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재덕 대한산란계협회 부회장
[인터뷰] 이재덕 대한산란계협회 부회장
  • 김재민 기자
  • 승인 2024.02.05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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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방역 백신 프로그램으로 대응할 때
양계농가 재건 가로막는 살처분 보상금제도 개편도

[팜인사이트=김재민 기자] 대한산란계협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인 이재덕 율극농산 대표는 1990년대 비육돈 사육으로 축산업에 발을 들여놓았고, 1997년 외환위기로 온 나라가 들썩했던 당시 양계업을 시작하게 된다.

품목전환 초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30만수 규모의 양계장으로 성장시키는 등 남다른 수완을 보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농업후계자로 경영인회에서도 활동을 하였고, 협동조합 운동에도 뜻이 있어 여주축협 조합장을 역임하는 등 지역 축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노력해 왔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페널티 제도 재검토 필요

이재덕 부회장은 먼저 최근 확산 일로에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문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난 2016년 전국적으로 AI가 확산했을 때 충남은 발병 농가에 100% 보상을 해주었고 경기도는 80% 보상을 한 바 있다.

CCTV 확인 절차를 통해 페널티까지 더해지면 보상률은 50~60%까지 하락한다며 제도가 농가들이 경영 정상화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페널티 제도 도입이 조류인플루엔자 발병을 억제하지도 못한다며, 보상률이 낮아져 자칫 농가가 파산하거나 농장 재건을 포기할 경우 달걀 가격이 급등하는 등의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불안해서 못 살겠다, 백신 프로그램 필요

이재덕 부회장은 조류인플루엔자 발병을 억제하는 방안으로 백신 프로그램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철새가 감염 매개체로 드러난 상황이고 물리적으로 철새의 이동을 막을 수 없음에도 농가들이 방역 수칙을 지켜 조류인플루엔자 발병을 억제하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특히 경기 남부, 충청, 호남 등 서해안 지역 농가들의 경우 철새 이동이 빈번한 지역인지라 언제든 발병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정상적인 경영이 어렵다고 밝혔다.

조류인플루엔자에서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손꼽히는 일부 지역 농가들은 겨울철 조류인플루엔자 발병에 대응해 8월 병아리 입식을 대거 늘리며 한탕을 노리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게 이재덕 부회장이 설명이다. 12월~2월을 겨냥해 사육 수수를 늘릴 때 조류인플루엔자가 발병하지 않으면 가격까지 폭락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등 수급 불안까지 가중하는 일이라며 한우와 양돈 농가들이 구제역 백신 도입으로 농장 경영에 안정을 찾고 질병으로 인한 수급 불안도 극복한 사례를 들며 조류인플루엔자 백신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수급 안정을 수입보단 국내산 계란 할인판매 지원이 더 효과적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류인플루엔자와 계란 수급 불균형을 이유로 계란 수입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효과는 없고 예산만 낭비하는 대표적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식용계란 수입의 경우 물류비를 고려하면 국내 도착 계란 가격은 가격이 비쌌을 때 국내 계란 가격보다도 비싸다고 밝히고 판매가 잘되지 않아 폐기 비용까지 세금 낭비를 대표적 수급안정책이라고 밝히고 해당 예산을 국내산 계란 할인판매 지원, 국내 양계 농가의 농장 재건을 위해 사용하는 게 계란 수급 안정에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얼마 전 발표된 계란 수급 안정 대책은 지난해보다 진일보해 계란 할인판매 지원에 많은 예산을 편성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발병 농가에 대한 과도한 페널티, 여차하면 계란 수입을 하겠다는 기조는 변하지 않아 아쉽다고 밝혔다.

 

복지형 케이지 도입 계란 가격 폭등 불러올 것

국내 산란계 농장은 산란계 1마리에게 제공하는 면적을 0.05에서 0.075로 제공해야 한다.

이 부회장은 이는 산술적으로 닭 사육 수수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현재 허가난 양계장 면적을 기준으로 하면 45~50% 닭 사육 숫자가 줄게 되고, 시설 개보수와 양계장 증축을 통해 대응하더라도 20% 사육 수수 감소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조류인플루엔자로 사육수수의 4% 정도가 살처분되면서 계란 가격 급등을 걱정하고 있는데 20%나 감소한다는 것은 2016년 조류인플루엔자로 계란 가격 폭등 때를 방불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현재 A형 케이지를 축사 시설현대화 사업을 통해 9단 케이지 등으로 전환을 유도할 경우 계란 수급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 장담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A형 케이지를 유지하고 있는 농가들 대부분은 더는 양계업을 지속하지 않기로 한 농가로 보는 게 맞는다며, 이러한 농가는 정부가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 해도 투자를 끌어내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 봤다.

 

자조금 사업 어떤 식으로 든 활성화 필요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계란 자조금 사업과 관련해서는 타 품목보다 절대적으로 높은 농가의 계란 유통 참여, 산란계 농가 중심의 협회가 아닌 여러 품목이 섞여 있는 양계협회가 자조금 사업을 추진하면서 협회와 자조금이 이원화되면서 농가들의 참여 저조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농가들이 타 품목처럼 생산에만 집중한다면 농가들의 상황이 같으므로 한마음으로 산업발전을 위해 협력할 수 있지만, 30~40% 가까운 농가들이 유통에 참여하면서 자조금 납부를 통한 협력보다는 각자도생으로 분위기가 흐르고 있는 것도 자조금이 활성화 되지 못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특히 대군 농가들의 자조금 사업 참여 저조가 전체 분위기를 흩트리고 있다며 산란계협회를 중심으로 현재까지 미납된 자조금 처리방안을 산란계업계가 논의하고 미납분을 일부 탕감을 해주는 한이 있더라도 앞으로는 전체 농가가 자조금 납부에 동참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재덕 부회장은 이외에도 계란 유통구조 개선 방안으로 대형수요처가 SPC와 같이 집화장을 만들어 농가와 직거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형수요처들도 농가로부터 계란을 직거래하기보다는 벤더를 이용하면서 유통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산란계협회가 좀 더 농정활동에 있어 효과를 내기 위해서 타 축산단체와 교류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 등을 내비쳤다.

 

*본 기사는 월간 산란계 2024년 2월호에도 수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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