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소였던 한우를 프리미엄 육우로 바꾼 5가지 전략
일소였던 한우를 프리미엄 육우로 바꾼 5가지 전략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4.02.27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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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소였던 한우가 세계 최고의 고기소로 변신하기까지

[팜인사이트=옥미영 기자]

미국의 유력 일간지 USA 투데이는 지난 2021년 ‘한우는 전 세계 최고의 고기’라고 극찬하며 한우의 품질과 맛을 집중 분석·게재했다.

USA 투데이는 ‘한우가 지구상에서 최고의 고기인 이유(Why Korean Hanwoo beef might be the best meat on earth)’라는 제하의 글에서 ‘와규와 고베비프는 잊으라’는 부재를 달았다. 이러한 배경에 대해 USA 투데이는 ▲희귀한 품종 ▲차별화된 맛 ▲특별한 사양 관리 등을 배경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프리미엄 와규와 한우는 모두 마블링이 높은 고기이기 때문에 육안으로 구별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한우는 고유의 맛과 풍미 여기에 쫄깃한 식감이 있어 차별점이 크다는 게 유명 셰프들의 진단이라고 소개했다.

당시 기사는 그동안 일본의 화우를 지속해서 벤치마킹해온 한우가 화우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주목받았다.

1960년대까지 농업을 보조하는 주된 수단으로서의 일소였던 한우가 전 세계 최고급 육용우로 평가받기까지의 지난 과정과 앞으로의 발전 과제는 무엇인지 조명해 본다.

 

한우를 한국의 자랑이자 기쁨이라고 소개한 US 투데이 기사(US투데이 홈페이지 캡쳐)
한우를 한국의 자랑이자 기쁨이라고 소개한 US 투데이 기사(US투데이 홈페이지 캡쳐)

한우 개량의 시작...보증씨 수소 선발

1960년대까지 농업을 보조하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됐던 한우는 70년대 들어 국민소득 수준 향상과 육류 소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고기소로 서서히 변신하게 됐다.

국민의 단백질 공급을 위해 박정희 정부는 1967년부터 한우 입식 지원 사업을 본격화했고, 80년대 들어선 자금과 규모를 크게 확대하기에 이르렀다. 당시엔 지금처럼 구이문화가 아닌 국이나 탕, 불고기 용도로 섭취가 많은 탓에 질보다는 양을 늘리는 데 집중했고, 이러한 배경으로 심멘탈, 헤어포드, 샤롤레 등의 외국산 소를 대거 수입하기도 했다.

여전히 한우는 고기소가 아닌 농우로 바라보는 시선이 지배적이었기에, 고기 맛도 좋은 외국의 전용 육우 품종을 들여와 한우를 개량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 입식 지원자금이 대거 풀리면서 80년 136만 마리 수준이었던 한우 사육두수는 84년 배에 가까운 231만 두까지 늘었고, 85년엔 250만 두에 달하면서 한우와 수입품종의 교잡대신 한우를 개량해 고기소로 활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게 된다.

여기에는 한우에 대한 한국인들의 신뢰와 애정도 큰 몫을 차지했다.

결국, 정부는 한우를 미국과 일본의 비육우처럼 근내지방도가 높은 품종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으로 장기 과제를 수립하게 됐다. 이후 정부는 국립종축원을 비롯한 개량기관들은 1980년대 우수유전자원확보와 보급에 많은 공여 나갔다. 1987년 KPN 1번 최초 선발을 시작으로 2023년 KPN 1603번에 이르기까지 한 해 평균 30~40마리가 선발되어 우수정액이 농가에 공급되면서 한우 개량을 선도해 나가기 시작했고, 이는 한우 품질향상과 육량증가에 크게 기여한다.

 

2023년 보증씨수소로 선발된 KPN1582
2023년 보증씨수소로 선발된 KPN1582

한우품질고급화 마중물 된 소 등급제

80년대부터 한우 개량이 시작되었지만, 개량사업의 특성상 효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았다.

그 때문에 90년대 들어서도 한우는 품질이 아닌 육량 중심으로 거래가 진행됐고, 유통 부분 역시 축산물공판장이나 도매시장이 아닌 농장의 문전도나 우시장에서 거래가 중심을 이뤘다.

여기에 소를 저울에 달아 파는 거래 관행 때문에 소에게 물을 강제로 먹여 중량을 늘리는 불법이 만연하면서, 한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결국, 정부는 한우의 품질고급화는 물론 신뢰 제고와 거래 기준 제시를 위해 1992년 소 등급제 사업을 시범으로 시행하기에 이른다.

특히 농우에서 비육우로 전환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필요로 했던 데다, 93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을 코앞에 둔 시점인 만큼 농축산물 수입자유화에 대응한 국내산 농축산업의 적극적인 보호장치 마련이 급선무였다.

정부는 한우의 풍미와 맛, 연도를 높이기 위해 근내지방을 기준으로 하는 ‘품질 중심’의 쇠고기 도체 등급제도 도입에 돌입했다.

제도 초기 1, 2, 3등급으로 설정된 한우 도체 품질은 소비자들에게 서서히 한우의 맛을 알리며 유통의 거래 기준으로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개량이 고도화되고 사양기술 발달까지 더해지면서 육질 등급 출현율이 상승하게 됐고 이에 따라 1997년도엔 1+등급이, 2004년도엔 1++등급까지 신설되기에 이르렀다.

1++등급을 중심으로 한 한우 고급육 열풍은 한우 전문식당 등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형성됐다. 이처럼 고급육 한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도매시장 가격이 높게 형성되며 한우농가는 물론 종축과 사양, 사료업계 등 관련 산업 전체가 한우의 품질고급화에 더욱 매진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

소 등급제는 한우의 육질 부분에서 획기적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데, 소 등급판정이 처음 시작된 1993년 10.7% 수준이었던 1등급 이상 출현율은 2022년 75.2%로 껑충 뛰었다.

소 등급판정 제도는 한우의 품질고급화의 마중물이자, 거래규격 확립 등에 이바지한 제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93년 도입된 소 등급판정제는 한우의 품질고급화의 마중물이 된다.
93년 도입된 소 등급판정제는 한우의 품질고급화의 마중물이 된다.

정부의 인센티브 지원...한우 고급육 시장 빠르게 견인

정부는 한우의 근내지방 침착을 중심으로 한 품질고급화를 장기 비전으로 수립했지만, 한우농가 등 관련 업계가 즉각 반응한 것은 아니었다. 더구나 90년대 초반만 해도 여전히 ‘쌀밥에 고깃국’이라는 고유명사처럼 소고기 대부분의 요리는 국이나 탕 위주였기 때문에 등급제가 도입된 초기에도 구이용이 중심이 된 고급육의 인기는 시들했었다.

특히 수소의 다소 질긴 육질을 암소처럼 부드러운 육질로 변화시키기 위해선 근육 내 지방 침착이 필수적이었고 이를 위해선 거세를 통한 장기 비육이 선행돼야 했지만, 수소 위주의 비육은 좀처럼 거세로 전환되지 못했다. 수소의 거세 시술을 시행할 경우 기존 수소 대비 증체량이 크게 뒤처진 것이 원인이었는데 등급제 초기만 해도 1등급 수요가 원활치 않아 높은 가격 형성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수소의 거세기술은 더디 진행되었다.

결국, 정부가 나서 수소의 거세를 시술한 농가들에 장려금을 지급기로 하고 2000년 8월 거세장려금지원사업을 확정, 발표했다. 또 이를 품질고급화와 연계시켜 1등급 이상 고급육을 생산하는 농가들에 인센티브를 지급하기에 이르렀다.

거세장려금은 한우농가들에 당장의 고급육 생산의 유인책으로 작용했다.

소 등급제가 시행된 1993년에도 0.8% 수준이었던 거세 비율은 2000년 말 10.8%로 뛰었다.

거세 비율 증가는 품질고급화로 이어져 1993년 10.7% 수준이었던 1등급 이상 출현율은 2000년 24.8%에서 2001년 29.9%, 2002년 35.2%, 2005년 47.9%로 큰 폭으로 성장했다.

결국, 정부는 2002년부터 장려금 지급으로 운영되온 품질고급화 장려금이 본래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판단하고 2006년 말까지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당시 거세장려금과 품질고급화 장려금 중단은 한우농가 등 관련 업계로부터 ‘한우품질고급화가 후퇴할 것’이라는 적잖은 반발과 우려를 샀지만, 고품질 한우에 대한 공고한 수요와 높은 가격으로 이어지면서 별도의 지원금 없이도 농가들의 품질고급화 노력은 지속됐다.

브랜드 사업, 한우 품질 고급화에 불을 붙이다

1980년 한우업계에도 브랜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한우 브랜드는 1980년대 초반 안동황우(일직, 남후면), 안성마춤(일죽면), 개군한우(개군면) 등 지역명 또는 읍·면 단위의 조직 구성을 통한 브랜드 출범을 시작으로 1990년대는 한우 브랜드 성장 전기를 맞아 지역 농·축협 등 시·군 브랜드 단위의 브랜드가 출범했고, 영농조합법인, 개인 브랜드, 유통브랜드까지 확대됐다.

특히 정부의 ‘축산물브랜드 육성 사업’은 한우의 품질고급화와 유통 활성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2004년 농림부는 개방화에 대응한 수입육과의 대응 등 한우고기의 시장 차별화와 소비자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핵심사업으로 ‘축산물브랜드 육성계획’을 마련, 추진했다.

국내에는 당시 160여 개의 한우 브랜드가 출시되었지만 균일한 품질의 한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능력까지 갖춘 브랜드는 소수에 불과해 품질과 적정 물량까지 확보한 브랜드를 집중 육성할 경우 소비자 신뢰와 시장 차별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의 축산물브랜드 육성계획에 따르면 지역축협 또는 유통업체 등이 농가를 조직화하여 브랜드 사업을 추진할 경우 정책자금을 집중 지원했다. 사업 추진 실적이 우수한 브랜드 경영체에는 무이자 인센티브 자금을 지원해 선의의 경쟁을 촉진했다.

농협중앙회에 브랜드 컨설팅 전담기구의 설치되어 본격적인 컨설팅 지원 사업이 시행된 것도 이때부터다. 여기에 장기 계약거래 등 브랜드육 판매실적이 우수한 유통업체에 대해서는 원료육 구매자금 지원, 정부 시상 등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이처럼 지역축협을 중심으로 한 한우 브랜드 사업은 정부의 브랜드 사업 활성화를 위한 각종 자금 지원과 컨설팅은 물론 사료‧혈통‧사양 관리 등 3가지 기준 확립을 통해 조합원들의 조직화와 함께 균일한 품질의 한우고기 생산 등 생산 부분 경쟁력을 높이면서 한우의 품질 고급화를 더욱 앞당기게 된다.

 

한우의 품질고급화가 진행되며 브랜드 사업도 발전을 거듭했다(사진은 한우브랜드 효시중 하나인 안성마춤한우 판매장 모습).
한우의 품질고급화가 진행되며 브랜드 사업도 발전을 거듭했다(사진은 한우브랜드 효시중 하나인 안성마춤한우 판매장 모습).

한우 품질 고급화를 위한 농가 스스로의 노력...한우능력평가대회

국가 간 관세장벽과 수출입 제한을 무너뜨리기 위한 자유무역협정인 UR 협상이 1993년 12월 전격 타결되면서 농업계는 시장 개방의 위기감이 사로잡히게 됐다. 더욱이 한우의 경우 2000년부터 쇠고기 및 생우 시장 개방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지만, 한우의 경쟁력은 매우 보잘것없는 수준이어서 상황은 더욱 급박했다.

개방화의 물결과 도전 앞에 큰 위기감을 느낀 한우농가들은 농가 스스로 외국산 쇠고기와의 차별화를 위한 노력을 도모하게 됐고, 그 태동은 제1회 한우능력평가대회 개최로 첫 열매를 맺게 됐다.

1993년 첫 번째 대회는 ‘한우고기평가회’라는 이름으로 치러지게 되었는데, 종축개량협회는 농가 및 단체의 신청서를 받아 최종 참가 능력이 있다고 판단한 10여 개 단체 및 농가를 선발해 첫 대회를 치렀다.

당시는 수소의 거세기술도 보편화하지 않았던 때여서 출품우 중 비거세우 비중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거세 출품우들의 육질 성적은 일반 수소 대비 월등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거세를 통한 품질 고급화의 가능성을 농가들이 직접 체험하고 이를 알리는 계기로 작용했다.

결국, 한우 개량과 거세를 통한 고급육 생산의 가능성을 보게 된 전국의 한우 선도 농가들과 종축개량협회는 이후 2회 대회부터 출품축을 ‘거세우’로 한정해 대회명을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로 새롭게 바꾸고 한우 개량과 대회 발전을 본격적으로 도모해 나갔다.

2023년 대회까지 30여 년간 한우의 개량 및 품질고급화와 역사를 함께해온 한우능력평가대회는 해마다 최고 성적과 최고 경매가를 기록하며 한우농가들에 고품질 한우 생산과 개량에 대한 의지를 고취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농가들이 주축이 되어 구성된 대회추진협의회는 최종 평가항목에 농장부문 평가를 신규로 도입하는 한편, 자가 생산 송아지에 한한 출품으로 대회 품격을 스스로 높여나갔다.

여기에 2009년 종합우승 훈격을 ‘대통령상’으로 격상시키는 데 성공하며 고품질 한우 생산에 대한 농가들의 자긍심을 크게 높이는 한편, 고품질 한우고기 생산 필요성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1995년 11월 3일 전북 완주군 운주면 소재 대둔산관광호텔에서 개최된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 보고회 및 시상식 진행 전경 모습.
1995년 11월 3일 전북 완주군 운주면 소재 대둔산관광호텔에서 개최된 제2회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 보고회 및 시상식 진행 전경 모습.

기후위기 문제 전방위로 확대...한우는?

세계에서 유일한 유전자원인 한우는 고유한 품종을 바탕으로 꾸준한 개량과 정부의 정책 지원, 관련 업계의 연구와 투자 여기에 한우농가들의 노력에 힘입어 한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단백질 공급원으로 성장했다.

한우산업의 성장에는 발전과 성장의 긍정적 측면이 있었던가 하면, 그늘진 측면도 있었다.

품질 고급화를 위해 매진해왔던 한우의 근내지방 침착이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지 않는 데다 투플러스 등급을 위한 사양 관리가 과도한 불가식 지방 침체로 귀결돼 생산비 증가 요인이 되고 있다는 공격이 이어졌고, 결국 2019년엔 근내지방도를 하향 조정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기후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상하며 각 나라와 산업이 2050 탄소 중립 전략 이행을 위한 실천방안을 수립해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축산업이 기후위기의 주범인 것으로 오인받으며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축산 부분 온실가스 저감을 목표로 소 사육방식 개선 작업에 착수, 30개월령 수준에 달하는 한우의 출하 월령을 최대 24개월령까지 단축하는 방안을 설정하고 현재 시범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 안성목장에 소 600마리를 입식해 실증시험에 돌입한 가운데 사업 시작 2년째, 시험우들이 출하 월령에 도달하면서 지난해 12월에 24개월령 소 158마리가 첫 출하 된 데 이어 오는 6월까지 월령별로 순차적 출하를 진행하게 된다.

정부는 모든 출하를 종료한 후 유전형질에 따른 최적 사육 기간과 단기 사육프로그램이 담긴 최종 결과를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2022년 6월 농협 안성목장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관계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2년 6월 농협 안성목장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관계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한우품질고급화, 마블링 모양이 '전부'일까?

한우사육개월령 단축은 사료비 절감 등 생산비 문제 해결과 함께 탄소배출 저감 등의 목표로 제시되며 최근 한우산업의 핵심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 시선은 불안감이 가득하다.

한우 개량 사업이 수십여 년간 지속되며 밑소의 형질이 상향 표준화된 데다 사양기술 및 사료의 발전은 굳이 30개월령 이상이 아니더라도 투플러스 등급을 만드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이지만, 외견상의 등급이 곧 맛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우 생산 및 유통업계 전문가들의 대부분은 만숙종인 한우 품종의 특성상 근내지방이 침착됐다 해도 30개월령 이상의 맛과 풍미는 구현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음성축산물공판장에서 하루 1백여 두씩 한우를 구매해 전국 13만여 곳에 한우를 납품하는 이정익 과연미트 대표(중매인 23번)는 “거세우 23개월을 이상을 비육한 소를 판매했을 때 거래처에서 가장 반응이 좋다”면서 “사육개월령 단축해도 마블링이 예쁜 소를 만들 순 있지만 개월령이 차지 않은 소는 맛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거래처 불만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럼피스킨병 발생으로 출하 월령이 한 달 반 늘어난 한우능력평가대회의 경우 소 품질 향상에 대해 중도매인들과 구매점들의 호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김형규 농협 음성공판장 중도매인조합장은 “출품축들의 평균 출하 월령이 30개월을 넘어가면서 품질이 확실히 좋았다”면서 “30개월령 이상은 시장에서 한우고기 맛에 대한 평가가 가장 좋은 시기라는 점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출하 월령 단축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kg당 8만 원, 마리당 4200만 원에 국무총리상을 구매한 벽제갈비 김영환 회장은 “마블링 자체 침착이 모양이 아니라 우리는 ‘맛있는 한우’를 원한다”면서 “한우의 미래 지향점은 단순한 아니라 외형적 품질이 아니라 깊은 풍미를 가진 맛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우의 출하 월령 단축과 관련해선 생산자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충북 충주에서 한우를 사육하며 한우프라자를 함께 운영하는 김문흠 한우협회 부회장은 “정부의 사육개월령 단축은 마블링이나 영양성분 등을 지표로 삼은 것이어서 실제 소비와는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한우는 만생종의 특성을 가진 만큼 충분한 사육개월령을 채워야 맛을 낼 수 있다는 게 사육과 식당 운영을 통해 얻은 경험”이라고 말했다.

1++등급이 전체 출하물량 가장 높은 비율(2023년, 25.3%)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더욱 명확한 정보 제공으로 맛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한우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영원 한우협회 전무는 “한우고기의 경우 가치 소비재에 해당하는 만큼 높은 가격에 맞는 맛과 품질을 충분히 보장해 소비자의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30개월령 이상 사육한 한우에 대해 소비자들과 전문가들의 맛과 풍미에 대한 평가가 지배적인 만큼 사육 월령을 한우고기 경매단계나 포장재에 표시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1~2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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