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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牛)가 사는 세상 소식 20-71, 8월12일
여러 마리의 젖소를 기를 때 나이든 개체가 자주 혀로 핥아주면 평화가 유지된다
2020. 08. 12 by 남인식 편집위원

[팜인사이트=남인식 편집위원] 젖소는 목장에서 사육단계에 따라 자주 군사육(group feeding)을 바꿔 가면서 사양을 하게 되는데, 초유 떼기에서 시작하여, 분유 떼기, 육성우, 수정단계, 임신우, 분만 대기우, 건유우, 분만우, 고능력우 등 농가별로 여건에 따라 다양한 그룹으로 구분하여 관리하게 된다.

이러한 군 분리를 새롭게 할 때 마다 새로운 군에 편성되는 젖소는 스트레스를 받아 육성율, 생산성 등에 차이가 나게 되고 심한 경우 적응을 못하여 도태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군사육시 새롭게 편입된 개체가 잘 적응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가 ‘알로그루밍(Allogrooming)’이라는 서로 목이나 머리를 혀로 핥아주기라고 미국과 칠레 연구자들이 최근 발표하였다.

칠레 남부의 항구 도시인 발다비아(Valdivia)에 있는 농업연구소 부설 초지 목장에서 분만 직후의 젖소 38두에 대해 1개월간 실시된 연구에서, 학자들은 모두 1천329회의 서로 핥아주기를 관측하여 분석하였는데, 젖소들 간에 연령이나 사회적 순위에 따라 다양한 행동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군사육시 핥아주기를 받아 본 개체가 더 자주 같은 행동을 다른 개체에 하였으며, 비슷한 연령대의 젖소에게 이런 행동을 하기를 좋아하는 것으로 관측되었다. 또한 특정개체를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같은 행동을 하는 젖소는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젖소들로부터 관심을 덜 받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나이가 든 개체들이 젊은 소들에 비해 더 자주 핥아주기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연구자들은 군사육시 핥아주기는 친구를 사귀고 그룹 내에 조화를 이루는 가장 좋은 행동으로, 나이가 든 개체들이 이러한 행동을 더 자주하는 것은 그룹 내에 질서를 유지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조성을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따라서 일반 목장에서도 군 사육을 새롭게 편성할 때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야 하며, 만약에 서로를 핥아주는 행동이 줄어든 군에서는 비슷한 연령대를 감안하여 편성한다든지, 나이가 있는 개체의 활용도 검토되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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