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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97호, 양력 : 12월 18일, 음력 : 11월 22일
[378년 전 오늘 - 축산 소식282] 황새(鸛鳥)를 싫어하여 각도(各道)에 남은 종자가 없도록 하였다
2019. 12. 18 by 남인식 편집위원

[팜인사이트=남인식 편집위원] 조선왕조실록에 황새는 관조(鸛鳥)라 하여 10여건의 기사가 실려 있는데, 대합과 황새가 서로 물고 버티는 것(蚌鷸之勢, 방휼지세)처럼 서로 대립하거나, 황새 소리를 들으면 비가 온다거나 이변(異變)으로 여기는 등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기술되어 있으며, 임금 대별 주요 기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태종(太宗)대에는 임금이 집에 있는 사람이 비를 만나면 반드시 길 떠난 사람의 노고를 생각할 것이라고 하자, 후에 세종(世宗)이 된 충녕 대군(忠寧大君)이 중국 고전인 시경(詩經)을 인용하여, ‘황새가 언덕에서 우니, 부인이 집에서 탄식한다.’고 답을 하여, 임금이 그 총명함을 크게 기뻐한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세종 대에는 북방 야인 지방에 사람 천만 명을 잡아먹은 뱀이 있는데, 사람의 피가 뱀의 창자 속에서 단단히 엉키어 돌이 되고, ‘관(鸛, 황새)이라고 부르는 큰 새가 그 뱀을 잡아먹고 그 돌을 보금자리에다 남겨두는데, 북방 사람들은 이것을 갈아서 마시면 온갖 병과 골절상(骨折傷)이 치료된다고 하는데, 사실인지를 함길도 도절제사에게 전지하여 조사하게 한 바가 있습니다.

연산군(燕山君) 대에는 임금이 일찍이 금표(禁標) 안을 미행(微行)할 때 풀숲에 사람이 숨었다가 자신을 해칠까 늘 두려워하였는데, 하루는 저녁 때 말을 몰아 환궁하다가, 밭두둑에서 황새가 무엇을 쪼아 먹는 것을 보고 사람인가 의심하여 채찍을 쳐 급히 지나와 사람을 시켜 살펴보니, 바로 황새로 밝혀져, 이후로는 황새를 싫어하여 각도(各道)로 하여금 황새를 잡아 남은 종자가 없도록 하게 하라고 하교한 바도 있습니다.

중종(中宗)대에는 황새를 바친 자가 있어 화살 10개(箇)를 내리라고 명한 바가 있고, 명종(明宗) 대에는 경상도 진주(晉州)에서 어떤 여인(女人)이 황새 새끼를 낳고 아울러 핏덩이 2개를 낳았다고 보고하자, 사람이 새를 낳음은 이전에도 드문 일로서, 이변이 많으면 나라가 어지러워지는 법인데, 놀라운 재해가 겹으로 생기어 난세(亂世)와 다름이 없으니, 군신(君臣)·상하(上下)가 참으로 마땅히 근심하고 두렵게 생각하여 수성(修省)하여야 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광해군(光海君)대에는 중국에 외교적인 답서를 준비하면서 신하들의 의견이 서로 갈리자, 임금이 답답해하면서, 이 일을 반복하여 타일러도 깨닫지 못하고 마치 대합과 황새가 서로 물고 버티는 것처럼 하고 있으니, 이는 진실로 큰 변이라고 탄식을 한 바가 있으며, 인조(仁祖) 대에는 경상도 대구(大丘) 지방에 큰 황새들이 모여들어 패를 갈라 남북으로 진을 치고 날개를 벌리고 소리를 지르면서 서로 싸웠다고 적고 있고, 재변의 발생이 갈수록 심하여, 안주(安州)에서는 개구리들이 싸우고 호서(湖西)에서는 황새들이 싸웠고, 울산(蔚山)에서는 노랑나비가 나타나고, 순천(順天)의 조수는 하루에 세 차례나 밀려왔으며, 동해의 물은 역류한 지가 이미 오래 되었다고 영의정이 상소문인 차자(箚子)을 올린 바가 있습니다.

아울러, 효종(孝宗)대에는 부제학 아뢰기를, 황새가 우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는 이변 가운데서 큰 것이라고 하자, 다른 대신이 나라가 망하려면 반드시 재앙의 징조인 요얼(妖孽)이 있기 마련인데 비단 천변뿐만 아니라 인심이 두려워하여 곳곳에서 전해가며 부르짖는 소리가 있다고 보고한 바가 있으며, 정조(正祖)대에는 백성을 위해 비를 비는 한결같은 생각에 잠을 잘 겨를이 없는데, 동서남북에 사색운(四塞雲) 현상이 나타나면 비가 온다고 하고, 황새가 언덕에서 울거나 달이 필성(畢星)의 성좌로 들어가도 비가 온다고 하나, 모두 꼭 들어맞는다고 할 수 없다고 적고 있습니다.

378년 전 오늘의 실록에는 전라도에서 황새가 남북 두 부대(二隊)로 나뉘어 한참 동안 서로 싸웠는데, 남쪽이 이기지 못했다고 감사가 보고한 것으로 적고 있습니다.

 

■인조실록 42권, 인조 19년 11월 22일 갑오 기사 1641년 명 숭정(崇禎) 14년

전라도에서 황새가 남북으로 나뉘어 싸우다

전라도에서 황새가 남북 두 부대로 나뉘어 한참 동안 서로 싸웠는데, 남쪽이 이기지 못했다고 감사가 보고하였다.

【태백산사고본】 42책 42권 3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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