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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100호, 양력 : 11월 9일, 음력 : 10월 2일
[561년 전 오늘 - 축산 소식84] 조선시대 좋은 말(良馬)을 사양관리하기 위한 10가지 요령
2018. 11. 09 by 남인식 편집위원

[팜인사이트= 남인식 편집위원] 조선시대 좋은 말(良馬)을 확보하기 위해 제정한 목양법(牧養法)을 양마(養馬)라 하였습니다. 양마를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인 규정들은 성종(成宗)대에 시행된 경국대전(經國大典) 구목(廐牧) 조(條)에 자세히 규정되어 있습니다만 정종(定宗) 대에 권중화(權仲和) 등이 편찬한 집성마의방(集成馬醫方), 명종(明宗) 대에 어숙권(魚叔權)이 엮은 고사촬요(攷事撮要), 인조(仁祖) 대에 이서(李曙)가 편찬한 마경(馬經) 및 마경언해(馬經諺解)등이 발간 보급되었습니다.

그 중에 어숙권이 지은 ‘고사촬요’에서는 좋은 말을 알아보는 방법과 말 치료법 등을 수록하였는데 10가지 양마 요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말을 기를 때 겨울에는 마구간을 따뜻하게 하고, 여름에는 우리를 서늘하게 한다. ②머리가 수평이 되도록 고삐를 매되, 서로 널찍하게 떼어 놓는다. ③구유는 청결하게 하고 새 풀을 선택한다. ④좁쌀 콩은 키질을 하되, 만약 삶게 되면 물에 담가 식게 내버려 두었다가 먹여야 한다. ⑤물은 때를 지켜 반드시 새 물을 먹이되, 밤에는 먹이지 않는다. ⑥겨울에는 물을 준 뒤 끌고 나다녀야 말이 상하지 않는다. ⑦언 재료, 언 풀, 모래, 자갈, 재, 흙, 거미줄 또는 모발 같은 것이 섞인 것을 먹이면 곧 여위어 병이 난다.

⑧혹 소금물을 먹이되 많이 주어서는 안 된다. 많으면 허리나 배 부위를 상하여 혹 신장이 냉하게 되고, 신장이 냉하면 새끼를 잃는다. 날마다 똥오줌을 살피되, 오줌이 맑고 똥이 눅으면 병이 없다. ⑨먹이에는 세 가지 꼴이 있으니, 첫째는 좋은 꼴, 둘째는 중간 꼴, 셋째는 나쁜 꼴이다. 좋은 꼴은 배고플 때 주는 것이고 나쁜 꼴은 배부를 때 주는 것이니, 좋은 꼴을 잘 먹여 항시 배부르게 하면 살찌지 않는 것이 없다. 풀을 거칠게 썰면 비록 곡식을 섞어 주어도 살찌지 않고, 가늘게 썰어 마디가 없게 걸러 내어 먹이면 살찌지 않는 말이 없다. ⑩물을 주는 데도 세 때가 있으니, 아침에는 조금 마시게 하고, 낮에는 물이 가슴까지 차게 하고, 저녁에는 극히 적게 준다.

561년전 오늘의 실록에는 여러 지역(諸道)에 있는 목장(牧場)들을 4-5년이나 혹은 2-3년을 서로 묵혀가며 풀이 무성하기를 기다려서 다시 방사(放飼)하여 말을 기르도록 논의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세조실록 9권, 세조 3년 10월 2일 임진 기사 1457년 명 천순(天順) 1년

사복시 제조의 건의로 홍주 대산곶이 등의 말은 다른 곳에 방사하고 진황토록 하다

사복시 제조가 이뢰기를,

"제도(諸道) 목장(牧場)에 말이 떼를 지어 다니며 여러 해 동안을 밟고 짓이겨서, 이로 인해 잡초가 무성하지 않고, 번식해 낳은 아마(兒馬)까지도 또한 지극히 잔열(孱劣)합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일찍이 법을 세워 이르기를, ‘무릇 목장은 혹은 4, 5년, 혹은 2, 3년을 서로 묵혀가며 풀이 무성하기를 기다려서 다시 방사(放飼)한다.’고 하였는데, 근년 이래 중지되고 이를 거행하지 않아서, 폐단이 다시 전과 같습니다. 홍주(洪州) 대산곶이[大山串], 순천(順天) 백야곶이[白也串], 진도(珍島) 일소(一所), 해주 연평도(延坪島), 진주 흥선도(興善島) 등의 목장의 말은, 후년의 점마(點馬)할 때, 모조리 몰아내어 다른 곳에 나누어 방사하도록 하고, 수년을 한하여 진황(陳荒)하며 채취를 금하고, 만약 법을 어기고 함부로 경작하는 자가 있으면, 아울러 수령(守令)도 죄주게 하소서."

하였다. 사복시 제조(司僕寺提調)가 또 아뢰기를,

"충청도 서산(瑞山) 안면곶이[安眠串] 목장은, 물과 풀이 다같이 풍족하기 때문에, 양마(良馬)만을 가려서 방목하고, 또 조선(造船)의 재목이 모두 여기에서 나오는데, 염부(鹽夫)와 한잡인(閑雜人)이 들어가 거처하며, 나머지 소나무를 베어내고, 또 사가(私家)의 가축을 놓아서 관마(官馬)와 더불어 섞여 있습니다. 청컨대 안면곶이에 거주하는 백성을 조사 색출하여, 이를 태안(泰安) 독진곶이[禿津串]로 옮기게 하고, 독진곶이에 놓아 기르던 말은, 안면곶이와 기타 물과 풀이 함께 풍족한 목장으로 옮겨 방목하게 하소서."

하니, 모두 그대로 따랐다.

【태백산사고본】 4책 9권 1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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