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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牛)가 사는 세상 소식 20-48, 6월 19일
소 목에 방울을 달아 주면 하루에 누워서 쉬는 시간이 4시간 줄어든다
2020. 06. 19 by 남인식 편집위원

[팜인사이트=남인식 편집위원] 수년전 국내에서 소와 할아버지의 우정을 담은 ‘워낭소리’라는 영화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소의 목에 단 방울을 뜻하는 워낭은 움직일 때 나는 소리로 소의 위치나 움직임을 파악하기위한 것으로, 과거에 소를 들판이나 강변에 풀이 자라는 곳에 매어 놓고 기를 때 많이 사용하였으나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워낭을 만드는 재질은 구리와 아연의 합금인 놋쇠로 만들어 졌으며, 크기는 지름이 6cm 내외이나 모양은 다양하게 제작되어 사용되었다.

워낭은 영어로 카우벨(cow bell)로 표현하는데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산악지역에서 방목을 많이 하는 스위스로, 주로 여름에 수개월간 초지에 소를 풀어 놓고 기르면서 카우벨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카우벨과 관련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 농업연구소(Institute of Agricultural Sciences, ETH Zürich)가 19두의 브라운 스위스종 젖소를 대상으로 소의 행동이나 심장 박동 수 등 생체 영향을 연구한 바가 있다.

이 연구에는 무게 5.5kg에 20cm거리에서 주파수 532 Hz - 2.8 kHz, 소리 크기 90 - 113 dB의 소 방울 사용하였는데, 젖소는 3개 군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방울을 매달지 않은 반면 다른 그룹은 매달고, 나머지 그룹은 소 방울 안에 소리를 내는 부분을 제거한 무음 방울을 달아 조사하였다. 또한 생체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목 주변에 벨트장비로 심장 박동 수를 측정하고, 채식이나 반추 행동, 머리 움직임 등은 허리 주변에, 활동이나 눕는 행위 측정을 위해서는 뒷다리에 특수한 장비를 장착시켰다.

조사 결과 반추 회수는 소 방울을 달면 줄었고, 채식 시간은 소리가 나는 방울 보다 무음 방울이 더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머리 움직임도 역시 방울을 달면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소리가 나는 방울을 달면 누워서 쉬는 시간이 무음 방울이나 방울을 달지 않은 소에 비해 4시간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면에 심장 박동수 등에는 유의적인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반적으로는 소 방울을 달아주면 짧은 시간에는 익숙해지지 않고 행동에 제약을 많이 받아, 동물 복지 차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발표되었다.

한편, 수년전 스위스 법원은 방목지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27두의 젖소에게 소 방울 달아 기르는 낙농가에게 이웃 주민들의 수면시간을 방해 할 수 있다며, 소를 풀어 놓을 때는 저녁 10시부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는 소 방울을 떼어 놓도록 판결한 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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