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년 전 오늘 - 축산 소식96] 타는 말(馬)의 털 색깔(毛色)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연산군(燕山君)
[516년 전 오늘 - 축산 소식96] 타는 말(馬)의 털 색깔(毛色)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연산군(燕山君)
  • 남인식 편집위원
  • 승인 2018.11.2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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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112호, 양력 : 11월 27일, 음력 : 10월 20일

[팜인사이트= 남인식 편집위원] 조선시대 왕이나 왕실에서 사용하는 수레와 말을 여마(輿馬)라 하였으며, 이와 관련된 일은 병조 예하의 사복시(司僕寺)에서 담당하였습니다. 궁궐 안에는 따로 내사복시(內司僕寺)가 있어 임금이 타는 말인 어승마(御乘馬)와 궁궐 안의 마구간인 내구(內廐)를 담당하였습니다.

이러한 임금이 타는 말(馬)에 관한 가장 많은 기록을 남긴 임금은 연산군(燕山君)으로 실록에는 재위(在位) 기간인 12년간 90여건의 말에 관한 기사를 남기고 있습니다.

특히 좋은 말을 진상하게 하는 어서(御書)를 여러 차례 내렸으며, 그중에서도 말의 색깔에 대해 특별히 취향이 있어 온 몸에 털빛이 검푸른 오류마(烏騮馬)를 요구하기도 하였고, 사복시(司僕寺)가 진상한 말이 털빛이 아름답지 않고 길들여지지 않아서 사신이 타기에 적합하지 않으니 다시 조양(調養)하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흰 말(白馬)중에 갈기와 꼬리가 모두 검은 것을 널리 찾아서 궁궐에 들이게 하였고, 자색(紫色) 노새가 몇 필인지 묻기도 하였으며, 총(驄)과 갈기는 검은색이지만 흰 바탕의 말을 구하라는 어명(御命)에 민폐가 있을 것이라는 대신의 간언(諫言)이 있자 ‘모든 일이 어찌 폐해가 없는 것이 있겠느냐? 채소·과일 같은 것도 구하려면 모두 폐해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도 대간(臺諫)의 소임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고 핀잔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백마(白馬)에 관한 집착이 강해 잘 달리는 백마 10필을 새벽에 진상하게 하기도 하였으며, 변경(邊境) 지역 관리들에게는 호마(胡馬)는 성질이 말을 잘들어 탈 만하니 야인(野人)이 좋은 말을 진상하려고 하면 잘 골라서 진상하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말 관리에 대한 관심도 특별하여 내사복시 관리인 내승(內乘)을 불러 ‘어승총마(御乘騘馬)가 지금 병이 있는데, 이것은 반드시 세마(洗馬)할 때에 조심하여 보호하지 않아서 그럴 것이다.’라며 사헌부에 명하여 국문(鞠問)하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516년전 오늘의 실록에는 말을 고를 때 날래고 좋은가는 분간하지 않고 빛깔이 좋지 못하여 뽑아 들이지 않는 것은 잘못되었다며, 빛깔이 좋지 않는 것도 모두 뽑으라는 간언에 답을 주지 않는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연산군일기 46권, 연산 8년 10월 20일 기미 기사 1502년 명 홍치(弘治) 15년

대사간 민휘가 빛깔에 관계없이 좋은 말을 뽑아들이기를 건의하다

대사간 민휘(閔暉)가 아뢰기를,

"신이 일찍이 제주 목사(濟州牧使)가 되었을 때, 말을 점검하는 관원이 말이 날래고 좋은가는 분간하지 않고서 만약 빛깔이 좋지 못하면 뽑아들이지 않는 것을 보았는데, 〈빛깔이 좋지 않는 것도〉 모두 뽑아들이게 하소서."

하였으나, 답하지 않았다.

【태백산사고본】 12책 46권 2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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