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소(牛)가 사는 세상 소식 20-86, 9월18일
이태리에는 당나귀 800두를 기르면 분유 1kg에 40만원을 받는 목장이 있다
2020. 09. 18 by 남인식 편집위원

[팜인사이트=남인식 편집위원] 포유동물의 우유 중에 인간의 모유와 가장 비슷한 성분을 가지고 있는 우유는 당나귀 우유(Donkey milk)로 알려져 있다. 당나귀 우유는 인류 역사 속에서 수 천 년 전부터 이용한 기록이 있는데, 고대 그리스 의학의 아버지라고 일컫는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가 관절염이나 기침, 상처 치료에 활용한 기록이 있고, 이집트의 마지막 여왕이었던 클레오파트라(Cleopatra)도 당나귀 우유로 목욕을 하여 부드럽고 탄력있는 피부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나귀로부터 우유를 얻기 위해서는 젖소와 달리 분만한 새끼를 2-3개월 동안 같이 사육하다가, 그 이후에 몇 시간씩 분리하는 관리를 시작하는데, 이때에 반드시 어미 당나귀를 새끼를 볼 수 있는 곳에 격리하고, 수 시간 후에 착유하여 소량의 우유를 얻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6개월 정도 하루에 1.5-2리터 정도의 우유를 생산하는데, 통상 새끼를 8-10개월령에 이유하는 방식보다 4-6개월령에 조기 이유하면 우유 생산량이 조금 더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 백 여 개의 당나귀 목장이 있는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큰 목장은 스위스 낙농조합인 유로락티스(Eurolactis)가 운영하는 이태리 중북부 지역에 위치한 몬테바두코(Montebaducco) 목장이다. 60ha(18만평)의 부지에 13개 품종의 당나귀 800여두를 사육하고 있는 이 목장에서는 국제적으로 유기농 인증을 받은 사료만을 급여하고 있는데, 목장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당나귀 우유 가공 시설을 가지고 있다.

현재 이 유가공장에서는 우유는 물론 동결 건조 분유, 발효유, 치즈, 화장품등을 만들어 세계 각국에 판매하고 있는데, 판매 가격은 동결 건조 분유 1kg에 295유로(40만원), 당나귀 우유가 60%정도 함유된 화장품은 26유로(3만5천원)에 팔리고 있다. 이외에도 이태리에는 200여개 목장에 6천여두의 당나귀를 사육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는 150두의 당나귀를 사육하는 목장이 있고, 미국에서도 멸균된 당나귀 우유가 시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이태리에서 실시된 연구에서는 81명의 우유 알레르기가 있는 어린이들에게 당나귀 우유를 바꾸어 주었을 때 전혀 이상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다른 연구에서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장내 감염을 예방하며, 천식이나 인후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