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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85호, 양력 : 3월 18일, 음력 : 2월 12일
[496년 전 오늘 - 축산 소식169] 임금이 농사를 짓는 농기구를 나르는 수레는 견부(牽夫) 40명이 끌었다
2019. 03. 18 by 남인식 편집위원

[팜인사이트=남인식 편집위원] 조선시대 한양 흥인문(興仁門) 밖 전농리(典農里)에 위치해 있던 선농단(先農壇)에서 풍년을 빌기 위하여 농업신(農業神)인 신농(神農)과 후직(后稷)에게 바쳤던 제사를 선농제(先農祭)라 하였고, 매년 음력 2월 경칩이 지난 해일(亥日)에 임금이 직접 참여하는 친향선농의(親享先農儀)나, 임금을 대신해 대신(大臣)이 참여하는 향선농섭사의(享先農攝事儀)를 거행하였습니다.

제사 후에는 임금이 농사를 권장하기 위하여 직접 농사짓는 시범을 보이기 위한 적전(籍田)에서 직접 밭을 가는 친경례(親耕禮)를 행하기도 하였는데, 친제의 경우 임금이 하루 전에 선농단으로 가서 재숙(齋宿)하였으나, 섭사(攝祀)로 지내고 친경만 하는 경우에는 당일 아침에 출궁 전에 역대 임금의 초상화인 어진(御眞)을 봉안한 진전(眞殿)에 나아가 배례를 행하고, 동단(東壇)에 나아가 친경례를 행하였으며, 예를 마치고 신하와 백성들이 경작하는 것을 보기 위해 설치한 친경대(親耕臺)로 돌아와 노주례(勞酒禮)를 행하고 환궁하였습니다.

이러한 임금의 친경례를 위해 동적전(東籍田)에 행차할 때는 여러 농기구를 싣고 나르는 수레를 사용하였는데, 이 수레를 경근거(耕根車) 또는 농여(農輿), 망거(芒車)라고 하였고, 왕실의 토목, 영선, 공작을 담당하던 선공감(繕工監)에서 제작하였으며, 임금이 친히 밭을 갈 때 사용하는 쟁기인 어뢰사(御耒耜) 등의 농기구를 운반하는 데 사용하였습니다.

이 경근거는 덮개나 장식이 없는 수레로 크기는 화포(火砲)를 싣는 화거(火車)보다 약간 작았으며, 수레 본체의 사면에는 구멍이 뚫린 작은 난간을 만들고, 검은색으로 칠하였으며, 수레를 끄는 손잡이에는 멍에를 만들어, 그 양끝은 푸른색 끈으로 묶어 끌 수 있게 하였고, 어뢰사 외에 벼 종자를 담은 상자인 동륙상(穜稑箱) 등을 실은 뒤 푸른색 보자기로 덮어서 운반하였습니다.

한편, 이 경근거를 끄는 견부(牽夫)는 총 40명으로 모두 푸른색 옷(靑衣)을 입고 푸른색 두건(靑巾)을 착용하였으며, 병조(兵曹)에서 차출하였고, 친경례를 행하기 위해 거둥하는 거가(車駕) 행렬에서는 임금이 타는 대가(大駕) 앞에서 끌도록 하였습니다.

598전 오늘의 실록에는 선농제(先農祭)와 대사례(大射禮)를 거행하려 하였으나 임금의 어머니인 자전(慈殿)께서 병환의 징후가 반복무상하시니 우선 정지했다가 다시 다른 날을 기다리는 것으로 결정하고 있습니다.

 

■중종실록 47권, 중종 18년 2월 12일 계미 기사 1523년 명 가정(嘉靖) 2년

선농제와 대사례를 정지하기로 하다

남곤(南袞)이 의논드리기를,

"조정이 무사하고 상하가 화평한 뒤에라야 이같은 성례(成禮)를 거행할 수 있습니다. 지금 만약 자전께서 병환이 점점 침중(沈重)해지신다면 근심과 황망이 극도에 달하여 사려(思慮)가 정일(精一)하지 못할 것이니, 인사(禋祀)059) 를 강행할 필요가 없습니다. 비록 다시 다른 날을 가려 택일(擇日)하더라도 그때의 사고(事故)를 또한 기필할 수가 없으니, 즉시 정지시키는 것이 온편합니다."

하고, 이유청(李惟淸)은 의논드리기를,

"선농제(先農祭)와 대사례(大射禮)는 성대한 행사입니다. 위에서 거행하려던 뜻도 이미 오랬고 신 등 또한 거행하기를 원하였으므로 지난번 하문(下問)을 받들고 거행함이 마땅하다고 아뢰었습니다. 마침 지금은 자전께서 병환의 징후가 반복무상하시고 시종들도 정지하시기를 청하였는데, 하물며 상의 뜻도 응당 미안하실 것이니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우선 정지했다가 다시 다른 날을 기다리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하니 전교하기를,

"이 대신들의 의논을 보니 의견이 모두 같다. 선농제와 대사례를 정지한다는 것으로 승전(承傳)을 받들라."

하였다.

【태백산사고본】 24책 47권 1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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