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소속 낙농가들 생존권 보장하라
푸르밀 소속 낙농가들 생존권 보장하라
  • 김지연 기자
  • 승인 2022.10.27 2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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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먹하고 답답한 현실에 아스팔트로 나서
기존 원유쿼터량 인수 및 피해보상 요구
푸르밀 측 묵묵부답, 낙농가들 다음투쟁 예고

[팜인사이트=김지연 기자] 푸르밀 소속 낙농가들이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해 차가운 아스팔트 거리 위로 나섰다.

푸르밀 소속 낙농가 60여명은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푸르밀 본사 앞에서 푸르밀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하고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푸르밀은 적자경영을 버티다 못해 LG생활건강에 매각을 시도했으나 이마저도 무산되자 11월 30일 부로 사업종료와 동시에 전 직원 정리해고를 통지했다.

이후 푸르밀은 지난 9월 말 소속 낙농가들에게 오는 12월 31일까지만 원유공급 계약을 유지하겠다는 내용을 통보했다.

이에 농가들은 이달 초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전북도와 임실군에 대책 마련을 위한 협조를 요청해왔다. 푸르밀에 대표 면담을 요청했으나 이에 대한 답변은 받지 못했다.

이로써 푸르밀과 전속 거래하는 낙농가들은 하루 아침에 납유처를 잃게 되었고 소속 낙농가들이 납유를 계속하기 위해선 다른 유업체가 푸르밀을 인수해 사업을 유지하거나 새로운 납유처를 찾아 쿼터를 구매해야 한다.

 

평생을 일궈 온 목장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이들은 집회를 벌일 수밖에 없었던 것.

이들은 △기존 원유쿼터량 인수 △계약해지에 따른 피해보상금 250억원 등을 요구했다.

이상옥 임실낙우회장 겸 푸르밀 직속농가 대표는 “부모님의 상을 치르는 날에도 자녀의 결혼식 날에도 착유로 하루를 시작해서 하루를 마감한 우리들에게 이럴수는 없다”며 “우리의 요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목숨을 걸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임실군 낙농가들은 푸르밀 측과 40년 동안 큰 말썽없이 거래를 이어가며 견고한 신뢰관계를 구축했다”며 “임실지역 푸르밀 납유농가가 보유한 쿼터량을 현 시가로 환산해 모두 더하면 120억원이 넘는데, 푸르밀은 이를 인수하고 계약해지에 따른 손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도 “과거 농가들은 푸르밀이 11%의 감산을 요구했을 때도 회사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손해를 감수하고 군말없이 따랐다”며 “묵묵히 고통을 분담해 온 소속 농가들에게 기업 경영 실패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는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날 낙농가 대표단은 요구사항이 담긴 문서를 전달하기 위해 푸르밀 본사에 항의 방문했지만 푸르밀 측은 그들의 항의를 듣기만 할 뿐 이렇다 할 답변은 듣지 못했다.

앞서 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는 오태환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임해 그에게 권한을 위임했다. 오 위원장은 낙농업과 거리가 먼 건설회사 출신이다.

 

이 회장은 “오 위원장은 낙농업계를 잘모르는 사람으로 대화 자체가 불가능한 사람이고 무능력한 오너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다음 상경투쟁을 위해서 논의를 이어가겠다”며 다음 투쟁을 예고했다.

항의방문 결과를 들은 낙농가들은 분노를 표출하면서 푸르밀 본사를 향해 준비해 온 우유를 던졌고 푸르밀 본사 현판 및 담벼락은 흰 우유로 뒤덮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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