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도축산업 결산]부경‧도드람‧포크빌 돼지 3대 도축장 등극
[2023 도축산업 결산]부경‧도드람‧포크빌 돼지 3대 도축장 등극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4.02.26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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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돌아온 비프사이클 영향 소 도축두수 106만두
협동조합 시장 점유율 증가 속 홍주미트, 우경축산 '선방'

[팜인사이트=옥미영 기자]

2023년 한 해 소 도축 두수는 106만 257두, 돼지는 1876만 1858두를 기록하는 등 최근 몇 년 들어 국내산 축산물의 가장 많은 공급량을 기록했다. 소 도축 두수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100만 두를 넘어선 것인데, 이는 2013년 이후 반복된 비프사이클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는 양돈조합 및 지역 축협 등 협동조합의 시장 점유율이 가장 크게 증가한 한 해로 기록된다. 소를 기준으로 한 협동조합 도축장의 시장 점유율은 34.4%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7% 올랐다. 돼지의 경우 지난해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이 63%로 집계되는 등 민간도축장의 시장 점유율을 크게 따돌렸다. 이는 협동조합형 패커 완성을 목표로 둔 양돈농협의 축산물공판장 건설과 시장 안착 등 공격적 시장경영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소 도축은 사육두수 감소세에 따라 2024년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가 전망된다.

돼지 도축 물량은 올해와 비슷한 모돈 두수 감소 영향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한 1,840만두 수준이 예상된다. 2023년 소와 돼지 도축 시장을 결산한다.

 


사육두수 증가 영향...소 4.5%‧돼지 1% 증가


2023년 소 및 돼지 도축 두수는 한우 사육 마릿수와 연평균 돼지 사육 마릿수 증가 영향으로 인해 전년대비 증가했다.

지난 한 해 작업 된 소 도축 두수는 한우 92만9411두를 비롯한 총 106만257두로 이는 2021년 대비 14.03%, 전년과 비교해서도 4.5% 늘었다. 산지 한우 사육두수는 지난해부터 내림세로 접어들었지만, 암소 및 큰 소 출하 영향으로 2024년 정점을 찍은 뒤, 2025년부터 감소세로 전환될 것이라는게 농경연의 전망이다.

돼지 작업 두수는 1876만1858마리로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며 2021년에 비해 37만9268마리(2.06%) 늘었고, 2022년에 비해선 20만5940두(1.10%) 늘었다.

소 작업 두수가 100만 두를 넘어선 건 지난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지속된 것이다. 소 도축두수 100만두 돌파는 2013년 106만9459두(95만9751두), 2014년 104만1576두(92만944두), 2015년 100만7001두(88만3593두)년 이후 7년 만으로 소 사육두수의 증감을 거듭하는 비프 사이클이 반복된 영향으로 분석된다(괄호 안은 한우 도축 두수).

 

 


소, 9월에 가장 많이 잡고 돼지는 11월에 가장 많아


소, 돼지의 월별 도축 마릿수 분석 결과 소는 추석 명절 기간인 9월이 11만7458두로 가장 많았다. 마찬가지로 추석 명절이 포함된 8월이 두 번째로 작업 두수가 많았다(10만3391두). 설 명절 시즌에도 작업량이 몰렸다. 1월 작업 두수는 10만963두로 연중 작업 두수 물량 3위로 조사됐고, 다음은 가정의 달인 5월로 8만9887두를 작업했다.

명절과 가정의 달 수요를 제외한 연말에도 출하가 몰린 것으로 확인된다.

12월 작업 두수는 8만7021두로 월별 도축작업 두수 5위로 집계됐다. 소 작업 두수가 적은 달은 2월로 7만6620마리였다. 작업 일수 감소와 명절 이후 소비 감소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돼지는 11월이 178만1045두로 작업량이 가장 많았고, 다음이 3월 169만5850두로 1, 2위 월별 작업순위는 지난해와 같았다. 10월엔 167만8164두를 잡아 월별 작업 두수 3위로 집계됐고, 김장철인 12월의 경우 163만1299두로 작업 두수기준 4위로 조사됐다. 2월엔 작업 일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161두 9318두로 월별 작업 물량 5위에 올랐다.

반면, 지난해 돼지의 작업물량이 적은 달은 7월로 136만9389로 집계됐다. 7월은 연중 돈육 소비가 가장 많은 달임에도 불구하고 고온으로 인한 생산성에 영향을 받으며 실제 출하물량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의 월평균 도축 물량은 8만8355두였으며, 하루평균 작업 두수는 4207두였다.

돼지의 월평균 도축 물량은 156만3488두였고, 일 평균 작업 두수는 7만4452마리였다.

 

 


소, 경기‧인천 작업두수 가장 많고 돼지는 대전‧충남이 1위


지역별 도축 작업 두수 분석 결과 소의 경우 경기‧인천이 27만6788두로 전국 물량 1위를 차지했다. 경기권에 소 작업 두수가 많은 것은 도드람LPC, 농협 부천축산물공판장, 협신식품 등의 소 전문 도축작업장이 대거 집중되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위 지역은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이 속해 있는 충청북도가 차지했고, 3위는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해드림 공판장 등이 속한 경남‧울산지역이었다.

돼지를 가장 많이 작업한 지역은 대전‧충남지역이다.

포크빌공판장을 비롯해 논산계룡축협과 홍주미트 등이 선전한 영향으로 보인다. 2위는 도드람LPC와 우경축산이 포함된 경기‧인천지역이었다. 경기‧인천지역의 경우 소와 돼지 작업 물량 기준 1‧2위에 오르는 등 도축산업의 전진기지로 분류됐다.

반면, 제주의 경우 제주 돼지의 높은 선호도와 인기로 돼지 작업 두수는 88만6992두에 달했으나 소의 경우 5444마리 작업에 그쳐 돼지 위주의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전국 TOP10 소 도축장, 전체 시장 점유율 71.3% 차지


지난해 가장 많은 소를 도축한 작업장 1~3위는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 도드람엘피씨공사였다.

도드람LPC의 경우 2022년 도축 물량 기준 4위 작업장이었으나 물량이 늘어나며 3위권으로 진입했고, 반면 농협 부천축산물공판장은 작업물량이 감소하며 도드람과 자리바꿈했다.

소 도축장의 경우 쏠림현상이 두드러지며 1~3위 도축장이 차지하는 점유율이 35.8%에 달했다. 이는 전년 34.6% 대비 2.2% 늘어난 수치다.

10위권 내 도축장이 차지하는 비율도 71.3%로 전년 69.5% 대비 1.8% 증가하며 출하물량 집중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돈농협 도축장들 TOP3 1~3위 차지


돼지 도축작업은 상위 10위권 내 작업물량이 전체물량의 2.7~4.4%로 고루 분포되어 있었다.

다만, 10위권 내 작업장의 총 작업물량이 639만3590두로 전년 대비 소폭 늘어난 가운데 이들 작업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34%로 2022년 33.8% 대비 지속 증가하고 있다.

소 도축장과 달리 돼지 작업의 경우 도축장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진 않지만, 상위 도축장들의 전체 시장 점유율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소 도축장의 경우 1~10위권 내 도축작업장 8곳을 농협경제지주 4대 공판장과 계통조합의 도축장이 차지하고 있지는 반면, 돼지의 경우 협동조합 계통도축장들이 1~3위에 포진하고 있는 등 계통조합 강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가운데 전반적으로 큰 순위 변동이 없는 도축장에서 포크빌공판장 물량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소 6위, 돼지 5위를 차지했던 포크빌은 올해 소는 5위로 한 계단 올라섰고, 돼지의 경우 팜스토리 한냉과 해드림LPC를 제치며 돼지도축장 3위권 내에 진입했다. 2위인 도드람김제FMC와의 작업물량도 불과 586두로 2위를 바짝 뒤쫓고 있다. 

민간도축장 가운데는 홍주미트와 우경축산의 선방이 눈에 띈다.

홍주미트와 우경축산은 하루평균 2,00여 두를 작업하며 지난해 도축 물량 기준 순위에선 각각 8위와 9위를 기록했다. 전년도는 우경축산이 8위, 홍주미트가 9위였다.

특히 홍주미트의 경우 소, 돼지 모든 부분에서 10위권 내 진입하며 민간도축장의 저력을 입증했다.

 

 


도축시장, 협동조합 중심으로 재편 가속화


2023년은 농협경제지주를 비롯한 계통농협 도축장들의 시장 점유율이 가장 눈에 띄게 상승한 한해로 기록된다.

소의 경우 2021년과 2022년 전체물량의 58.1%, 58.3%를 차지하던 협동조합 계통 도축장들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3.0%를 차지하며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소 작업을 중심으로 농협 계통 축협 도축장들의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는 데는 쏠림현상이 가속하고 있는 10위권 내 소 도축장들의 현황을 살펴봐도 확인이 가능하다.

전체 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10위권 내 도축장들은 농협경제지주 4대 공판장(음성‧부천‧고령‧나주)가 확고히 자리 잡은 가운데 음성공판장에 버금가는 작업 물량을 가진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도드람LPC 등이 대거 포진되어 있다.

여기에 대충양돈농협의 포크빌공판장이 무서운 성장세로 치고 올라오고 있는 데다 지난해 9월 김해축협이 전체물량의 2.7%를 차지하고 있는 해드림 축산물공판장의 지분 80%를 인수하고 나서는 등 농협 계통공판장들의 사업영역이 확대된 영향이 크다.

 

돼지 도축작업의 경우 양돈조합 및 계통 축협 도축장들의 강세가 뚜렷히 나타나고 있다.

2021년 30%를 넘지 못했던 농협과 양돈농협 및 축협 도축장들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30.7%를 넘기 시작해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34.4%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3.7% 늘어난 수치다.

이는 도축작업 두수를 기준으로 1~3위까지의 돼지 도축작업장이 통합부경축공과 도드람김제FMC, 포크빌공판장 등 협동조합형 패커를 완성한 양돈농협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8년 도드람 김제 FMC(도드람양돈농협) 준공을 시작으로 2019년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부경양돈농협)과 2020년 포크빌공판장(대전충남양돈농협) 준공까지 양돈농협들은 최첨단 시설과 조합원들의 출하물량 등을 바탕으로 시장에 공격적으로 대응하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양돈조합 및 계통 축협의 시장 점유율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과 달리 농협경제지주의 경우 공판 물량이 크게 감소하며 10위권 내 도축장 가운데선 농협목우촌 김제 도축장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민간도축장들의 시장 점유율도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다.

2021년 70.1% 이었던 민간도축장의 돼지 도축 시장 점유율은 2022년 69.3%로 70%대가 무너졌고, 지난해는 65.6%로 감소했다.

향후 도축시장은 협동조합의 점유율 확대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023년 안동봉화축협의 축산물유통센터가 본격 가동에 돌입한 가운데 김해축협은 2024년 1/4분기 이내에 해드림 축산물공판장의 나머지 지분 20%를 모두 인수한다는 계획에 있다. 여기에 서울경기양돈농협은 올해 경기 북부지역의 도축장 건설을 위한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에 있는 등 도축사업에 대한 협동조합의 공격적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한편, 국내 도축장들의 대부분은 물량 확보 경쟁을 위한 도축비 현실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인력난과 각종 원재료비 상승 속에 영연방 FTA 대책으로 마련된 도축장 전기료 감면 등도 올 연말로 일몰 적용될 예정에 있어 도축산업을 둘러싼 여건은 협동조합과 민간을 막론하고 모두 심각한 어려움 속에 직면하며 올 한해도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가 예상된다.

*이 기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1~2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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