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우량 암소 무분별한 도축 막아야
한우 우량 암소 무분별한 도축 막아야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3.11.07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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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식 농가 경영 악화 심화...암소도축률 큰 폭 증가

전문가들 “후대축 도체성적 평가...우량 암소 보존하고 저능력우 선발‧도태해야”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생산비는 오르고 한우 및 송아지 가격은 하락하는 등 최근 한우농가의 경영 악화 심화로 암소 도축이 크게 늘면서 무분별한 암소 도축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럼피스킨병 발병과 경기 위축까지 더해저 번식농가의 한우 사육 포기 사례가 크게 늘면서 우량 암소는 보존하고 저능력우는 도태하는 등 위기의 시기에 한우의 번식기반을 공고히 다져야 한다는 진단이다.

암소 도축, 얼마나 늘었나

산지 한우 사육두수 증가에 따라 한우 공급량도 크게 늘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집계‧발표한 2023년 1~10월까지 한우 도축두수는 78만779두로 전년 70만96두 대비 11.5% 증가했다.

늘어난 한우 도축 물량 가운데는 암소 출하 증가가 큰 몫을 차지한다.

2022년 한 해 동안 전체 도축두수 86만9147두 가운데 암소 도축두수는 41만1875두로 절반이 안되는 47.4%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암소 출하 비중이 크게 늘기 시작해 올해 1월과 2월 47.6%, 49.3% 수준이었던 암소 비중은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 6월엔 55.8%까지 올랐다.

전체 출하 비중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이같은 추세는 하반기까지 이어지면서 7월과 8월 9월에도 각각 54.8%, 51.%, 50.6%로 집계 됐다.

이처럼 암소 출하가 늘면서 암소도축률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다.

1세 이상 가임암소숫자와 암소 도축두수를 원별로 환산해 계산한 암소도축률은 올해 초 20% 초반 수준에서 9월 기준 37.1%까지 올랐다. 이러한 수치는 한우가격이 급락했던 지난 2012~13년 수준에 버금가는 수치다.

경영 악화된 번식농가, 사육 포기 줄지어

지난해부터 불안정한 한우 시황과 송아지 가격의 동반 하락은 번식농가의 사육포기로 이어지고 있다는게 현장의 한우농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더욱이 송아지 가격 하락으로 지육 가격 하락의 위험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는 비육농가와 달리 생산비 증가와 (송아지)가격 하락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짊어지고 있는 번식농가의 경우 암소는 물론 암송아지 비육을 통해 농장 정리 수순에 접어든 농가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게 현장의 전언이다.

이같은 추세와 관련해 한우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한우농가의 경영 악화로 인해 우량 한우 암소가 무분별하게 비육‧도축 될 수 있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대책 마련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산차가 높은 경산우를 우선으로 후대축의 도체 성적을 종합‧평가해 우량암소의 경우 도태에서 제외해 지속적으로 번식에 활용할 것을 권유하고, 이와 반대로 후대축 성적이 좋지 못할 경우 과감한 장려금 지급 방식을 통해 도태에 참여시켜 우량 번식 기반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후대 정보를 활용한 암소 선발 방식은 한국종축개량협회 주도로 생존해 있는 혈통 및 고등등록우 중의 후대축 도체성적과 유전체 분석을 통해 기준 이상에 부합한 개체에 대해 ‘우량한우(Elite cow)’를 선정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협회는 엘리트 카우를 보유한 농가에 정보를 제공 하며 사육의지를 독려하고 있다.

한국종축개량협회 엘리트카우(Elite cow) 선정 조건

 

최근 한우업계에선 종축개량협회의 암소 유전력 평가를 산차가 높은 고령의 한우를 시작으로 후대축의 도체성적 확인이 가능한 가임 암소까지 전방위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권혁수 농업회사법인 민속한우 대표이사는 “최근 한우가격 하락이 심화하면서 경영이 악화된 한우 번식농가의 사육 포기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어미소는 물론 송아지까지 함께 비육하며 농장을 정리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우량 암소의 무분별한 암소 도축을 막기 위해 암소가 생산한 후대축의 도체 성적을 바탕으로 우량 한우는 보전하고 저능력우는 지원금 지급을 통한 도태 사업으로 우량 밑소 기반 확보와 함께 적절한 사육두수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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