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출원…재배안정성 높여 초다수성 분질미 육성 계획
[팜인사이트=이은용 기자] 쌀을 불리지 않은 상태로도 빻아서 사용(건식제분)할 수 있는 쌀가루 전용 품종이 개발돼 새로운 식품 가공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기존 멥쌀과 달리 밀처럼 바로 빻아 가루를 만들 수 있는 벼 ‘가루미’ 품종을 특허 출원했다.
쌀을 빵이나 떡의 원료로 쓰려면 먼저 가루로 만들어야 한다. 단단한 멥쌀은 물에 불리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습식제분)하다. 밀보다 쌀을 가루로 만들 때 2배 이상의 비용이 드는 이유다.
지난 2017년 기준, 식품산업에서 원재료로 구매된 쌀 58만 6000톤 가운데 쌀가루는 3만 3000톤(5.6%)에 그쳤다. 쌀을 불리는 번거로움이 산업화의 제약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제분 기술이 요구된 바 있다.

이에 농진청은 쌀을 불리지 않은 상태로도 빻아서 사용(건식제분)할 수 있는 쌀가루 전용 품종 ‘가루미’를 개발했다.
‘가루미’ 쌀은 소규모 업체의 제분기로도 쉽게 빻을 수 있으며, 대규모 밀(小麥) 제분 설비에 현미를 넣어 대량 생산할 수 있다.
농가에서는 병에 강하고 생육 기간이 짧아 다른 작물과 돌려짓기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업체의 경우, 쌀 소비량이 늘고 있어 상품 개발에 필요한 쌀가루를 보다 편하고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어 좋다.
‘가루미’는 질 좋은 쌀가루를 건식제분으로 생산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가공 소재로서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실제 ‘우리쌀빵 경진대회’에서 ‘가루미’ 쌀가루로 만든 빵의 맛과 식감이 기존에 유통되던 쌀가루보다 더 좋거나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쌀 맥주와 떡의 원료곡으로 사용했을 때도 전분알갱이가 성글 게 배열되는 배유 특성으로 가공공정이 간소화됐음을 확인했다.
김두호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장은 “우선 연구과제로 수행되고 있는 ‘최대 안정생산 기술 개발’ 및 ‘분질미 활용연구’ 과제를 성실히 수행해 ‘가루미’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재배법을 확립하고,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차별화 된 가공품을 개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원료곡의 가격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 재배안정성이 높은 초다수성 분질미를 육성할 것”이라며 “찰, 고아밀로스 등 아밀로스 함량 다양화, 제분수율 향상을 위한 대립형, 쌀가루 장기유통을 위한 산패억제 및 쌀가루 반죽의 부품성 개선을 위한 유용 유전자들을 탐색하고 활용해 분질미 쌀가루의 상품성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