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기간‧속도‧비용 획기적 단축...'유전체 분석 기술' 무엇이길래
개량기간‧속도‧비용 획기적 단축...'유전체 분석 기술' 무엇이길래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2.11.11 10:10
  • 호수 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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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 개량 선도하는 종개협의 유전체 분석 사업 '톺아보기'

[팜인사이트=옥미영 기자]

그동안 축산농가들은 개량을 통한 개체의 생산성을 높여 소득과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해왔다.

한우의 경우 수소 중심의 개량체계가 가속화된 가운데 농가들은 씨수소의 유전적 능력을 나타낸 육종가 등을 기준으로 정액을 선택하고 보완하며 농장의 개량을 진척시켜왔다.

하지만 그동안 진행해온 우량 종축 선발과 개량사업은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소요되면서 개량사업 속도 향상시키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축산선진국에선 그 대안으로 가축의 유전체 정보를 분류하고 해석‧평가하는 ‘유전체 분석 사업’을 개발하고 실용화하는 데 성공하며 가축개량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유전체 분석 사업은 국내에서도 정확성 등이 검증되면서 보증씨수소 선발에도 유전체 정보를 활용하기 시작한 가운데 최근엔 암소 사육 농가의 개량을 위한 선발과 도태를 위한 신기술로활용되며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선 한국종축개량협회(회장 이재윤)가 일찌감치 유전체 분석이라는 신기술과 잠재력에 주목하며 수년전부터 선진국과의 기술제휴 등 사업 활성화에 전사적인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종개협의 유전체 사업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시료 채취부터 DAN 분석과 평가까지 원스톱 시스템으로 진행하며 농가 단위의 가축개량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우량 종자 생산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유전체 분석 사업은 무엇이며 향후 기대효과 등을 종축개량협회의 사업을 통해 알아봤다.

유전체 분석 기술 사업이란...?

유전체 정보 분석 기술은 한마디로 이 소의 유전체가 어떠한 유전체를 가지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한우로 따지자면 등심단면적이나 도체중 등 대표적인 경제형질부문에서 유전력을 발휘하는 우량 유전체를 많이 가진 소인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 소인지를 판별해 내는 기술인 셈이다.

미국과 유럽 등 축산 선진국에선 2000년대부터 가축의 개량을 위해 경제성이 높은 유전체에 대해 집중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어떤 유전체가 도체중에 관여하는 유전체인지, 혹은 어떤 유전체가 등심단면적이나 등지방두께와 연관된 유전체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유전체 칩 개발에 성공했다.

종축개량협회가 주목한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가축의 유전체를 검사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유전체 칩을 선택해 유전체분석 사업에 돌입했다.

국제적 수준의 분석 및 평가 기술 갖춰

종개협의 유전체 분석사업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협회가 유전체 분석사업에 뛰어들기 이전에 이미 국내엔 유전체 칩과 관련해 독점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던 상황이어서 사업 추진은 더욱 어려움이 많았다.

협회는 결국 지난 2019년 독일 VIT 축산연구소에 구양모 부장(육종학 박사)을 2년간 파견해 독일과 공동으로 유전체 관련 ‘국제연구과제’를 수행하게 했고, 그 결과 국내에 반입되어 있던 유전체 칩이 아닌 다른 칩과도 호환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성공하게 됐다.

뿐만아니라 유전체 육종가 추정을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평가 그램의 모형을 적용하며 국제적 수준의 유전체 분석 기관으로서 역량을 갖췄다.

여기에 박사급 인력과 전문 데이터 관리자 등을 포함해 총 9명의 ‘유전육종사업부(부장 구양모)’까지 새롭게 꾸리며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서게 됐다.

송아지 유전력도 단숨에 평가

유전체 분석의 가장 큰 장점은 종모우 선발처럼 긴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개체의 유전력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한우의 모근이나 조직, 정액 등을 샘플로 활용해 DNA추출과 증폭 및 절단 작업을 통해 개체가 가진 유전능력을 평가하는 과정으로 진행되는데 여기에는 약 10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단순한 샘플’ 채취와 분석으로 개체의 형질별 유전능력을 파악하는 셈이다.

특히 종모우 선발의 경우 무려 7년이 넘는(후보씨수소 26개월, 보증씨수소 60개월)시간 동안의 당대 및 후대검정사업을 통해 후대에게 전달되는 육종가의 정확성이 70% 수준인데 반해 유전체 분석의 경우 이보다 5~6% 높을 정도로 신뢰도가 높다.

국내에서도 ‘유전체 분석과 선발 효과가 검증되면서 한우보증씨수소 선발에도 유전체 정보가 활용되기 시작한 가운데 종축개량협회는 유전체 분석 사업을 암소 농가에 적용하며, 농가 단위의 암소개량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오늘 태어난 송아지의 경우도 ‘유전력’을 추정할 수 있어 암소 사육농가의 선발과 도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형질별 유전 능력 예측이 가능해 형질별 성적 파악을 통한 맞춤형 계획교배와 정확성을 훨씬 높일 수 있다.

 

구양모 부장(앞쪽)이 유전육종사업부 직원과 SNP 유전체 정보 생성에 대해 얘기 나누고 있다.

1200만두 혈통 및 표현형 자료 기반 2만5천두 참조집단 확보...신뢰도 획기적으로 높여

유전체 분석 사업은 농협을 비롯해 국내 축산대학에서도 활발히 추진되는 가운데 종축개량협회 사업이 주목받고 있는 데는 1200만두에 달하는 혈통 및 표현형 자료를 기반으로 신뢰도를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소의 개체가 가진 DNA 정보에서 어떠한 형질의 유전체를 지녔는가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이 유전체 분석 사업의 핵심이라면 종개협의 경우 분석 및 평가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유전체 자료 1200만건을 기반으로 2만5천두의 참조집단을 확보했다.

유전체 자료를 모으는 것도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지역본부와 협력으로 출하예정인 개체에 대해 지속적인 샘플 채취와 분석, 여기에 혈통등록된 암소 가운데 우량 암소를 중심으로 이들의 후대축을 찾아 유전체를 분석해 모았다.

축산물품질평가원과 MOU를 통해 매월 전국의 도체성적을 피드백 받는 것은 물론 축평원이 친자확인검사를 위해 채취한 시료의 일부를 구매해 분석하면서 참조집단 규모를 넓혔다.

특히 일반 학계나 기관들이 도체 성적을 기본으로 참조집단을 구성한 것과 달리 종개협의 경우 키, 몸길이, 가슴너비 등 20개의 선형심사 형질과 그리고 번식 간격, 초산 월령의 번식 형질과 관련된 관련 유전체 발굴에 성공하면서 ‘선형심사’와 ‘번식성적’을 포함한 유전체 육종가를 제공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종축개량협회의 유전체 분석사업 기술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득민 한경대 교수는 “현재 종축개량협회가 제공하고 있는 유전체 육종가의 정확도는 종모우의 선발 정확도인 75%에 근접하고 있다”며 “수 십여년간 축적된 한우 혈통 빅데이터에 유전체 빅데이터를 융합한 종개협의 유전체 분석은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2022년 9~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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