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축산물품질평가사 “축산 전공자 대신 식품 전공자도 뽑겠다”
[단독]축산물품질평가사 “축산 전공자 대신 식품 전공자도 뽑겠다”
  • 김재민
  • 승인 2023.12.2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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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축산유통법 제정하며 인재 영입 위해 자격 요건 완화 천명
축산학계, 평가사 생산-유통 관련 소양 갖춘 축산전공자가 해야 마땅....학회차원 대응할 듯
'어쩌다출근'이라는 예능프로에 출연한 이유리 축산물품질평가사. 축산물품질평가사는 현재 축산학 전공자들만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어쩌다출근'이라는 예능프로에 출연한 이유리 축산물품질평가사. 축산물품질평가사는 현재 축산학 전공자들만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축산유통법 제정 한국축산유통진흥원 출범을 준비 중인 농림축산식품부가 축산물등급판정 업무 등을 담당하는 축산물품질평가사 자격 요건을 완화하기로 하면서 축산관련 학과들이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축산관련 학과에서는 사육과 관련한 사양과 영양, 번식, 육종 등의 분야와 가공유통분야인 육가공, 유가공 분야를 종합적으로 교육하고 연구하고 있어 축산물품질평가사가 갖춰야할 소양을 대학에서 익히고 있다.

이번에 농식품부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축산물품질평가사 자격요건을 축산 관련 학과 졸업자, 축평원에서 등급판정 관련 3년 이상 종사자로 하였던 것을 축산 또는 식품 관련 학과 졸업자와 등급판정 관련 2년 이상 종사자로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게 골자다. 식품 관련 학과로는 식품영양학과와 식품가공학과가 있으나 두 학과에서 일부 축산식품에 대한 이론과 가공과 관련한 내용을 배우기는 하지만 깊이가 낮고, 품질평가에 있어 중요한 요소인 사육과 관련한 지식을 쌓을 수가 없기 때문에 전문성이 요구되는 품질관리 업무에 누수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이와 축산학계 쪽은 부정적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서울지역 모 축산학과 교수는 농진청과 농식품부의 예가 있다며, 자칫 축산분야가 생산부분만 남게 되고 가공, 저장 유통 부문은 식품쪽에 넘겨줄 수 있다고 밝혔다.

충청지역 축산학과 모 교수도 축평원이 유통사업 또는 관리하는 역할을 하려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면서도 축산물 생산과 가공 유통 전분야에 전문 지식을 습득한 축산학과 졸업생들이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호남지역 축산학과 교수도 축산물품질평가사는 전문 지식과 소양을 갖춘 축산전공자로 한정하는게 맞다며, 개별 교수들의 의견 개진보다는 축산학회 차원에서 국회, 농식품부, 축평원 등과 이 문제를 놓고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축산학회 관계자는 축산물품질평가사 관련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면서 현재 이사회에 이 문제가 공식 상정되어 논의를 할 예정이며, 농식품부와 축평원쪽에 공문 등을 통해 먼저 문제 제기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2010년대 들어 축산연구직 채용에서 인재 확보 등을 명분으로 문호를 연구직을 일반 행정직이나 지도직과 마찬가지로 공개채용으로 전환하고 응시 자격도 생명공학 전공자로 확대, 학위에 대한 규정도 철폐한바 있다.

이후 연구실 실험도구도 만져 보지 못한 학부생들이 대거 연구직으로 배치되고, 축산 비전공자들이 국립축산과학원으로 입사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잦은 이직은 물론 전문성 결여로 제대로된 과제 발굴이나 연구설계를 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국가단위 연구이 질이 크게 후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현재 관련 내용을 담게될 축산유통법은 농식품부에서 입법예고 과정을 끝내고 국회 농해수위에 계류 중이며, 법안심사 소위 심의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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