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래 개척 나서는 산란협 대경지회 손후진 지회장
새로운 미래 개척 나서는 산란협 대경지회 손후진 지회장
  • 류필선 기자
  • 승인 2023.09.27 18: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산란계협회 대구경북도지회 손후진 지회장,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 개척 나서'
수많은 지원사업 이끌어 내며 축산업계 민·관협력의 모범 ‘우뚝’
열정적인 도전정신으로 새로운 수익원 창출

AI 청정지역 경북, 체계적인 규모화 이뤄내

’23년 2/4분기 통계청 가축통계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의 전체 산란계 사육마리수는 1,540여만수이며, 전체 산란계 농가수는 150여곳에 달한다. (사)대한산란계협회 대구경북도지회 회원은 140여명으로 이 지역 산란농가 대다수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으며 도지회는 경주·영천·포항지부, 군위·의성지부, 김천지부, 봉화지부, 영주시지부, 칠곡·성주지부 6개 지부로 이뤄져 있다.

사육숫자로 경기도에 이어 국내 2위로, 오랜 역사와 규모화로 계란이 경북 농산품 중 주요한 순위를 점하고 있는 경북지역은 주요 철새도래지와 멀리 떨어져 상대적으로 AI 청정지역으로 손꼽혀 왔다. 2003년 HPAI 첫 발생 이후, 안정적인 거래처를 찾는 대형업체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산란계산업 인프라가 잘 갖춰진 경북지역은 체계적인 규모화를 이뤄내면서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 발전의 견인차는 단합된 산란계농가들의 힘이었으며, 대구경북도지회로 뭉친 산란계농가들은 50년 넘는 유구한 역사를 바탕으로 긴밀한 네트워크를 이루며 산업 발전을 이끌어 왔다. 이와 같은 분위기 속에 대한산란계협회 안두영 회장을 비롯해 정성진 한국양계농협조합장 등 대한민국 산란계산업을 선도하는 리더들을 배출한 곳이 바로 경북지역으로, 대구경북도지회 소속 회원농가들의 관심과 성원은 산업의 리더들을 키워내는 자양분이 됐다.

현재 대한산란계협회 대구경북도지회장을 맡고 있는 손후진 지회장 역시 이와 같은 경북지역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새롭게 일신하며 경북지역과 나아가 우리나라 산란계 산업을 선도하는 주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농가 단결 바탕으로 전문협회 출범 급물살

경북지역은 농장의 규모화로 인해 2세들이 자연스레 가업을 승계하며 성공적인 세대교체의 롤모델로 회자되고 있다. 손 지회장 역시 2세 경영자로, 장인인 최상목 대표가 1969년 설립한 경북농장의 영업을 총괄하고 있다. 경북농장은 대구 달성과 경남 창녕 등지에 4곳의 농장을 두고 110만수 규모로 천혜의 환경 가운데 최신식 계사와 시설로 계란을 생산하고 있다. 자동화된 첨단 설비와 위생적인 환경을 기반으로 고품질의 위생적 계란을 각 단계별로 철저한 관리와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경북농장 전경
▲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경북농장 전경

경북지역 2세 모임인 대경회부터 활동을 시작한 손 지회장은 2세들에게 대기업에서 영업관리 파트를 맡았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매출처 관리, 자금 관리, 부도 징조 감지 등을 세미나를 통해 직접 교육에 나섰다.

명함 주고받는 에티켓을 비롯한 영업관리 비결까지 소개하며 대경회를 통해 경영기법을 전수하여 단순한 친목모임만이 아닌 함께 공유하고 공부하는 조직으로 성장시켰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5월 대구경북도지회장으로 선출된 손 지회장은 한충협 부회장을 비롯한 2세들과 중진 및 원로들과 함께 화합으로 도지회를 이끌고 있다. 원로와 고문으로 산란계 원로들을 모시며 수십년 노하우를 배우고, 지회운영에는 네이버 밴드를 적극 활용하여 시의적절하게 정보를 제공하며 신구(新舊)조화에 나서고 있다.

손 지회장은 지회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손 지회장은 안정적인 지회운영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경북지역 농가들을 일일이 순회하며 새로운 도지회의 역할과 미래를 제시하며 농가들의 힘을 모아나갔다. 이로 인해 2~3년 밀린 미납회비도 다 완납받아 회비 미수를 ‘제로’로 만들었다. 조직 분위기를 새롭게 변화시키며 농가들의 단결을 이뤄낸 손 지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산란계농가들의 염원이었던 전문협회 신설에 힘을 보탰다.

도지회 분위기를 하나로 만들어 산란계 전문협회에 대한 염원을 모아나가 현 산란계협회 회장인 안두영 회장 등이 전국적인 흐름을 만들어가는데 적극 동참, 산란계협회 출범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일부의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2세와 중진, 원로를 아우르며 전방위 설득에 나서 산란계산업의 든든한 토대인 경북지역의 분위기를 전환시킨 손 지회장의 열정이 더해져 마침내 대한산란계협회는 그 역사적인 첫발을 지난해 8월 내디뎠다.

산란계협회 출범으로 오롯이 산란농가의 권익을 위해 진력하게 된 대구경북지회는 전문협회 출범의 의의와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더욱 하나되어 움직이고 있다.

계분 자원화 사업, 농가의 새로운 수익원 기대

산란성계 출하 사업을 비롯한 기존 활동에도 힘이 붙어 농가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경북도청과의 긴밀한 협의를 바탕으로 계분 바이오차 지원 사업 등 대규모 신규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은 경북도의 역점과제인 축분소재 산업화 사업의 일환으로, 바이오차(Bio-char)는 바이오매스(Biomass)와 차콜(Charcoal)의 합성어로 바이오매스를 350℃ 이상의 온도에서 산소가 없는 조건하에 열분해 하여 만들어진 소재로, 가축분 바이오차 1톤은 약 2톤의 CO2를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 가축분뇨 100톤(함수율 75%) 기준으로 바이오차의 생산수율은 20%로 퇴비의 42%보다 낮아 처리 효율성이 높고 악취와 온실가스가 적으며 처리기간이 1일 미만인 데다, 토질 개선 효과가 탁월하다.

▲ 지난 8월 의성 신기농장에서 경북도 지원으로 진행된 계분 바이오차 실증시범사업 준공식
▲ 지난 8월 의성 신기농장에서 경북도 지원으로 진행된 계분 바이오차 실증시범사업 준공식

손 지회장은 “현재 산란계 농장에서 나오는 계분은 비료화되어 판매되고 있으나 경북도의 축분 바이오차 생산시설 지원사업을 통해 바이오차 설비를 설치하면 계분을 투입하여 고온에서 탄화시킨 후 팰릿 포장 판매하게 돼 지금의 단순 퇴비화보다 부가가치가 수 백배 상승될뿐더러 탄소배출권까지 취득 가능하다”며 이 사업에 대한 기대를 밝히고 있다. 현재 kg당 20~30원에 그치는 계분이 바이오차로 펠렛화 되면 kg당 2,000원 넘게 받을 수 있어 농가의 새로운 수익원이 창출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경북도의 경우, 많은 산란농가에 콤포스트가 보급되어 있고, 도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 또한 이뤄지면서 계분 바이오차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경북도는 이렇게 생산된 계분과 바이오차를 국내는 물론, 물류운송비까지 지원해 동남아 시장까지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대구경북도지회의 성과는 이를 비롯해 2023년도만 해도 △ 양계전용 사업으로 난좌 7억 △ 양계전용 스키드 로더 15대 △ 콤포스트 40대 △ 계란선별장 냉방장치 지원 13곳 △ 축분 바이오차 기기 관련 18대 등 경북도 지원사업으로 산란계 분야에만 100억원이 훌쩍 넘는 예산이 지원되는 결실로 나타나고 있다.

음수사원 정신으로 새로운 미래 개척

손 지회장은 이와 같은 성과에 대해 “사무국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경북도청과 축산당국이 오랜 기간 긴밀한 협력을 이어와 전문성이 높다”는 점을 대구경북도지회의 강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손 지회장이 김명현 사무국장과 함께 경북지역을 누비며 농가들의 애로사항을 수렴하여 필요한 사업의 수요를 발굴하고, 이를 경북도청에 전달하는 가교 역활을 다하면서 경북도청과 오랜 기간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대구경북도지회는 오늘날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농축산업계 민·관 협력의 모범사례를 창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손 지회장은 대한산란계협회 정책위원으로서 산란계협회의 정책 수립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며 사육면적 확대방안 대응 등 산란계협회의 싱크탱크로 활동하고 있다.

▲ 적극적인 계란기부 등으로 경북도와 긴밀한 민·관협력을 맺고 있다. 사진 오른쪽부터 이철우 경북도지사, 손후진 도지회장, 김명현 사무국장
▲ 적극적인 계란기부 등으로 경북도와 긴밀한 민·관협력을 맺고 있다. 사진 오른쪽부터 이철우 경북도지사, 손후진 도지회장, 김명현 사무국장

지회장으로서 역할에 대해 묻는 질문에 손 지회장은 지회가 농가들한테 소속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장이 크던 작던 농장에 혼자 있게 되면 정보도 막혀있고 혼자서만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구경북산란계협회 밴드를 만들어 작은 사항이라도 공유하고 농가들의 의견을 모으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한 손 지회장은 실례로 밴드 등을 통해 취합한 농가의견을 반영하여 1,2,3,4로 생산유형을 표시하는 현재의 난각표시제에 대해 ‘똑같은 계란인데 4번이 마치 4등급 계란처럼 인식된다’며 식약처에 난각표시제 시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대구경북도지회는 지난 6월 ‘음수사원의 날’ 행사를 가졌다. 음수사원(飮水思原)이란 ‘근원을 잊지 말자’는 뜻으로 지금 후배들이 살아갈 수 있게 길을 닦아준 산란계 원로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원로들의 지혜에 힘입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말처럼, 옛것을 잊지 않고 지속적으로 회원들과 소통하며 민·관 협력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대구경북도지회와 손후진 지회장의 활동은 산란계산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농축산업 전체의 귀감이 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