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덕우 설로인 CPO(구매 부분 총괄 이사)
[인터뷰] 한덕우 설로인 CPO(구매 부분 총괄 이사)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3.09.08 16:28
  • 호수 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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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의 진정한 맛‧멋‧가치 제대로 전달하고 싶었죠”
특이한 이력의 청년 3명 의기투합...한우업계 新바람 ‘설로인’ 일궈
숙성기술 매진...패키지 고급화하고 요리법 표준화 ‘한우 이미지’ 제고
프리미엄 전략서 메스티지 전략으로 수정...한우 대중화 ‘앞장설 것“

[팜인사이트=옥미영 기자]

각각의 특이한 이력을 가진 30대 청년 3명(변준원‧한덕우‧김지수)이 한우의 시장 가능성을 보고 의기투합, 유통사업에 투신하게 된다. 이후 이들은 한우의 전문적인 숙성과 가공기술을 토대로 사업을 활성화하며 한우의 진정한 맛과 멋, 가치를 알리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바로 ‘설로인(Sir loin)’이다.

단순한 한우유통에서 벗어나 숙성의 전문연구를 통해 한우의 품질과 맛의 표준화에 전력을 집중해온 것은 물론 한우의 고품격 이미지에 맞는 세련된 포장과 요리법 등 다양한 스토리를 입히고 저변을 확산하면서 한우 소비‧유통 부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우업계의 1위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설로인의 비전과 목표, 그리고 일품한우와의 인연을 한덕우 CPO를 만나 들었다. 한덕우 CPO는 설로인의 공동창업자 중 한 명으로 구매 부분을 총괄하고 있다. 다음은 한덕우 CPO와의 1문1답이다. 

 

Q. 2017년 ‘설로인’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브랜드로 한우유통에 뛰어들었다. 어떤 가능성을 보고 한우 등 육류시장에 진입하게 되었나.

A. 한우는 누구나 좋아하는 대중적인 가치로 큰 시장을 확보하고 있지만, 소비자가 인식하는 한우의 브랜드 가치는 횡성한우, 강원한우와 같은 지역브랜드 이거나 혹은 어디에서 구매한다는 정도로 브랜드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부분에 주목했다.

우선 ‘한우’라는 식재료가 가진 가치를 기본으로 숙성기술을 통한 관능적 측면, 고급화된 패키지 등 심리적 측면, 여기에 표준화된 조리법 제공 등 프리미엄 한우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게 전달할 경우 사업적으로는 물론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Q. 한우는 프리미엄 식재료로 통하지만 백화점을 제외하고는 프리미엄 이미지에 걸맞은 판매전략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본다. 그 틈새를 설로인이 공략했다고 보는데 ‘설로인’의 전략 그리고 그 전략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하다.

A. 최근 소비 트렌드를 보면 남보다 먼저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고 즐기길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한우의 경우 ‘남과는 다른 특별한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에 매우 적합한 식재료라고 판단, ‘특별한 한우’를 만들어 공급하는 데 주력했다.

아울러 브랜드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선 품질은 물론 ‘구매 경험’까지 설로인에서 제공해야 의미가 있다고 분석하고, D2C(회사-소비자 직거래) 전략을 구사했다. 유통채널별로 구매노선이 혼탁해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컸다. 설로인 제품은 설로인에서만 판매함으로써 생산부터 소비유통까지 차별화를 도모하는 것은 물론 구매 경험단계에서도 적당한 조리법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브랜드 전달력을 높여나갔다.

이처럼 고객을 중심에 둔 브랜드 전략은 의미 있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로 한우 선물세트를 고려할 때 설로인은 단독브랜드로써 프리미엄 유통채널과 동등한 인지도를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신자동화 시설이 완비된 경기도 군포시 설로인센터 내부 모습.
최신자동화 시설이 완비된 경기도 군포시 설로인센터 내부 모습.

Q. 최근엔 사업 다각화, 그리고 시장의 다변화(프리미엄 시장, 대중 시장) 등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의 전략을 소개해 달라.

A. 사업 초기 설로인의 전략은 특별한 날에 먹는 프리미엄 한우 또는 특별한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일상에서 좋은 고기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먹을 수 있는 사업 모델 개발에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부터 설로인은 ‘일상에서의 소비를 중심으로’ 하는 매스티지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돈육, 양고기 등 축종 다각화를 통해 브랜드 확장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Q. 설로인을 설명할 때 ‘미트테크’, ‘푸드테크’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배경은 뭐라고 보나.

A. 브랜드에 대한 확실한 이미지 각인을 위해선 ‘기술적인 부분을 제품에 녹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판단했다. 한우에 있어선 ‘숙성기술 적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숙성이 좋다는 건 막연히 인식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국내에서 한우에 숙성기술을 정확히 적용하거나 컨트롤 할 수 있는 업체는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설로인이 사업 초기부터 숙성기술에 전력을 집중해온 배경이다. 숙성 전문가와 업체를 찾아 컨설팅을 받는 한편 자체 연구‧개발과 투자를 진행하며 차별화를 도모했다. 그 결과 한우의 가치를 충분히 발현할 수 있는 숙성기술을 통해 기존 상품들의 개선은 물론 신상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러한 노력 때문에 ‘미트테크’ ‘푸드테크’라는 수식어가 붙게 된 것이 아닌가 한다.

 

Q.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들었다. 설로인의 목표는 뭔가.

A. 강남의 다이닝 매장을 접고 지난해 경기도 군포 금정동에 전체면적 2만5000㎡ 규모의 공장을 매입, 가동을 시작했다. 이를 기반으로 그동안 집약해온 숙성기술의 표준화 작업과 대량 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기업 간(B2B) 플랫폼 '본대로'를 출시하며 도매 사업 부분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도매사업자들이 온라인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들이 상당히 많은데, 이런 부분들을 상당 부분 자동화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상품의 사진 촬영이나 관리 등 일반적인 부분은 물론 상품에 특정 주소를 매겨 사진을 업로드하면 정해진 장소에 적재가 되고, 번호만 추적하면 바로 배송이 가능해지는 시스템 등을 현실화할 생각이다.

설로인의 목표는 ‘한우업계에서 1위’가 되는 것이다. 설로인이 만드는 좋은 가치의 상품과 브랜드가 오랜 기간 더 많은 분께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Q.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A. 그렇다. 상장 시기는 2025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부터 상장하는데 필요한 내부 시스템 준비하고 재무적인 사업 부분을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6월 정부로부터 ‘예비 유니콘 특별보증' 지원 대상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우업계에도 산업을 선도할 사업자 한두 곳은 나와야 산업과 시장이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한우업계의 최고의 기업이 되는 것’, 설로인의 꿈이다.

 

*본 기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2023년 7~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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