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7~8월 최고 성수기에도 ‘극심한' 소비 부진
삼겹살, 7~8월 최고 성수기에도 ‘극심한' 소비 부진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3.08.07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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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에 불볕 더위 겹쳐...휴가철 특수에도 할인에 덤핑까지

대목에도 가격 약세...8월 중순 이후 5천원선 무너질까 ‘우려’
연중 최고 소비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최근 삼겹살이 극심한 소비 부진을 겪으며 도매유통업계를 중심으로 할인과 덤핑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주 3일로 근무시일을 단축한 육가공업체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은 국내 육가공업계의 돼지 지육 가공 모습, 본지 사진 자료).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올 여름 휴가철 삼겹살 소비가 예년 수준을 크게 밑돌면서 7월 및 8월 첫째 주 도매시장 지육 가격이 전년 동기 및 전월 대비 kg당 200~300원 낮은 54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연중 삼겹살 소비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휴가 절정기인 7월 말~8월 초 삼겹 소비가 예상과 달리 심각한 ‘정체’를 빚고 있는 데 따른 것인데, 도매유통에선 삼겹살 할인과 덤핑까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애초 농촌경제연구원과 사료 회사 등 관련 업계가 전망한 전년과 비슷한 수준(kg당 5277원)의 하반기 돈가 전망과 달리 본격 휴가철이 끝나는 8월 중순 이후엔 지육 5천 원 선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삼겹살, "안먹어도 너무 안먹는다"...육가공업계 ’울상’

올해 6월까지의 돼지 도축 두수는 937만9천두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속에서 돈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4월 초부터 5천 원대에 진입한 돼지 지육 가격은 4월 5,275원, 5월 5,858원까지 상승한데 이어 6월엔 5,571원을 형성했다.

이러한 추세는 성수기인 7월 들어 5,407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7월 한달 도축 물량은 모돈 입식 의향 축소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과 달리 136만2963두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6만여두 수준인 4.6% 증가한 가운데 내림세에 접어든 돈가추세는 8월로 이어지면서 첫째주 지육 가격이 5,426원에 거래됐다.

연중 최고의 소비 성수기에 돈가가 하락세로 전환된 것은 삼겹살 최대 소비 분수령인 휴가철에도 소비가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이란 게 유통업계의 중론이다.

경기 불황 영향으로 가정과 외식 소비 모두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올여름 역대급 불볕더위는 캠핑과 야영 등 휴가철 삼겹살 소비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여기에 코로나 엔데믹 이후를 기대했던 삼겹살 전문 식당의 경우 매출 부진에 각종 재료비 인상과 인건비 부담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최근 폐업을 선택하거나 국산 돈육 사용을 수입육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면서 수요가 더욱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영향으로 도매 육가공업계에선 7~8월 삼겹 특수에도 할인과 덤핑 판매로 '밀어내기' 사례가 늘고 있다.

경북의 육가공업계 A대표는 “삼겹살 소비 부진으로 kg당 2만8천 원 하던 삼겹살을 최근 2만 원에 할인하고 있다”면서 “7~8월 극성수기에 삼겹살을 할인판매하는 건 올해가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대전의 또 다른 육가공업체 B대표는 “경기 불황 영향에 폭염 영향으로 가정과 야외 소비가 모두 크게 감소한데다 인건비와 식자재비, 임대료 등 고정비용 인상으로 소비자들이 접하는 외식에서의 삼겹살 물가가 크게 뛰면서 소비가 정체를 빚고 있다”며 “최근엔 유명 한돈 브랜드까지 삼겹살 덤핑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8월 중순 이후 ‘5천원선 무너질까’ 우려

휴가철 삼겹 소비가 병목현상을 빚으면서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8월 중순 이후엔 지육 가격 5천 원 선이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높은 전‧후지를 중심으로 소비가 근근이 이뤄지며 돼지값을 지탱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공급물량 감소가 전망되고 있지만 삼겹과 목심 등 구이용 부위의 소비 부진은 육가공업계의 구매 및 작업 물량 감소로 도매시장 가격 하락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예상을 크게 밑도는 삼겹 주문으로 최근 주 3일로 작업 일수를 줄인 육가공업체도 적지 않다”면서 “최근 극심한 소비 부진 상황으로 미뤄 볼 때 여름 휴가가 대부분 마무리되는 8월 중순 이후엔 지육가격이 5천 원 이하로 가격이 하락할 공산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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