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고의 화우 브랜드 ‘고베 비프’는 어떻게 생산되는가
日 최고의 화우 브랜드 ‘고베 비프’는 어떻게 생산되는가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2.12.19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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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고현에서 나고 자란 타지마규(但馬牛) 중 엄격한 기준 통과해야
고베육유통추진협의회서 철저한 품질 관리…인증 판매점서만 판매
고베비프(사진 출처: 고베비프 공식 홈페이지).
고베비프(사진 출처: 고베비프 공식 홈페이지).

[팜인사이트=옥미영 기자]

한국종축개량협회 화우산업시찰단은 11월 27일 제71회 마쯔사카 공진회 관람회 앞서 마쯔사카와 함께 일본 최고의 화우브랜드로 꼽히는 ‘고베비프’의 생산 및 유통관리 현황을 듣기 위해 고베육유통추진협의회를 찾아 세미나를 가졌다.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부하는 고베비프는 어떻게 생산‧관리되는지 살펴본다.

고베규가 되는 타지마우(但馬牛)

고베규는 일본 효고현에서 생산되는 화우 브랜드이다.

오래전부터 우량 송아지 생산 명지로 알려진 효고현 ‘타지마’ 지방에서 생산된 타지마우(但馬牛)’를 밑소로 일정 기준에 합격한 쇠고기에 ‘고베비프’가 붙여진다.

타지마규 가운데 높은 등급(품질)의 쇠고기는 고베비프가 되고, 이보다 조금 낮은 등급의 쇠고기는 타지마규가 되는 셈이다.

그렇다고 타지마규의 품질이 낮은 것은 아니다. 고베비프의 명성이 워낙 높아 덜 알려져있을 뿐, 고베육유통추진협의회에선 타지마규와 고베규 모두에 대한 인증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내 효고현(왼쪽)과 효고현내 타지마와 고베시 지도(오른쪽)
일본내 효고현(왼쪽)과 효고현내 타지마와 고베시 지도(오른쪽)

고베육유통추진협의회에 따르면 타지마규는 28개월령부터 60개월령 이하의 암소 및 거세소로 육량등급이 A, B등급, 육질등급 2등급 이상인 소에 한해 타지마규, 타지마비프라 부를 수 있다.

고베비프는 효고현에서 태어난 타지마우를 밑소로 ▲송아지를 낳지 않은 미경산 암소 또는 거세우 ▲육량등급 A 또는 B등급 ▲육질등급 4이상(BMS No.6이상)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지육 중량 제한도 있다. 미경산 암소의 경우 270kg 이상, 499.9kg 이하로 하고, 거세우의 경우 300kg 이상에서 499.9kg이하로 한다.

타지마규와 고베규 모두 지정 생산 농가에서의 송아지 생산과 비육은 물론 지정 식육센터에서 도축해야 한다.

현재 타지마규 중 고베비프의 인증 비율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타지마규 중 고베규의 인증 비율은 2014년 65.3% 수준이었던 것이 올해 7월말 현재 92.2%에 달한다.

고베육유통추진협의회는 타지마규, 고베규 모두에 대해 지리적 표시 등록을 마치고 특별 관리하고 있다.

이토 히로부미가 사랑한 쇠고기, 고베비프

고베비프가 세계적인 쇠고기로 자리매김 하게 된 건 밑소로 활용되는 타지마우(但馬牛)의 우수성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타지마우는 제주흑우와 같은 흑모(黑毛)종으로 순수혈통을 역대에 걸쳐 교배하며 우량 밑소를 생산해 왔다.

고베육유통추진협의회 관계자는 “타지마규의 조상은 한우”라면서 “한국에서 건너온 소가 이곳의 기후와 생산방식에 맞게 개량되어 타지마규가 되었다”고 말했다.

타지마우가 생산되는 타지마(但馬) 지방은 효고현 북쪽에 위치해 일본해를 마주하고 있는 산악지역으로 사계절 일교차가 뚜렷하고 미네랄이 다량 함유된 수질의 특성으로 최고급 쇠고기를 생산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고베비프는 일본 역사와도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어 흥미롭다.

1868년 고베는 국제항으로 개항되며 많은 외국인과 외국문물을 들여오게 됐는데, 당시 일본은 고기를 먹는 문화가 거의 없었던 상황에서 농사용으로 사육되던 타지마규를 먹은 한 영국인이 맛을 극찬하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고베항에 입항하는 외국인들과 선박들이 타지마규의 공급을 요청하면서 ‘고베비프’로 불리게 되었다.

고베 항이 대외 무역에 개방된 그해는 이토 히로부미가 초대 효고 현 지사로 임명된 때 였다. 이토 히로부미는 영국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었고 이러한 영향으로 국제적 마인드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때문에 고베에서 외국인들이 정착촌을 조성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전해진다.

이토 히로부미도 고베 쇠고기 맛을 즐겼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자료: www.kobe-niku.jp).

 

개항 당시였던 메이지시대(1868년~1912년)의 고베시 풍경(사진: 고베 시립 박물관)
개항 당시 메이지시대(1868년~1912년)의 고베시 풍경, 일본의 개방화로 타지마규가 외국인 등 외부에 공개되고 알려지기 시작했다(사진 출처: 고베시립박물관). 

1400호 농가 1년에 6천여두 고베비프 생산

현재 효고현내 타지마규 및 고베비프를 산하는 지정 농가는 약 1400호 수준이다.

2022년 7월말 현재 번식 농가는 1031호, 비육농가는 총 357호다.

번식가능한 어미소는 1만6천여두 수준으로 올 상반기 기준 고베 비프 인증 및 판매두수는 6,298두로 많지 않은 숫자다. 철저하고 까다로운 기준을 거쳐 소수만 생산‧공급된다. 

지정 번식농가가 생산한 타지마우는 타지마우 우시장에서 지정 비육농가에게 판매되어 사육된다. 이후 효고현내 6곳의 지정 도매시장에서 도축 및 등급판정과 경매과정을 거쳐 지정 도소매점과 및 지정 레스토랑, 판매점으로 공급된다.

현재 고베육유통추진협의회에는 생산자단체와 가축시장은 물론 효고현식육사업협동조합과 연합회 등 생산부터 유통에 이르는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고베육유통추진협의회는 홈페이지(www.kobe-niku.jp)를 통해 전국의 고베 비프 공식 판매점 및 레스토랑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판매점 및 레스토랑은 협회 회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지정 등록증’과 '동상'을 매장 앞에 전시해야 한다.

 

고베육유통추진협의회가 발급하는 고베육인증서(왼쪽)과 동상. 협회의 모든 도매점, 소매점, 음식점은 지정 등록증과 동상을 매장 앞에 전시해야 한다.
고베육유통추진협의회가 발급하는 고베육인증서(왼쪽)과 동상. 협회의 모든 도매점, 소매점, 음식점은 지정 등록증과 동상을 매장 앞에 전시해야 한다.

현재 고베비프 판매는 대부분 오프라인을 통해 이뤄진다.

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온라인에서의 판매 비중은 전체 매출 및 판매량을 기준해 올 하반기 기준 20% 수준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판매 비중이 상승했다는 게 협의회 관계자의 설명인데, 온라인 판매비중이 급속도로 성장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 및 한우 유통시장 현황과는 다른 모습이다.  

고베육은 백화점 등 고급판매점에서 일반 흑모화종 화우에 비해 3~4배 비싸게 팔리지만, 소비자들의 높은 신뢰 속에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고베비프 지정 판매점 및 레스토랑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시장 개척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2021년 7월 말 현재 타지마규와 고베비프 수출은 홍콩과 마카오를 비롯해 미국과 EU 등 세계 23개 국가 및 지역에 431,524kg을 수출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2019년을 기점으로 수출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베시에 소재한 제이마루 백화점의 판매장 모습. 맨 윗칸 국화문양이 찍힌 고베비프 등심의 경우 100g당 5400엔(5만4천원)에 판매된다. 일반 화우에 비해 3.8배 비싸다.
고베시에 소재한 제이마루 백화점의 판매장 모습. 맨 윗칸 국화문양이 찍힌 고베비프 등심의 경우 100g당 5400엔(5만4천원)에 판매된다. 일반 화우에 비해 3.8배 비싸다.

단가불포화지방산(MUFA) 함량 64% 목표

효고현은 고품질 화우고기 생산을 위한 개량 목표를 설정한 가운데 지육중량은 2023년 450kg으로 지방교잡(BMS No) 7.05에서 8.0으로 상향 조정했다.

출하월령 목표는 31.3개월이지만, 최소 출하월령(28개월령)도 설정되어 있다.

타지마규가 만숙종인 만큼 그 이하 월령에 출하한 소는 고베비프 맛을 제대로 구현할 수 없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라고 협의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이할 만한 점은 맛지표를 신설했다는 점이다.

효고현은 쇠고기에 대한 맛 시험 결과 등심내 불포화지방산 비율이 60% 수준이었을 때 가장 평가가 높다고 분석하고, 2018년 61.5% 수준이었던 올레인산 등의 단가불포화지방산(monounsaturated fatty acid, MUFA)를 64% 수준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한편, 고베육유통추진협의회는 2019년 3월 24일 고베비프 공식 홍보관인 ‘고베비프 갤러리’를 개관했다.

고베비프 갤러리는 고베역 중심가이며, 지하철 신고베역과 연결되어 있는 아나크라운 호텔 3층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매우 높은 곳은것이 특징이다.

갤러리에는 고베비프의 역사와 각종 정보, 전시 코너 운영은 물론 고베비프를 직접 즐길 수 있는 시식체험관은 물론 레스토랑과 각종 굿즈(기념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고베비프를 홍보하는 전문 기념관, '고베 갤러리'가 지난 2019년 3월 24일 고베 중심 시가지 아나크라운 프라자호텔 3층에 개관했다. 지하철 신고베역과 연결된 이곳은 일반인은 물론 외국인들의 방문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베비프의 역사는 물론 각종 전시와 시식 공간, 굿즈 판매 및 레스토랑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사진: 고베육유통추진협의회).
고베비프를 홍보하는 전문 기념관, '고베 갤러리'가 지난 2019년 3월 24일 고베 중심 시가지 아나크라운 프라자호텔 3층에 개관했다. 지하철 신고베역과 연결된 이곳은 일반인은 물론 외국인들의 방문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베비프의 역사는 물론 각종 전시와 시식 공간, 굿즈 판매 및 레스토랑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사진: 고베육유통추진협의회 제공).

 

※고베육유통추진협의회는...?

1983년 설립, 고베비프에 대한 규정(지육규격 상이상 등)을 제정했다. 비육농가를 지정하는 한편, 규격기준 이상의 소에 한해 증명서 발급을 시작했다. 고베육 전문 판매점과 레스토랑에 전시하는 ‘동상’을 제작했다.

2001년 2월 국화(노지쿠마크) 모양으로 상표등록 했다. 같은 해 7월 BMS No.6이상을 비롯해 지육중량 상한을 설정하는 등 고베규의 정의를 재개정했다.

2007년 타지마규와 고베규에 대한 지리적 상표등록을 마쳤다.

2008년 4월 처음으로 맛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2009년 4월 타지마우 번식 생산자에 대한 지정 등록을 시작하고, 타지마우 혈통증명시스템을 가동했다. ‘단가불포화지방산(MUFA)’ 값에 따른 맛 평가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해외상표등록을 개시했다.

2012년 2월 마카오를 필두로 해외 첫 수출을 시작했다(현재 37개 국가에 368개의 해외 지점 등록점 운영)

2015년 12월 타지마규와 고베규에 대해 지리적 표시 보호제도를 등록했다.

2018년 10월 지육중량 범위를 미경산우의 경우 270~499kg 이하, 거세우의 경우 300~499.9kg 이하로 재설정했다.

2019년 해외 고베비프 관리 및 수요확대 운영위원회를 설치했다.

명예회장은 효고현 지사이며, 사무국은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 효고현 본부 축산국내에 있다.

한국종축개량협회 화우산업 연수단 일행이 고베육유통추진협의회 관계자로부터 생산 및 유통현황 등의 설명을 듣고 있다.
한국종축개량협회와 한우능력평가대회 임원, 한우업계 관계자들로 구성된 화우산업 연수단 일행이 고베육유통추진협의회 관계자로부터 생산 및 유통현황 등의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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