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한 참전용사가 가축 품평회에서 최고상을 2백여 차례 수상하고 심사원으로도 활약했다
실명한 참전용사가 가축 품평회에서 최고상을 2백여 차례 수상하고 심사원으로도 활약했다
  • 남인식 편집위원
  • 승인 2023.08.21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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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牛)가 사는 세상 소식 22-504, 8월21일

[팜인사이트=남인식 편집위원]

세계적으로 다양한 가축 품평회가 개최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로 200주년이 되는 호주 시드니 로얄쇼(Sydney Royal Shows)에서 군 복무중 실명한 참전용사가 지난 1930-40년대 자신이 적접 최고의 쇼트혼종 육우 농장을 운영하며, 본인이 길렀던 소가 200여 차례 우승을 하고, 품평회에서 최고의 심사원으로 활약했던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영국 스코트랜드 출신의 부모가 운영하는 목장에서 태어난 짐 스크림고어(Jim Scrymgeour)라는 이 목장주는 호주 군복무 중 포탄 파편을 맞아 양쪽 눈을 실명하였는데, 당시 약혼녀이던 부인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영국의 실명한 참전 군인을 위한 시설에서 재활 교육을 받은 후 쇼트혼 전문 육우 목장을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승용마 전문 훈련가이면서 호주 최초의 여성 택시 운전사이기도 한 부인은 남편을 위해 목장내 전 우사시설에 유도줄과 소리가 나는 깡통을 설치하여 남편이 소를 돌볼수 있게 하였으며, 이런 시설을 이용하여 이 축주는 밤낮으로 소를 관리하였다.

이 같은 노력으로 1930년부터 6차례에 걸쳐 전 호주 가축 품평회에서 쇼트혼 부분 최고 씨수소는 물론 암소 부분 챔피온을 차지하였으며, 이 이후로도 각종 대회에서 200여 차례 최고상 수상과 1천5백여회의 1등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차지하였다.

특히 이 축주는 뛰어난 손의 감각과 기억력을 바탕으로 육우 품평회에서 심사원으로도 활약하며 유명해졌는데, 한번 만져본 소의 털 색깔은 물론 이름, 혈통, 특장점을 정확히 기억하여 1년후에도 같은 소를 찾아낼 정도로 비상한 능력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비육우 개량과 축산업 발전을 위한 불굴의 노력을 인정받아 1954년 당시 영국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 훈장을 받는 영예를 차지하였는데, 이후에는 건강 악화로 목장을 정리하고 여러 권을 책을 펴낸 작가로 활동하였으며, 지역 재향군인 단체를 이끌며 1965년 80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한편, 목장주의 후손들도 대부분이 축산업 관련 일을 하고 있는데, 손주 중에 한명은 자신의 조부가 손으로 소를 만져보면서 흰색 털이 붉은 색 털보다 훨씬 부드럽다고 하면서 색깔을 구분했다고 기억하며,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총사령관’으로 불렀다고 회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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