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계 사육면적 확대 대응 12단 케이지 도입 필요
산란계 사육면적 확대 대응 12단 케이지 도입 필요
  • 김재민
  • 승인 2024.02.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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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장관, 가농바이오 방문 스마트팜 확산방안 논의

가농, 축산농장 악취 제어기술 사장 위기... 조건부 인허가라도 필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월 23일 경기 포천시에 소재한 가농바이오를 찾아 축산스마트팜 운영현황과 세부 성과 등을 청취하고, 생산성 향상과 방역, 환경 개선 우수사례 확산 방안을 논의했다.

스마트기술이 접목된 가농바이오 계란 선별포장 센터
스마트기술이 접목된 가농바이오 계란 선별포장 센터

 

양계산업 혁신 대명사 가농바이오

가농바이오(회장 유재흥)는 국내 최대규모의 산란계 농장으로 오랫동안 국내 최고 농장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가농바이오는 1955년 유시련 명예회장이 ‘유경사료상회’를 설립하고 사료 샘플을 테스트하기 위해 1976년 설치한 실험 양계장이 모태다. 사료공장은 1980년대 중반 문을 닫았지만 산란계 농장은 혁신을 거듭하며 대한민국 대표 농장으로 이름을 계속 알려왔다.

가농바이오가 혁신의 대명사로 자리를 잡은 데는 현 유재흥 회장이 미국 유학을 다녀온 1980년대 후반 부친이 운영하던 양계사업을 돕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양계장 노후화로 농장의 신축을 검토하던 시기 단순히 국내 설비를 들여놓으려던 당초 계획을 백지화하고 1993년 독일의 빅터치만 사와 협업을 통해 국내 첫 현대식 산란계 농장을 건설한 것을 시작으로, 빅터치만사와 동행이 시작된다.

빅터치만사의 산란계 설비 국내 공급 대리점을 맡은 유 회장은 국내 수많은 양계장 건설에 참여하면서 산란계 농장 건설과 운영 노하우를 축적해 국내 산란계 농장을 컨설팅해오고 있다. 단순히 계란 생산에 그치지 않고 계분공장 건설로 고품질 유기질비료 생산, 난가공 사업 진출, 난각 칼슘 등 소재사업 진출 등 사업 다각화에 성공하는 등 명실상부 농장 설계, 건설, 운영, 가공, 유통까지 수직계열화에 성공한다.

2014년에는 700억원을 투자해 120만수 규모의 스마트양계장으로 거듭나며 국내 양계 분야 스마트팜의 선두 주자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가농바이오는 현재 총 8개동의 계사에서 산란성계 120만수, 병아리 40만수를 사육하며 하루평균 90만개의 계란을 생산하고 있으며, 양계업 밀집 지역으로 매년 조류인플루엔자가 발병하는 지역에 자리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피해를 입지 않을 정도로 방역에 있어서도 철저함을 보이고 있다.

가농바이오는 농장과 GP센터 위치는 300m나 떨어져 있다. 자하를 통해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은 포장센터로 이송되며 이로 인해 계란 이송과정에서 농장으로 위해 요소가 침투하는 것을 최소화 하고 있다.
가농바이오는 농장과 GP센터 위치는 300m나 떨어져 있다. 자하를 통해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은 포장센터로 이송되며 이로 인해 계란 이송과정에서 농장으로 위해 요소가 침투하는 것을 최소화 하고 있다.

 

방역 고려한 동선 및 방역 인프라 설치

가농바이오 유재국 사장은 송미령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간담회에서 창업 이래 조류인플루엔자와 같은 질병이 한 번도 발병하지 않았다며, 결국 가축 질병이 사람의 부주의로 인해 발병하기 때문에 축사 내 방역 인프라 동선이 방역에 최적화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쥐와 같이 사람이 통제하지 못하는 부문을 통해 질병이 침투할 수 있는 것까지 감안하여 축사 문지방 높이까지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아 설계했다고 밝혔다.

송미령 장관을 비롯한 농식품부 관계자들은 가축 질병 근절할 수 있었던 노하우의 일반 농장으로 확산 가능성에 관심을 가졌으나 유재흥 회장은 가농바이오 같이 최소한 100만수 이상의 대형농장이나 가능하다며 이유는 중소규모 농장이 계란 판매를 통해 얻는 수입으로는 방역에 충분한 투자를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유재홍 회장은 다수의 국내 산란계 농장을 설계하고 건설하면서 얻은 노하우는 어떤 식으로든 공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경영학을 전공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올 때만 해도 우리 농장을 최고로 만드는 쪽으로 고민하였다면, 지금은 국내 산란계 산업이 발전하는 방향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생겼다고 밝혔다.

유재국 사장은 가농바이오는 농장을 첨단 스마트팜으로 전환한 이후 사육환경과 사료 제공량을 원격 정밀제어해 연평균 15억 원의 사료비를 절감하고 생산된 계란의 이송·검사·분류·세척 과정을 자동화해 관련 노동력의 75%를 절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최첨단 축산스마트팜인 가농바이오는 향후 축산업이 나아가야 할 우수 혁신사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특히 “가농바이오가 구축한 전염원(사람, 사료․분뇨 차량)별 촘촘한 방역 관리 체계는 최근 가축 질병 확산이 우려되는 시기의 모범이 될 것”이라며 관계자를 격려했다.

 

환경 개선 및 악취 제어기술 사장 위기

유재국 사장은 스마트팜을 활용한 생산성 향상과 함께, 최근에는 축산악취 제어기술, 동물복지를 위한 정부의 사육면적 확대 등에 적응하기 위해서 정부의 전향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축산악취 제어기술의 경우 관련 기술이 최근 완성되면서 국내 축산업계에 큰 이정표를 제시할 기회가 만들어졌으나 인허가 문제로 인해 설치조차 못 하고 사장될 위기에 있다고 전했다.

유 사장은 가농바이오가 세계 여러 첨단 설비업체들이 출시한 악취 제어기술을 테스트한 결과 국내 실정에 맞고 성능이 우수한 기술을 만나게 됐지만, 축사 인허가 시 법에도 없는 주민 동의서 때문에 땅을 확보하고도 착공 조차 못 하는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유재국 사장은 만약 악취 등이 발생해 문제가 발생하면 정부는 축산업 허가를 취소하면 되는 일이라며, 악취 문제 발생으로 주민 피해가 발생할 경우 축산업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조건부 허가라도 내릴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개선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송미령 장관은 가농바이오 경영진과 첨단 양계스마트팜 확산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송미령 장관은 가농바이오 경영진과 첨단 양계스마트팜 확산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동물복지형 케이지 12단 설치 추진하자

동물복지 향상을 위한 산란계 사육면적 조정 시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가농바이오 측에서는 정부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류재국 사장은 현재 국내 산란계 농장은 마리당 0.05㎡에서 최고의 생산성을 나타낼 수 있게 최적화되어 있어서 마리당 0.075㎡로 계사를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은 제약이 따른다고 밝혔다. 특히 계사 설비를 전부 교체는 막대한 투자비로 인해 불가능하고 현재의 계사에 닭을 한 마리씩 덜 입식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그렇게 되면 계란 생산량이 30% 이상 크게 줄면서 계란 수급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계사를 신축해야 하는데 민원으로 인해 사실상 불가능해 현재 최대 9단까지 쌓을 수 있는 케이지를 12단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정부가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법률체계에서는 9단까지 가능하게 하고 그 이상으로 높이려면 지자체 등에서 이를 검토해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방역과 양분과리 등의 이유를 들어 9단 이상의 케이지 설치를 허가한 지자체는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농바이오 측은 검토 결과 9단이나 12단이나 방역이나 예찰 등에는 큰 차이가 없고, 스마트팜 기술을 적용할 경우는 생산성에도 문제가 없다며, 제도개선에 나서 계란 수급 대란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송 장관, 계란 수급·농촌 정주 여건과 조화 등 고려 검토

이에 대해 송 장관은 가축방역의 효율성과 계란 수급 안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사육 시설 규제 개선 방안, 축산업에 대한 안정적 투자와 농촌 정주 여건의 조화로운 발전이 필요한 만큼 시행을 앞둔 농촌공간재구조화법상의 축산지구 지정 등을 통해 가능한지를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를 마친 송 장관은 “가농바이오는 축적한 축산스마트팜의 운영 노하우를 타 농장에도 확산해 우리 축산업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이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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