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2023 마쯔사카우(松阪牛) 공진회를 가다
[현장 르포] 2023 마쯔사카우(松阪牛) 공진회를 가다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2.12.06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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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 직전 대회와 같은 2600만 엔(2억6천만원)에 낙찰
소비자와 함께하는 먹거리‧즐길거리‧체험거리로 ‘국민 공진회’ 자리매김
일본 내 경기 침체 영향... 전 대회 대비 전체 평균 경락 가격 7%↓

[팜인사이트=옥미영 기자]

일본의 ‘화우’와 ‘화우 브랜드’는 일소였던 한우를 명품 고깃소로 변화시키기 위한 ‘롤모델’이었다. 등심 내 지방 침착 등 마블링 지수를 중심으로 한 소도체 등급제도와 각종 정책, 그리고 개량사업은 일본의 화우산업에서 상당 부분 벤치마킹해 한우산업 현실에 맞게 추진되며 한우산업과 농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활용되어 왔다.

이 가운데 유명 화우 브랜드들은 세계시장으로 진출, 인정 받으며 한우산업에 또다른 도전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한국종축개량협회(회장 이재윤)는 한우능력평가대회 수상 농가와 구매자(중매인), 개량사업 추진 축협 조합장 및 관계자들로 연수단을 구성, 지난 11월 24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세계적인 육우 브랜드로 꼽히는 고베육의 품질관리와 유통, 수출 현황 등을 시찰하는 한편 마쯔사카우 공진회를 직접 참관했다.

제71회 마쯔사카우 공진회의 이모저모와 고베육 생산 및 유통 현황 등을 소개한다.

3년만에 열린 마쯔사카우 공진회

미에현(三重県)의 마쯔사카 시는 일본 열도 중앙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2018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 촬영지로 알려지며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또, 동쪽은 바다, 서쪽은 산간지대라는 특별한 자연환경과 아름다운 경관을 지녀 고즈넉한 관광지로 명성이 높다.

특히 마쯔사카는 세계적인 소고기 브랜드인 ‘마쯔사카 비프’의 산지로 이름이 높다.

고베 비프, 오미(오미우시) 비프와 함께 일본의 3대 와규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히는 ‘마쯔사카우(松阪牛)’의 일흔 한 번째(71회) 공진회가 지난 11월 29일 미에현(三重県)의 마쯔사카 농업공원 벨 팜(松坂農業公園)에서 열렸다.

 

일본 미에현의 마쯔사카 시(빨간점)는 일본 열도 중앙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동부는 바다와 맞닿아 있고, 서부는 산간지대로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자랑한다.
일본 미에현의 마쯔사카 시(빨간점)는 일본 열도의 중앙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동부는 바다와 맞닿아 있고, 서부는 산간지대로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자랑한다.

마쯔사카우 공진회는 코로나 19로 대회가 중단되었다가, 3년 만에 최고의 ‘마쯔사카 여왕’을 결정하게 됐다.

이번 대회 우수상(최고상)은 미에현 오키쵸(大紀町)의 비육농가가 출하한 ‘코코노3’이 선정됐다. 이어 열린 경매행사에서 이 소는 2019년과 우수상 수상축과 같은 2600만 엔(2600만 원)에 낙찰됐다.

‘코코노3’은 2019년 3월 18일생으로 비육 기간은 1080일, 체중은 667kg이었다.

이재윤 한국종축개량협회장은 “우수상 수상 축은 최상선이 일자인 데다 등판이 넓게 벌어져 있는 등 전체적인 균형감이 좋다. 또 피모의 밀생도가 높고 부드러우며, 흉수부에도 지방 덩어리가 눈에 띌 만큼 두드러져, 근내지방 역시 촘촘하게 침착 되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평했다.

우수상 수상축은 출하 농가에서 약 한 달간의 추가 비육을 거쳐 연말에 시중에 유통되는 데, 도축 후 품질은 생시 때 대회에서 받은 점수와 거의 어긋남이 없다는 게 공진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올해 한우능력평가대회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태호 씨는 “너른 등판과 다부진 체격은 한눈에 봐도 한우에 비해 비육기간이 길어 보인다. 더 이상 단 한 톨의 살을 찌울 수 없을 정도로 꽉 찬 느낌”이라고 평했다.

마쯔사카우(松阪牛)는...?

마쯔사카우는 흑모와종(黑毛和種)의 미경산 암소 브랜드이다.

외부에서 생산된 송아지는 생후 12개월령까지 미에현 ‘마쯔사카우 생산구역(22개 시정촌(市町村))’에 반입해 사육되며, 이후의 이동 역시 생산구역 이내로 제한된다.

생산구역 대부분은 마쯔사카 시가 중심을 이룬다.

‘마쯔사카우 생산구역’에서의 비육 기간이 최장이어야 하며 출하 직전 최종 지역이어야 한다.또한 ‘마쓰사카우 개체식별관리시스템’에 등록되어 관리된다.

이상의 조건을 모두 충족해 출하하는 소에 대해서만 ‘마쯔사카 소고기’로 인정된다.

마쯔사카 소고기 가운데서도 ‘특산 마쯔사카 소고기(特産松阪牛)’는 별도로 생산‧관리된다.

흑모와종 암송아지 가운데서도 최고 품질로 평가받는 효고현의 타지마(但馬) 송아지만을 마쯔사카우 생산구역으로 반입, 900일 이상 장기 비육한다.

월령으로 따지자면 무려 38개월령에 달한다.

이처럼 특화된 방식으로 생산된 마쯔사카 소에 한해 ‘특산 마쯔사카우’가 붙여진다.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한 ‘특산 마쯔사카우’는 전체 마쯔사카우의 5%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다. 희소성이 높은 ‘특산 마쯔사카우’는 일본 내에서도 ‘마쯔사카우 중의 마쯔사카우’, ‘마쯔사카우 스폐셜 그레이드’로 분류되고 있다.

 

올해 대회 최고의 마쯔사카우에 선정된 ‘코코로3(왼쪽)’과 마쯔사카우의 지리적 표시 등록증.
올해 대회 최고의 마쯔사카우에 선정된 ‘코코로3(왼쪽)’과 마쯔사카우의 지리적 표시 등록증.

특산 마쯔사카우 ‘지리적 표시 등록’

‘특산 마쯔사카우(特産松阪牛)’는 2017년 3월 국가의 특정 농산물로 지리적 표시에 등록됐다.

농림수산성은 “장기 비육을 통한 육질 탐구를 발 빠르게 특화하고 방법을 확립했다”고 인정했다.

‘특산 마쯔사카우(特産松阪牛)’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을 정도의 촘촘한 미세마블링이 특징이다. 마블링의 섬세함은 칼이나 가위가 아닌 젓가락으로 끊어질 정도로 극강의 부드러운 육질을 지니고 있다. 상온에서 녹을 정도로 지방 융점이 낮고, 입에 넣었을 때 녹는듯한 식감과 질감은 소고기 육질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마쯔사카우 공진회’는 특산 마쯔사카우만 출품이 가능하며, 도체가 아닌 생축을 심사한다.

매년 10월 하순 예선 대회가 열리며, 예선을 통과한 50마리가 11월 네 번째 주 일요일 본대회에 출장, 그해 최고의 마쯔사카우를 선발하게 된다.

본 대회에 연이어 열리는 경매행사는 우수상 1등 낙찰가격이 화제의 대상이다.

2002년에 열렸던 53회 대회 낙찰가는 무려 5,000만 엔(약 5억 원)을 기록했다.

 

마쯔사카 공진회 심사위원과 우수상 출품농가의 모습.
마쯔사카 공진회 심사위원과 우수상 출품농가의 모습.

마쯔사카우(松阪牛)의 ‘눈물’

올해 공진회 우수상은 화우 및 소고기 전문유통회사인 ‘아사히야(朝日屋)’에서 구매했다.

마쯔사카우 공진회에서 늘 우수상 수상 소를 높은 가격에 구매하는 아사히야 측은 이번 대회에서도 우수상을 비롯해 본선대회 출품축들의 3분의 2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야 측은 화우 생산 농가들의 노력으로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던 만큼 농가들의 노력에 보답하고, 고품질 마쯔사카 소고기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매 대회 높은 가격에 소를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쯔사카 시내에 위치한 아사히야의 본점 매장은 이른아침 개점 시간부터 소고기를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들이 대기 줄을 길에 늘어 설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아사히야 본점의 내부 판매장 모습. 특산 마쯔사카우의 경우 100g당 가격이 5천엔에 판매되고 있다.
아사히야 본점의 내부 판매장 모습. 특산 마쯔사카우의 경우 100g당 가격이 5천엔에 판매되고 있다.
화우 전문 유통회사 아사히야의 본점 판매장에 개점시간부터 줄이 길게 늘어져 있는 모습.
마쯔사카시에 위치한 화우 및 쇠고기 전문 유통회사인 '아사히야'의 본점 판매장에 개점시간부터 줄이 길게 늘어져 있는 모습.
마쯔사카우 공진회 최고 낙찰가격(만엔), 자료:한우협회 정책연구소
마쯔사카우 공진회 최고 낙찰가격 추이(단위: 만엔), 자료:한우협회 정책연구소

한편, 이번 마쯔사카 공진회 최고가는 지난 대회와 같은 수준이지만, 평균 낙찰가는 전회를 7% 밑도는 295만엔(약 2,900만원)에 거래됐다.

출품된 50마리의 경매 시작 단가는 150만 엔이었는데, 가격이 더 이상 오르지 않고 최저가격으로 낙찰된 사례도 있었다. 이는 지난 대회까지는 볼 수 없었던 것으로 코로나19 등 일본의 경기 침체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일부 언론에선 ‘마쯔사카우의 눈물’이라는 타이틀로 우크라이나 사태와 엔화 약세로 사료 가격은 크게 상승한 가운데 경매가격이 하락해 농가의 경영 상황이 불안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생산자-소비자가 함께하는 최대의 화우축제

마쯔사카우 공진회는 1949년 처음 시작된 일본 내 최고(最古), 최대(最大)의 화우 품평회 로 꼽힌다.

특히 50여 마리의 생축이 본전에 출전해 최고의 소를 가리는 본 대회에는 출품축 농가와 관계자는 물론 소비자들이 어우러져 마쯔사카 소고기의 우수성을 알리고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공진회가 열린 마쯔사카농업공원 벨 팜(松坂農業公園)에서 마쯔사카 소고기 숯불구이를 즐기고 있는 방문객들.
공진회가 열린 마쯔사카농업공원 벨 팜(松坂農業公園)에서 마쯔사카 소고기 숯불구이를 즐기고 있는 방문객들.

공진회 개최장소인 마쯔사카농업공원 벨 팜(松坂農業公園)은 공진회를 더욱 인상깊게 만든다.

대형 버스와 차량 수백여대의 동시 주차가 가능한 데다, 마쯔사카 소고기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여기에 지역에서 재배한 과일과 채소를 이용해 제공하는 카페, 사계절 내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실내정원과 드넓은 야외 무대까지 갖춘 마쯔사카의 명소다.

공진회 당일 야외 공원에는 수백여 개에 달하는 먹거리와 볼거리, 체험형 부스가 설치됐다.

이 가운데는 마쯔사카 소고기와 곱창, 대창을 현장에서 구매해 야외 풀밭 마당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구워 먹는 넓은 공간부터 철판에서 직접 구운(요리된) 마쯔사카 소고기를 판매하는 부스, 소 모양의 틀에 밀가루 반죽과 팥 소, 마쯔사카 다짐육 등을 넣어 만든 즉석빵(우리의 붕어빵)와 야키(만두) 등 마쯔사카 소고기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며 참관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가죽의 질이 부드럽고 흠이 없는 것으로 이름난 마쓰자카우의 소가죽을 활용한 지갑과 명함첩 전시 등도 이색적인 모습이었다. 이밖에 바다가 가까운 마쓰사카시의 특성상 각종 해산물을 직접 굽거나 조리해 판매하거나, 행사장을 찾은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는 각종 오락 및 체육 시설 등이 함께 마련되어 있는 등 다양한 체험거리도 눈여겨 볼만 했다.

 

마쯔사카 모양의 빵(야키) 틀. 마쯔사카 소고기를 갈아넣은 만두도 함께 판매한다.
마쯔사카 모양의 빵(야키) 틀. 마쯔사카 소고기를 갈아넣은 만두도 함께 판매한다.
마쯔사카우의 가죽으로 만든 지갑과 명함지갑들.
마쯔사카우의 가죽으로 만든 지갑과 명함지갑들. 

공진회가 열리는 돔 부스 바로 옆에는 마쓰자카우의 역사와 생산 과정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사진 자료와 먹이(사료), 소를 사육하는데 쓰이는 각종 소품들을 전시하며 이해를 도왔다.

마쯔사카 공진회를 참관한 이정익 농협 음성축산물공판장 중매인(과연미트 대표)은 “생산 농가와 관계자, 소비자들과 함께 어우러진 축제의 장으로 치러진다는 게 놀랍고 부러웠다”면서 “현재 최고의 한우는 화우와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한우의 품질 수준이 높아진 만큼, 한우 또한 소비자와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 마련된다면 ‘아사히야(朝日屋)’ 이상으로 높은 가격에 한우를 구매할 의지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마쯔사카 공진회가 열린 마쯔사카농업공원 벨 팜(松坂農業公園)의 로컬푸드 직매장 마당에 세워진 마쯔사카우 동상. 마쯔사카우는 마쯔사카와 이곳 시민들의 긍지로 보여진다.
마쯔사카 공진회가 열린 마쯔사카농업공원 벨 팜(松坂農業公園)의 로컬푸드 직매장 마당에 세워진 마쯔사카우 동상. 마쯔사카우는 마쯔사카 시민들의 긍지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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