 분유재고가 급감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얼마나 원유가 모자라면 연말까지 무관세로 거의 국내 생산량에 버금가는 분유를 수입하도록 조치하였겠는가?

재고 때문에 기업이 어렵다는 말도 여기에 가져다 쓰기에는 합리적이지 않다.

푸르밀 사태의 책임은 노동자도 낙농가도 아닌 경영을 잘못한 이들의 책임일 뿐이다.

 

그림 : 낙농진흥회 누리집
그림 : 낙농진흥회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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