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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55호, 양력 : 1월 29일, 음력 : 12월 24일
[581년 전 오늘 - 축산 소식139] 제향에 쓰는 소(牛), 양(羊)은 고기 외에 창자, 위, 허파를 제물로 올렸다
2019. 01. 29 by 남인식 편집위원

[팜인사이트= 남인식 편집위원] 조선시대 국가에서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할 희생(犧牲)을 도살하면 다양한 부위를 여러 제기(祭器)에 담아 진설(陳設)하였는데, 특히 소, 양, 돼지 등 희생의 고기를 올릴 때는 도마처럼 생긴 나무그릇인 조(俎)를 사용 하였으며,

날고기를 올리는 경우와 익힌 고기를 올리는 경우 모두 이 조를 사용하였고, 초기에는 제사 때 생육(牲肉)을 갑(匣)에 담는 예와 제물로 생수(牲首)를 올리는 예가 있어 상자처럼 생긴 생육갑(牲肉匣)을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세종(世宗) 대 종묘(宗廟)에 있는 사당인 영녕전(永寧殿)에서 섭행(攝行)된 춘향(春享)의 기록에 따르면, 소고기(牛腥)와 양고기(羊腥)는 모두 생고기로 각각 양쪽 허파와 양쪽 어깨, 양쪽 갈비에다가 등심 등 7개 부위(七體)를 아울러 쓰되, 허파는 양쪽 끝에 놓고 어깨와 갈비는 그 다음에 놓고 등심은 한가운데 놓아 각기 다른 조에 담아, 대나무로 굽이 높게 만들어 과일을 담는데 쓰는 변(籩) 앞에 놓는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또한 돼지고기(豕腥)도 7개 부위를 우성이나 양성과 같이 하여 조에 담아, 국 따위를 담는데 쓰이는 굽이 높은 나무로 된 제기인 두(豆) 앞에 놓았으며, 또 다른 3개의 조에는 하나는 소고기로써 익힌 내장 위(胃)와 폐(肺)를 담고, 하나는 양고기로써 익힌 내장 위와 폐를 담고, 하나는 돼지고기로써 익힌 고기를 담는데, 돼지고기를 앞에 놓고, 쇠고기와 양고기는 그 다음에 놓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외에도 제사의 종류에 따라 임금이 직접 제사를 드리는 친제(親祭)인 대사(大祀))인 경우에 희생을 도살하였음을 보여주는 핏덩이(血)와 희생이 순색의 온전한 것임을 나타내는 털(毛)을 쟁반 모양의 제기인 모혈반(毛血盤)에 담아 올렸으며, 구운 간인 간료(肝膋)와 창자 사이에 끼인 기름인 율료(膟膋)는 간을 하지 않은 국을 담는 제기인 등(㽅)에 담아서 사용하였습니다.

581년전 오늘의 실록에는 종묘(宗廟) 등의 제향에 메, 국, 떡, 흰떡 등은 미리 진설하지 말게 하되, 소, 양의 창자, 위, 허파와 돼지고기는 익혀서 올리고, 종묘에는 날 것으로 희생(犧牲)을 올리므로 미리 준비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세종실록 83권, 세종 20년 12월 24일 갑술 기사 1438년 명 정통(正統) 3년

첨지중추원사 박연이 모든 제향에 제물을 미리 진설하지 말고 임시에 진설하기를 상언하다

첨지중추원사 박연(朴堧)이 상언하기를,

"금년 납향(臘享)부터 모든 제향에 전(奠)·찬(饌)·메(飯)·국·떡·흰떡(餌) 등속을 미리 진설하지 말게 하고, 문소전(文昭殿)의 예에 의거하여 임시에 진설하게 하되, 경점(更點)에 의거하여 그 시간을 한정하고 장찬(掌饌)을 세워서 그 임무를 맡게 하고, 기장·피·벼·수수[梁]·국·떡 등의 물건들을 모름지기 극히 뜨거운 것으로써 때를 맞추게 하여서, 향내가 바야흐로 오르게 한 뒤에 제사를 행하기를 청하옵니다."

하니, 예조에 내려서 의정부와 더불어 같이 의논하게 하매, 영의정 황희 등이 의논하기를,

"본조에서는 송(宋)나라 때의 제향하는 의식에 의거하옵는데, 전(前) 5각(刻)에 종묘령(宗廟令)과 전사관(典祀官)이 그 소속 관원을 거느리고 들어가서 찬구(饌具)를 담는 것이 축전(丑前) 1각이옵고, 행사(行事)하는 것은 4경(更) 1점(點)이온데, 그 사이에 시각이 매우 촉박하여 메·국·떡·흰떡을 만약 임시하여 진설하면 시간에 못미쳐서 실례하기에 이를까 두렵사오며, 더군다나 소·양의 창자·위·허파와 돼지고기를 임시하여 익혀서 올리고, 또 종묘에는 날 것으로 희생(犧牲)을 올리므로 원묘(原廟)와 같지 아니하오니, 옛 제도에 따라서 3경(更) 3점(點)에 들어가서 찬구를 담게 하되 전(奠)드리는 물건들을 먼저 담게 하고, 메·국·떡·흰떡은 맨 나중에 진설하게 하고 전날 저녁에 미리 진설하지 말게 하옵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

【태백산사고본】 26책 83권 2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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