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 종돈개량 위해선 ‘질병 청정화‧품질고급화‧생산성 향상’ 도모해야
효율적 종돈개량 위해선 ‘질병 청정화‧품질고급화‧생산성 향상’ 도모해야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4.02.26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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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협회-종축개량협회 종돈개량 발전 방안 모색 나서
지난 2월 19일 개최된 '종돈산업 발전 방안 토론회' 진행 전경 모습.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국내 종돈장은 매년 상당량의 종돈을 수입하는 가운데 증식 차원의 기능을 주로 수행하면서 개량이 좀처럼 진척되지 않는데다 질병의 위험까지 높아 한돈산업의 안정적 발전을 저해하고 있어 효율적인 종돈개량방향 모색이 절실하다는 진단이다.

대한한돈협회(회장 손세희)와 한국종축개량협회(회장 이재윤)는 국내 종돈개량 방향과 개선방안을 함께 모색해 국내 한돈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월 19일 축산회관 지하 회의실에서 ‘종돈산업 발전방안 토론회’를 개최하고 종돈개량의 문제점과 발전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비육농장의 종돈 직수입, 종돈장 수입 앞질러

국내 양돈장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선 고능력 종돈 도입은 물론 청정 종돈을 도입해 이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각종질병으로 인한 모돈 부족을 위해 종돈 수입이 증가하며 또다시 질병 발생의 매개가 되고 있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맡은 김정일 한국종축개량협회 종돈개량부장은 “고능력 다산성 모돈이 도입되어도 PRRS는 정복되지 못하고 엄청난 피해를 주면서 출하두수는 정체를 보이는 후진국형 양돈장 운영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국내 양돈농가 입장에서도 청정 후보돈을 도입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필요한 시기에 필요물량의 종돈을 합리적 가격에 도입하는 것이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은 종돈개량 발전 방안과 관련 국가단위 장기 로드맵을 설정하고 △종돈개량 방향에 사료요구율 및 육질 형질 추가 △삼겹살, 목살 등 선호부위 개량 △종돈장과 비육농장의 데이터 연계 △종돈 핵군 AI센터 설립을 통한 우수 정액 공급 등을 장‧단기 과제로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최근엔 종돈장에 대한 방역과 위생 부분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국내 양돈장의 종돈 수입두수가 종돈장 수입보다 많아지면서 위생적인 종돈 공급체계 마련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동주 대한한돈협회 이동주 육종팀 부장에 따르면 국내 종돈장 수는 ’13년 137개에서 ’23년 153개로 늘어난 가운데, 최근 5년 평균 수입량은 1,500두에 달한다. 특히 2020년 이후엔 PS농장의 종돈 수입두수가 종돈장 수입을 앞지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동주 부장은 “2010년 구제역 발생으로 국내 사육돼지의 30%를 살처분하면서 비육농장에서 후보돈을 직수입하기 시작했고, 2018년 이후부터 비육농장의 종돈 직수입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며  “기존양돈장의 후보돈 갱신과 신규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종돈을 직수입해 모돈을 자체 갱신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종돈산업 발전 위해선 ‘질병청정화’ 급선무

종돈의 수급을 수입 종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종돈개량 활성화를 위해선 질병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별팜텍 이승윤 원장(수의사)은 덴마크 양돈장의 경우 산자수가 1년 평균 0.3두씩 상승하면서 3년이면 1두가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의 경우 0.1두에 그치는 등 종돈 개량이 제자리걸음인데다 적절하지 않은 백신 공급에 질병까지 산발적으로 터지며 농가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종돈장과 AI센터의 경우 질병 검사를 매달 정기적으로 실시해 양성이냐, 음성이냐 등으로 우수 종돈장 구분을 단순화 하고, 위생‧방역이 우수 양돈장을 선별해 인센티브가 돌아가게 해야 한다”면서 “양돈장 역시 PRRS와 마이크로플라즈마 등 각종 질병 검사를 동시 실시하고, 이를 한돈팜스 성적과 연계해 발표하면서 농가들에게 질병과 관련한 시사점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식을 위주로한 종돈 개량이 현장에선 생산비 증가 요인이 되고 있는 데다, 품질과 생산성 향상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만큼 적절한 후대검정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왕영일 한돈협회 감사는 "지금처럼 종돈 유전력에 대한 후대검정이 미흡한 상황에서 한국형 종돈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뜬구름 잡는 얘기가 아닌가 싶다"면서 "다산성 모돈이 도입된후 연산성이 크게 떨어지며 연간 모돈 갱신률이 50%에 달하는 등 농가 피해가 막심한 상황에서 후대검정 체계까지 취약하다 보니 모돈의 사양 프로그램이 과연 적절한지 의구심과 불안감이 크다. 적절한 후대검정체계 마련을 통해 모돈의 영양학적 사양표준을 정립하는 한편, 종돈개량 방향에 사료요구율 등을 추가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급육 등 소비자 기호를 반영하고 외국산과 차별되는 돼지고기 생산을 위한 육질관련 개량 형질 발굴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백현 국립수의과학검역원 화물검역과장은 “유럽의 경우 국내 삼겹살 수출에 맞는 종돈개량에 매진하고 있다. 한돈의 경우 국내 소비자들이 원하는 품질과 니즈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이 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종돈개량은 소비자가 원하는 품질 즉, 탑다운 방식이 아닌 바텀업 방식의 개량형질 발굴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돈협-종개협, 종돈개량활성화 위해 손 맞잡아

한돈협회와 종축개량협회는 각 기관의 협력 체계 구축을 통해 종돈개량과 한돈산업 발전 도모에 한 뜻을 모았다.

이재윤 회장은 “협회는 종돈자료를 보유하고 있고, 한돈협회는 한돈팜스 등의 전국의 PS농장 자료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축산물품질평가원의 비육돈 성적을 연계해 자료화할 경우 종돈개량의 구체적인 목표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의 개량은 산육형질이 아니라 육질개량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돈협회와의 협업 등을 통해 종돈 밎  한돈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손세희 회장은 “종돈 등록 업무를 양 기관에 나눠 수행하고 있지만 종돈등록의 일원화를 포함해 종돈등록사업이 종돈 개량의 목표는 아니라고 본다”고 전제하고 “앞으로의 종돈개량 목표 설정은 생산성 위주가 아닌 품질 고급화와 질병 문제의 컨트롤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역시 종돈개량 활성화를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연섭 농림축산식품부 경영과장은 "비육돈 농장에서 종돈의 절반 이상을 수입하는 상황에서 종돈개량목표가 제대로 설정될 수 있는지가 의문이지만 양기관의 협력은 상당히 의미있다고 본다"며 ”소비자를 위한 육질개량 뿐만 아니라 종돈장의 질병 청정화와 양성 종돈장의 청정화 사례와 확산을 위해서도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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