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시장 전망과 축산업계 대응 방안
대체육 시장 전망과 축산업계 대응 방안
  • 옥미영 기자
  • 승인 2024.02.28 10:15
  • 호수 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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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인사이트=옥미영 기자]

인류의 주된 식량 자원이자, 단백질의 보고인 ‘육류’‘고기’는 가축을 도축, 가공한 것으로 인공적으로 모방하기 어려운 맛과 풍미, 식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환경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따라 국내외 스타트업과 식품 대기업들은 ‘동물 세포를 배양하거나 식물성 성분 등을 활용해 모양과 식감을 고기와 유사하게 만든 대체육’을 미래 식품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분류하고, 제품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국내 대체육 시장은 아직은 초기 시장 형성단계이지만, 2025년까지 연평균 5.4% 성장한 295 억 원(2260만 달러) 규모로 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대체육 개발을 위한 정부 지원은 물론 기업부문의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축산업계에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더욱이 대체육에 대한 기업들의 제품개발과 소비자들의 관심은 건강과 환경 문제 해결을 기반으로 하면서 축산업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하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산업으로서 대체육을 강조하고 있어 지속 가능한 축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식품업계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대체육 시장의 현황과 축산업계의 대응 방안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국내 대체육 시장 현황은?

대체육은 말 그대로 고기를 ‘대신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크게는 대체육과 배양육으로 나뉘는데, 대체육의 경우 주로 콩이나 밀과 같은 식물성 재료를 이용해 고기의 맛과 풍미를 재현하고 있다.

대체육은 식물성에만 머무르지 않고 진화하면서 배양육 개발에 성공하게 됐다.

배양육은 세포를 ‘배양해서’ 얻은 육류를 말한다. 동물의 특정 부위에서 세포를 추출해 배양기에서 근육 또는 지방조직으로 키워내는 과정을 거친다. 크게 동물 줄기세포로 만드는 고기인 배양육과 곰팡이와 효모 등 미생물을 이용해 만드는 미생물 식품으로 나뉘는데, 성장을 마친 조직을 원하는 형태로 가공해 고기 형태로 만들어내게 된다.

현재 배양육의 정식 판매 승인을 한 국가는 미국과 싱가포르 단 2곳뿐으로 국내의 대체육 소비시장은 현재 식물성 재료를 원료로 한 대체육으로만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대체육 시장은 아직은 시장 형성의 초기 단계 수준이다.

최근 5년간 국내에 출시된 육류와 어류 및 가금류 가공식품, 간편 조리 식품, 만두류 8,500여 개 가운데 식물성 대체육 제품은 101개로, 전체 제품 비중의 1.2%에 불과하다.

 

그림 . 신세계푸드에서 개발한 돼지고기 대체육 햄 '콜드컷(Cold cut)'(신세계푸드 제공)
그림 . 신세계푸드에서 개발한 돼지고기 대체육 햄 '콜드컷(Cold cut)'(신세계푸드 제공)

대체육 시장 상황은 초보적 수준이지만, 향후 시장 전망은 전 세계적 추이와 마찬가지로 국내 시장 역시 잠재적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대체육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 61억 달러에서 2025년 약 110억 달러로 성장이 예상된다. 국내 대체육 시장 역시 2025년까지 연평균 5.4%씩 성장해 295억 원(약 2,26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대체육 시장의 연구·개발 역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정부 지원은 물론 민간 기업과 대학을 중심으로 한 대체육 스타트업까지 확대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대체육 관련 정부의 연구개발은 약 7억 4,700만 원 수준으로 이 중 대부분은 대학 연구에 투자됐다. 정부의 지원이 대체육 개발 시장 확대를 위한 ‘배양’ 수준이라면, 민간 기업들의 대체육 개발은 사업 확장의 발판으로 활용될 만큼 적극적이다.

제품군은 닭고기에서 쇠고기 패티, 여기에 최근엔 돼지고기 햄‧소시지까지 범위를 확대하고 있으며, 사업군도 소비자 편의성을 중시한 HMR이나 가공육에서 식당까지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동원F&B는 지난 2019년 미국의 대표적인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 미트’와 독점 계약을 맺고 국내에 소개하기 시작해 동원몰과 지마켓 등 온라인 시장은 물론 전국 이마트와 비건 레스토랑에 공급하며 국내 대체육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대체육 시장의 대부분이 분쇄형 닭고기와 쇠고기 패티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최근엔 돼지고기 슬라이스 햄을 모방한 대체육 햄까지 출시하는 등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를 고려한 제품군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여기에 풀무원, CJ제일제당, 신세계푸드, 농심 등 국내 굴지의 식품 식품 대기업은 소포장 식품과 가정간편식에서 최근엔 직접 외식 매장까지 운영하며 소비자 접점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식품기업들, 대체육 개발에 나서는 배경은?

식품기업과 스타트업이 대체육을 육류를 대신할 미래 먹거리로 점찍는 이유는 건강과 환경과 관련한 소비자들의 관심 때문이다. 이들 기업이 대체육 상품을 개발 및 홍보하는 마케팅 포인트는 과도한 육류 섭취는 포화지방 등 비만과 각종 건강 문제의 주원인이라는 잘못된 정보와 함께 햄‧소시지와 같은 가공육의 경우 첨가물이 들어간 해로운 식품으로 분류하고 대체육을 정직한 상품, 바른 상품으로 홍보하고 있다.

더욱이 ‘축산업은 가축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메탄가스 등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확산시키는 등 축산업을 기후 악당으로 몰아부치며 진짜 고기는 아니지만 다른 재료 등을 활용해 비슷한 맛과 풍미, 질감을 낼 수 있다는 대체육이야말로 환경오염을 줄이며 건강도 챙길 수 있다는 대안육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조사를 살펴보면 축산업계에 더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식물성 대체육은 2022년 소비 기준으로는 여러 식품 카테고리 가운데 가장 낮은 17% 수준이지만, 향후 소비를 원하는 비중은 42%로 매우 높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체육 소비 이유는 건강 증진을 위해서가 39%로 가장 높았으며, 환경에 대한 염려(28%), 안전성(동물 매개 감염병 등)에 대한 염려 25% 등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소비자 절반 이상은 식물성 대체육 보급 확대를 위해 실제 대체육에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러한 인식은 정부 및 국내 굴지의 식품기업들로 하여금 대체육 개발에 공을 들이게 하는 유인책이 되고 있는 셈이다.

대체육 시장, 정말로 위협적인가

현재로선 대체육 시장은 위협적이지 않아 보인다.

글로벌 육류시장 내 대체육 비중은 1~2% 수준인 데다,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 역시 2억 달러로 다른 국가 대비 작은 규모이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 할 지라도 고기가 지닌 풍미와 맛을 완벽히 재현해 낼 수 없는 기술의 한계는 축산업계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대체육을 접할 수 있는 시대가 온 데다 대체육 개발과 소비가 기후변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잘못된 정보와 인식의 확산은 지속 가능한 축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대체육 시장 확대에 대해 축산업계가 긴밀하게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먼저 축산업계는 대체육의 건강상 이점이 잘못된 점 사실이라는 부분을 알려나가야 한다. 식물성 재료를 기반으로 해 건강한 이미지를 앞세운 대체육의 경우 육류와 비슷한 맛과 질감 풍미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첨가물이 들어가면서 오히려 건강에 좋지 못한 식품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최근 미국 켈리포니아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배양육이 일반 축산물에 비해 오히려 탄소 배출량이 25배 많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는 등 대체육의 개발이 오히려 지구 온난화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축산업계가 적극 알려나가야 한다.

 

그림 .‘지구식단’을 통해 대체육 시장 강화에 나선 풀무원은 최근 채식주의자로 알려진 이효리를 모델로 내세우고,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축산업계에선 풀무원 대체식품에 ‘지구식단’이라는 표현에 대한 수정을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체식품이 지구를 위하는 식단이라면, 축산물은 실제 정보와는 다른 그 반대의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림 .‘지구식단’을 통해 대체육 시장 강화에 나선 풀무원은 최근 채식주의자로 알려진 이효리를 모델로 내세우고,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축산업계에선 풀무원 대체식품에 ‘지구식단’이라는 표현에 대한 수정을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체식품이 지구를 위하는 식단이라면, 축산물은 실제 정보와는 다른 그 반대의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어떻게 할 것인가?

무엇보다 대체육 시장의 가장 큰 개발 배경과 소비자들의 선택 요인이 되고 있는 ‘축산업이 기후위기의 주범’이라는 사실에 축산업계는 적극적으로 반박해야 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 정도가 농업 분야에서 발생하는데, 한국은 농업 분야 배출량이 3%이며, 축산분야 배출량은 이 중 절반인 1.5% 수준이다.

‘2020년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에서도 국내 축산 부분에서 배출된 메탄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0.7%에 불과한데, 축산업이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이라는 정보와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채식주의자로부터 시작된 환경, 영양과 관련된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프레임은 언론, 미디어, 환경운동가, 식품기업 등이 차례로 동조하면서 축산업은 축소되거나 사라져야 할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고 이러한 영향이 대체육 개발과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대체육의 소비시장은 아직은 우려할 한 수준과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대체육 개발 배경이 축산업을 대상으로 한 공격으로 이어지면서 축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된다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마케팅으로 인해 축산물의 가치가 훼손되는 문제를 어떻게 넘어설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대체육 시장의 미래 전망은 축산업계 입장에선 매우 위협적일 수도 혹은 쉽게 무너뜨릴 수도 있어 보인다.

식품회사와 소비자들이 대체육을 개발하고 소비하고자 하는 동기를 찾아 이를 해소하면 문제는 간단해 보인다.

신세계푸드 고위직 임원을 지낸 한 관계자는 대체육 개발과 관련해 이렇게 답했다.

“축산업이 실제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등 기후위기와 큰 연관이 없다는 정보가 확산되면 우리도 이 사업에 매진할 이유는 전혀 없다”라고.

대체육 시장 성장 전망 속에 식품업계는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앞으로 대체육 시장이 커나갈 것인지 아니면 그 반대일지는 축산업계의 노력 여하에 따라 크게 달라질 공산이 크다.

‘축산업은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는 사실, 기후위기와 축산업의 관계를 명확히 알리는 노력이 시급하다.

※원고는 월간 한돈미디어 2월호에 기고한 내용을 수정‧보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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